트럼프 정부 정책 재시행
연방대법원, 당분간 허용
사전 통보·박해 위험 주장
기회 없이 신속 추방 가능
이민자들을 본국이 아닌 다른 나라로 보내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른바 ‘제3국 추방’ 정책에 다시 길이 열렸다.
연방대법원이 이민자들에게 추방될 국가를 사전에 알리고 박해나 고문 위험을 주장할 기회를 제공하지 않은 채 제3국으로 신속 추방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당분간 다시 시행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에 따라 본국으로 송환할 수 없는 이민자들을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 제3국으로 보내는 추방이 다시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이 정책을 시행한 이후 이미 2만5,000명 이상의 이민자가 29개국으로 추방됐으며, 대부분은 멕시코로 보내진 것으로 나타났다. 남수단과 우간다 등 아프리카 국가로 보내진 사례도 있다.
연방대법원은 지난달 29일 법무부의 긴급 요청을 받아들여 매사추세츠 연방법원의 브라이언 머피 판사가 내린 판결의 효력을 정지시켰다. 머피 판사는 앞서 국토안보부(DHS)의 제3국 추방 정책이 이민법상 절차와 연방헌법 수정 제5조가 보장하는 적법절차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보수 6명, 진보 3명으로 구성된 연방대법원은 행정부 측 요청을 받아들여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하급심 판결의 효력을 중단시켰다. 진보 성향 대법관 3명은 즉각적인 정책 재개에 반대했다. 대법원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이번 사건을 직접 심리하기로 결정했다.
대법원 공식 기록에 따르면 오는 12월 변론에서는 하급심이 이 사건을 심리할 관할권을 갖는지 여부뿐 아니라, 국토안보부의 제3국 추방 지침이 연방 이민법과 수정헌법 제5조의 적법절차 조항, 고문방지협약(CAT) 관련 법규 등을 위반하는지가 핵심 쟁점이 된다.
제3국 추방은 추방명령을 받은 이민자를 출신국이 아닌 다른 나라로 보내는 정책이다. 특히 본국으로 돌려보낼 경우 박해나 고문을 당할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미국 법원에서 본국 송환을 금지하는 보호를 받은 이민자까지 제3국 추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마련한 지침에 따르면 제3국 정부가 해당 추방자에게 박해나 고문을 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할 만한 외교적 보장을 미국 정부에 제공했을 경우 이민자에게 별도의 사전 통보 없이 신속하게 추방할 수 있다.
이 같은 외교적 보장이 없는 국가로 보낼 경우에는 추방 대상자에게 목적지를 통보하지만, 당사자가 스스로 박해나 고문에 대한 두려움을 제기해야 미국 당국이 그 위험성을 심사하도록 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정책이 추방명령을 받고도 본국 송환이 어려운 이민자를 미국에 계속 체류시키지 않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수단이라는 입장이다.
법무부는 대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제3국 추방이 일부 중범죄 전력이 있는 이민자를 포함해 추방 대상 외국인을 미국에서 내보내기 위한 “필수적인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