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밤이었다. 새로 구입한 다이슨 진공청소기 포장을 풀어 테스트에 들어갔다. 팬데믹 기간 사람들이 여가시간에 가장 많이 하는 최첨단 기기 시험이었다. 필자 역시 마찬가지인데 다이슨 진공청소기를 사용하는 순간 이렇게 놀라게 될 줄은 몰랐다. 진공청소기를 작동시키는 순간 입이 쩍 벌어졌고 비속한 말들이 마구 쏟아져나왔다. 700달러 짜리 다이슨 무선청소기(V15 Detect)는 레이저가 눈으로 보이지 않던 먼지 입자를 보여준다. 필자의 경우에는 공포스럽게도 집안 바닥 전체가 개털로 얇은 층을 이루고 있음을 눈으로 확인했다는 것이다.
첨단기술을 활용한 진공 및 로봇 청소기들
레이저 불빛으로 숨은 먼지까지 보이도록
전통적 수동청소를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해
애완견 맥스의 소행임이 틀림없다. 견종이 코기인데 옷과 침구, 차 내부를 털투성이로 만들어 놓는 주범이다. 맥스와 함께 살다보니 자주 집 청소를 하고 전문 청소업체의 도움을 빌리기까지 한다. 그렇게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레이저가 비추는 얇은 층의 개털은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일단 눈에 띄면 그냥 두지 못하는 성격 탓도 있다. 영화 ‘매트릭스’의 네오처럼 레이저에서 나오는 그린 불빛 대신 개털만 눈에 들어왔다. 날아다니는 능력을 얻는 게 아니라 청결에 대한 노이로제에 걸렸다.
다이슨의 레이저 진공청소기는 청소 기술의 최신 사례 중 하나로 최대한 힘들이지 않고 효율적으로 가정위생을 책임져주는 첨단용품이다. 이 기술은 점점 더 중요한 테크놀러지의 범주가 되었다. 팬데믹으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면서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 아수라장을 만들고 있어서다.
다이슨과 함께 룸바 제조업체인 아이로봇이 선보인 로봇 청소기와 로봇 걸레 같은 최신 자동청소기를 테스트해봤다. 로봇들은 설치가 까다로웠고 종종 멍한 상태로 정지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일단 청소하는 공간을 익히고 나면 큰 도움을 주었다.
집을 깔끔하게 정돈하기 위한 조언과 제품을 제공하는 웹사이트 ‘클린마마’의 설립자인 베키 라핀척은 시중에 나와있는 많은 청소 기술제품을 시험한 후 특정 유형의 사람들에게 이상적인 제품을 추천해준다. 예를 들면 로봇 청소기는 출퇴근으로 바쁜 사람들에게 적합하지만 재택 근무자들에게는 소음이 방해가 된다.
로봇 청소기에 대해 그는 “청소기를 작동시켜 놓고 출근한 후 집에 돌아왔을 때 깨끗하게 청소된 집을 접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같은 효과를 누리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약 1주 간 청소 기기들을 테스트한 후 필자는 이러한 기기들을 우리의 삶에 끼워 넣어 편리해질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청소 기기 사용 안내서는 다음과 같다.
■다이슨 레이저 진공 청소기
지난해 공개된 V15 Detect는 다이슨의 최신 막대형 진공청소기다. 작동법은 간단하다. 배터리를 충전하고 클리닝 헤드를 막대에 부착한 다음 버튼을 누르면 된다.
이 장치는 나무 마룻바닥, 카펫, 틈새와 같은 좁은 공간의 먼지와 티끌까지 빨아들이는 7개의 클리닝 헤드가 있어 깨끗하게 청소를 한다. 나무 바닥용 롤러 부착 장치에 레이저가 장착되어 있는데 이 불빛이 밤에 청소하게 만든다. 레이저의 효과가 주변 밝기에 영향을 받아 어두울 수록 더 선명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카펫 부착물에는 엉킴 방지 빗이 있어 자동으로 브러쉬바에서 머릿카락을 제거해주고 머리카락을 감아서 먼지통으로 보낸다.
막대형 진공 청소기는 가볍고 전선이 없는 이동성 때문에 인기가 있다. 직립형 진공 청소기를 돌리기보다 청소 하기가 덜 번거롭긴 한데 일반적으로 막대형은 배터리 수명이 짧고 흡입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단점이 있어 풀사이즈 진공 청소기의 보조 청소기 역할을 해왔다.
이 제품은 꽤 오랜시간 강력한 흡입력을 유지했다. V15 Detect는 2015년 출시된 다이슨 V6 무선 청소기보다 흡입력이 훨씬 강한 모터를 탑재하고 있다. 약 40분 동안 배터리가 지속되었는데 적당한 크기의 집 안을 청소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이전에 사용하던 V6는 약 15분 정도 배터리가 지속되었다.
마지막으로 다이슨의 흡입력은 필자의 청소기 중 가장 강력한 밀레(Miele) 제품만큼 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막대형 진공 청소기로 나무 마룻바닥과 카펫을 2주 동안 청소를 했더니 풀-사이즈 진공 청소기를 돌려야할 필요가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로봇 청소기
850달러짜리 로봇 진공청소기인 룸바 J7+와 450달러짜리 로봇 걸레인 브라바 제트 M6에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좀 걸린다. 두 기기들이 청소해야할 집의 구역을 지도화하는데 카메라, 센서, 인공지능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일단 지도가 만들어지면, 당신은 각 방을 지칭하는 레벨을 붙여 로봇에게 특정 지역을 청소하거나 모든 곳을 청소하라고 지시할 수 있다.
필자는 룸바 회의론자에 속한다. 10여 년 전 룸바가 사이드 테이블의 다리와 부딪혀 와인잔을 갈라진 틈새로 떨어뜨려 깨뜨리는 바람에 바로 제품을 반환시킨 적이 있었다. 여전히 로봇 청소기는 다루기 힘든 제품이었다. Romba J7+ 역시 여러 번 왔다갔다 하면서 집의 지도가 만들어졌다. 아직도 알 수 없는 이유로 매스터 베드룸을 계속 건너뛰었다. 결국 로봇을 집어들고 베드룸에 옮겨 작동을 시킨 후에야 침실을 청소 구역에 추가했다.
브라바 제트 대걸레는 훨씬 더 까다로웠다. 방과 방 사이의 문턱을 넘다가 줄곧 정지상태가 되었다. 아이로봇 대변인은 로봇 걸레가 훨씬 더 민감하게 디자인 되었기 때문에 부분 깔개 같은 공간에는 물을 뿌리지 않고 나무 틈새로 빠져나갈 수도 없다고 설명하면서 로봇에게 바닥에서 바닥으로 옮겨가는 과정을 가르치기 위해 임계값 설정을 조정하라고 조언했다.
그렇더라도 로봇 걸레는 거실에 놓여있는 얇은 바닥 깔개 위로 거침없이 올라갔다고 했더니 업체 측은 로봇에게 특정 지역에서 걸레질을 하지 말도록 지도에 경계를 정하라고 제안했다.
번거롭기 짝이 없었다. 결국 필자는 브라바 제트와 룸바의 지도를 공유하고 걸레에게는 욕실이나 부엌과 같은 깔개가 없는 구역을 청소하라고 지시하는 것이 가장 간단한 해결책임을 알게 되었다.
또, 로봇에게 특정 방을 배정하는 것이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장소라고 결론지었다. 그래서 다음에 개들을 데리고 산책을 나가거나 그로서리 마켓에 갈 때는 룸바에게 침실을 진공청소기로 청소하라고 지시하고 브라바 제트는 부엌을 걸레로 닦으라고 지시했다.
그렇게 집에 돌아와보면 두 방 모두 깨끗해 보였다. 특히 코트 옷장 안이나 침대 아래처럼 평소 진공청소기로 청소하지 않는 구역으로 비집고 들어가는 룸바의 능력에 감명을 받았다.
e로봇의 최고 경영자인 콜린 앵글은 팬데믹 기간 원격 근무자들을 염두에 두고 기능을 설계하도록 강요했다고 말했다. 특정 객실만 청소하고 운동화 같은 물체와 충돌하지 않는 장치 기능을 추가했다.
그는 “로봇들은 룸바가 이전에는 할 필요가 없었던 일을 해야만 했다. 즉, 집주인의 지시를 듣고 매우 정밀하게 청소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결론
로봇 진공청소기와 청소기가 수동 청소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크기와 모양 때문이기도 하고 코너와 틈새를 놓칠 것이 뻔해서다. 또, 계단을 올라갈 기능이 없다. 게다가 450달러에서 850달러인 이 청소기들은 고급 스마트폰만큼 비싸다.
만약 여러분이 이런 청소 기기를 한 개만 구입한다면 막대형 진공청소기를 선택하는 게 낫다. 청소를 더 쉽게 만들고 진공청소기로 더 자주 청소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V15 detect보다 저렴한 옵션도 있다. 뉴욕타임스의 자매지인 와이어커터는 150~400달러의 블랙&데커와 티네코사의 스틱 진공 청소기를 추천한다. 레이저 기능은 없지만 그런대로 괜찮다. 물론 레이저 진공청소기가 멋지기는 하다.
<By Brian X. Ch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