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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코로나가 가져다 준 내일의 희망

지역뉴스 | | 2021-08-05 13:13:16

박경자,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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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새 한마리내 영혼에 걸터 앉아

가사없는 곡조를 노래하네

그칠줄 모른다

 

모진 바람 속에서도 더욱 달콤한  소리

아무리 심한 폭풍도

많은이의 가슴을 따뜻이 보듬는

그 작은 새의 노래 멈추지 못하리

 

나는 그 새의 노래를 아주 추운 땅에서도

어느 낯선 바다에서도 들었다

허나, 그새는 아무리 절박해도 

내게 빵한조각 청하지 않았다.     [에밀리 디킨슨] 

 

2020년은 지구별 아픔이었다. 마스크 사이로 사람 얼굴을 빼꼼히 쳐다보며 마치 외계인인듯  모두가 이상했다. 삶과 죽음 사이를 헤매는 외계인처럼 사람들은 달라졌다. 그 아픈 한해 우린 잃어야했다. 부모를, 친구를, 이웃을, 연인을--- 무엇이었나, 무엇이 원인이었나--- 코로나가 스치고 간  그 아픔의 그자리를 -- 지금도 더 무서운 경종을 울리는 ‘델타’는 더 강한 독성을 지닌 제2의 코로나로  지구별은 이상한 병균 앞에 죽음의 공포를 앓고있다. 우린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2020년은  숙명여대 나의 모교에 미국의 남쪽 땅,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스칼렛 오하라의 고향 땅에서 멋진 미주 총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코로나로 무산된 나의 꿈을 2년후로 연기하고 말았지만--- 살아 남았다는 기적 만으로 숨어서 사람을 피해 거리두기는 마음까지 멀어졌다. 그러나 2020년은 나에게 ‘희망의 해’였다. 멈추지 않는 내 생애 첫날로 매일을 축제의 하루로 열기로했다. 첫째 나의 집 정원을  꽃동네로 바꾸기로했다. 3에이커 솔숲 우거진 시골집 40여 년을 한집에서 살면서 야생초들이 홀로 피었다 져도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그 꽃들이 피었다 지는 모습을 가슴에 담아보지 못했다. 신선초가 그토록 노오란 데이지 꽃으로 피어나는 것도, 솔숲 사이 분꽃들이 품어내는 밤의 향기, 어머니의 젖내음임을 밤 늦게 초롱초롱 별빛같은 눈망울의 꽃을 보면서  별들이 잠을 설치고 꽃들을 키우는 마음을 보았다. 사람만 죽음의 공포에서 떨고 있을뿐  자연 속에 핀 꽃들은 언제나 희망이요, 웃음이요, 감사로 넘쳤다. 삼라 만상속에 만나서 참 좋았다함은 우주의 기운이 우리에게 선물한 에너지다. 지배하지 않고, 조직하지 않고, 학교에서 배운 적도 없는 꽃들은, 나무는, 바위들은 석기시대부터 우리와 함께 존재하던 신비요, 희망이었다. 문명의 이기가 기계 문명에  쫓겨나  그 빛을 잃고 말았을 뿐이다. 꽃밭을 바꾸면서 이제껏 몰랐던 사랑의 힘을 느낀다.

인간이 자랑하는 기계문명 앞에 석기시대의 버려진 유물처럼  나는 꽃들을 다시 보았다. 이 싱싱한 희망을 선물한 꽃들을 사람은 창조할 수 없었다.

맨발로 흙을 밟으며 농부셨던 애 아버지를 만나고, 모시적삼이 땀으로 범벅이 되어 목화 따시던 내 어머니 웃는 모습을 만난다. 꽃들에게 물을 주러 호스로 물을 부었더니 아침 햇살에 내 손에서 무지개가 떴다. 그 무지개 꿈을 찾아 내 한생을 보냈지만 무지개는 늘 산넘어 그 어디에 숨어 있었던게 아니던가.

자연은 활자 하나 없어도  그대로 경전이요, 지혜의 보화다. 어느 시인은 구름을 좋아한 이유는 구름은 하늘을 마음껏 날아도 그 무엇하나 거느리려 하지 않고 나뭇가지 가지 사이로 스며들어 산을 껴안아도 산을 소유하지 않음이다. 돌산 껴안은 구름의 무한한 생명의 흐름, 인간의 힘이란 이 자연의 무한한 힘에 비하면 너무 왜소하지 않나 부끄러워진다. 문화란 한 그루의 나무가 자란 모습이란 어휘를 지닌다. 가끔은 아무것도 모른 석기시대로 돌아가면 무명사회가 잃어버린 생명의 본질을 만날 수 있다. 생명은 에너지며 본질은 물, 빛,흙, 공기에 속한다. 21세기 문명이 작은 코로나 병균 앞에 꿈을 상실할 이유가 있을까. 우주의 신비는 그 자체가 사랑이 본질이다. 억만 년의 세월 속에 우리가 스쳐 갈 시간을 헤아려 보라. 돌산에 핀 옐로우 데이지는 돌산 한쪽을 노오란 색칠을 한 것처럼 꽃으로 덮인다. 100도가 넘는 끓는 바위 위에서 뿌리가 타지도 않았다. 물을 주지도 않았는데 어디서 생명을 유지할 생명의 원천을 공급 받았는가? 지구별엔 사람만 생명으로 태어난 것이 아니다. 우주의 생명의 본질은 문명의 이기라 자처하는 사람뿐 아니라 억만 년의 시간 속에, 암석 속에, 지구별 주인은 사람 만이 아니란 사실이다.

 

들끓는 마음을  영혼의 자유함으로

여기에 지구 별에 사는 즐거움으로

자기 자신이 우주의 작은 티끌임을 

우린 아무것도 소유할수 없지만 

영혼의 자유, 사랑만은 당신의 것이다

여기, 오늘 당신이 꿈꾸는  살기 좋은 삶이

여기, 오늘 하루 사는 즐거움이  당신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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