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보석줍기] 다듬이 소리

지역뉴스 | | 2021-08-03 13:13:05

보석줍기,오윤숙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뚝딱 뚝딱 뚜다악 따그닥 따그닥.” 봄이 되면 밤 늦게까지 동네 여기저기서 들려오던 다듬이 소리. 책 읽는 소리와 다듬이 소리 그리고 아이들 웃음 소리가 들리는 집은 다복하고 행복한 집이라던 옛말이 생각난다.

봄이 되면 농부들은 논밭갈이로 바빠진다. 소에게 멍에를 둘러 씌우고 밭갈이하는 농부들의 소리… 이쪽 저쪽 소를 몰다 소가 멈칫하면 소 궁뎅이를 회초리로 한 번씩 쳐가며 “이리야 어허, 이리야 어허” 장단에 맞추어 구수한 소리를 내는데, 그 뒤를 따라 어린 송아지가 음매 거리며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 같다.

이즈음 아낙네들은 겨울 내내 덮었던 이불과 옷들을 끄집어내어 냇가로 가져간다. 한 쪽에 솥을 걸어 빨래를 삶고, 또 한 쪽에서는 삶아진 빨래를 냇가 평평한 바위 위에 올려 놓고 퍽 퍽 방망이질을 해서 깨끗이 빤 후 풀을 먹여 뽀득뽀득하게 빨래줄에 말린다. 이불 호청은 길어서 두 사람이 잡고 이리저리 당겨 주름을 펴는데, 한 사람이 잡은 것을 놓쳐 버리면 다른 한 쪽은 벌러덩 넘어져 속고쟁이가 보이고 다같이 깔깔 웃으며 민망해하기도 한다.

어느덧 뉘엿뉘엿 저녁을 짓는 연기가 이집 저집에서 피어 오른다. 아낙네들은 저녁이 늦을새라 허둥대며 아궁이에 불을 지펴 밥을 짓노라면 굴뚝에서는 뭉글 뭉글 피어오르는 연기 속에 구수한 냄새가 가족들의 허기를 재촉한다.

저녁 식사 후, 아낙네들은 피곤한 몸으로 내려앉은 눈꺼풀을 비비며 낮에 빨아서 밟아둔 빨래를 다듬이 돌에 올려 놓고 다듬이질을 시작한다. 다듬이 가락을 따라 아이들은 잠이 들고, 어엉 엉엉 개 짖는 소리는 다듬이 소리와 어우러져 고요한 정적을 깨뜨리며 밤은 깊어져 간다.

“뚝딱 뚝딱 뚜다악 따그닥 따그닥, 뚝딱 뚝딱 뚜다악 따그닥 따그닥…”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재외동포, 2년 새 7만5천명 줄었다…181개국에 700만 명 거주
재외동포, 2년 새 7만5천명 줄었다…181개국에 700만 명 거주

동포청, '재외동포현황' 발표…동북아·북미 감소, 남아태·유럽 증가 김경협 재외동포청장이 지난 19일 정부서울청사 본관 브리핑실에서 2026년 재외동포청 업무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고등학생들이 전 세계 '평화의 소녀상' 지도 만들었다
고등학생들이 전 세계 '평화의 소녀상' 지도 만들었다

반크, 한인 청소년 봉사단 '화랑'의 글로벌 인권 대사 활동 지원전 세계 '평화의 소녀상' 위치 표시한 구글 지도[반크 제공] 전 세계 150여 곳에 설치된 것으로 알려진 '평화의

폭설 속 산행 비극… 마운트 볼디서 3명 조난 사망
폭설 속 산행 비극… 마운트 볼디서 3명 조난 사망

500피트 절벽서 추락한인들도 사고 잦아겨울 산행 각별 주의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남가주를 강타한 겨울 폭풍으로 산간 지역에 폭설이 내린 가운데, 한인들도 많이 찾는 마운트 볼디에

[연말 기획] 한국계 혼혈들 두각… 각 분야에서 ‘맹활약’
[연말 기획] 한국계 혼혈들 두각… 각 분야에서 ‘맹활약’

한인 인구 22% 차지 스포츠·정계·미디어 법조·과학·군사까지“다문화 미국의 얼굴” 미국 사회에서 한국계 혼혈 인구의 존재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20년 센서스 기준 혼혈을

“10년간 모든 이민 전면 금지?” 황당 주장

강성 MAGA 스티브 배넌“소말리아인 집단 추방” 극단 반이민 기류 부각 극우 성향의 ‘마가(MAGA)’ 인플루언서 스티브 배넌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최소 10년간 미국으로 유

한국팀 뛸 곳인데… 강력범죄 ‘충격’
한국팀 뛸 곳인데… 강력범죄 ‘충격’

북중미 월드컵 치러질 과달라하라 ‘치안비상’  한국이 2026 월드컵 조별리그 1, 2차전을 치를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아크론 스테디엄. [로이터]  내년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 축

동포청 ‘재외동포 이해교육’ 실시

초·중·고·대학 63개교서 재외동포청(청장 김경협)은 2025년 한 해 동안 전국 초·중·고·대학교 등 63개 학교를 직접 찾아가 학생들에게 재외동포의 삶과 역할을 설명하는 ‘찾아

[한인 은행장 신년사 통해 본 비전과 경영 목표]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으로 안정적 성장 도모”
[한인 은행장 신년사 통해 본 비전과 경영 목표]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으로 안정적 성장 도모”

■ 한인 은행장 신년사 통해 본 비전과 경영 목표커뮤니티 뱅크 가치 실현·한인 경제 발전 기여인프라 투자 강화·서비스 차별화·새 시장 개척   ▲ 뱅크오브호프자산 규모 185억달러

원·달러 환율… 연평균 기준 ‘역대최고’ 마감
원·달러 환율… 연평균 기준 ‘역대최고’ 마감

31일 종가 1,439.50원연 평균은 1,422.16원 지난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환율과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원·달러 환율은 1,439.50원

[경제 트렌드] AI 열풍 속에 신흥 2030 억만장자 급증
[경제 트렌드] AI 열풍 속에 신흥 2030 억만장자 급증

도달 기간도 짧아져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젊은 부자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억만장자가 되는 데 걸리는 기간이 짧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픈AI의 AI 챗봇 챗GPT가 출시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