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메이저대회 역대 최고령 우승 기염
철저한 자기관리… 50대에도 정상급 기량
50세 11개월의 필 미켈슨이 PGA 투어 역대 최고령 메이저 대회 우승 기록을 새로 썼다. 50대에 들어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건 미켈슨이 처음이다.
미켈슨은 23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키아와 아일랜드(파72)에서 열린 PGA 챔피언십(총상금 1,10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6개를 묶어 1오버파 73타를 기록,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로 우승했다. 브룩스 켑카 등 공동 2위 그룹(4언더파 284타)과 2타 차 우승이다.
지난 2013년 디오픈 챔피언십 이후 8년 만으로 개인 통산 6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을 거둔 미켈슨이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건 2005년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우승은 미켈슨의 PGA 투어 통산 45번째 우승이기도 하다. 미켈슨은 월터 하겐(미국)과 함께 역대 최다승 공동 8위가 됐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기록은 최고령 메이저 대회 우승이다. 종전까지는 1968년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줄리어스 보로스(만 48세 4개월)가 최고령 메이저대회 우승자였다. 50대에 접어들어도 세계 정상급 기량을 유지한 미켈슨의 자기관리 능력이 빛을 본 결과다.
이날 미켈슨은 1타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섰으나 강한 바람과 험난한 코스 세팅에 타수를 줄이지는 못했다. 하지만 경쟁자들이 뒷걸음친 덕분에 타수 차이를 오히려 늘려갔다.
10번 홀(파4) 버디로 4타차로 달아난 미컬슨은 13번(파4), 14번 홀(파3) 연속 보기로 쫓겼지만, 16번 홀(파5) 버디로 다시 3타차 여유를 되찾았다.
17번 홀(파3)에서 위기를 맞았다. 티샷한 볼이 깊은 러프에 박혔다. 미컬슨은 욕심내지 않고 그린에 볼을 올린 뒤 보기로 홀아웃했다. 2타 앞선 채 마지막 18번 홀(파4) 공략에 나선 미컬슨은 두 번째 샷으로 그린에 볼을 올린 뒤 두 번의 퍼트로 우승을 확정했다.
1오버파 73타를 친 임성재(23)는 공동 17위(이븐파 288타)에 머물렀다. 임성재는 1타가 모자라 탑10에 진입하지 못했다. 일본에서 뛰는 재미한인 김찬(31)은 5언더파 67타의 맹타를 휘둘러 공동 23위(1오버파 289타)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안병훈(30)도 4타를 줄여 공동 49위(5오버파 293타)로 순위가 상승했다. 기대를 모았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이날도 타수를 줄이지 못해 안병훈과 같은 공동 49위에 그쳤다.
한편 이날 PGA 챔피언십이 열린 키아와 아일랜드 골프장에는 구름같은 갤러리가 몰려들어 노장 미켈슨의 플레이에 환호했고, 마지막 18번홀에서는 관중들이 페어웨이를 가득 메운 채 미켈슨을 에워싸는 진풍경이 연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