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부 일대 주유소 사재기 행렬…에너지장관 "정상가동까지 며칠 걸릴 것"
미국 최대 송유관을 운영하는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에 대한 해킹 공격 엿새 만에 미 휘발유 가격이 7년만에 최고가로 치솟았다.
동남부 일대를 중심으로 '사재기' 행렬이 몰려들면서 재고가 바닥 난 주유소들도 늘어나고 있다.
12일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008달러로 집계됐다. 갤런당 3달러를 넘은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라고 CNBC방송이 전했다.
일주일 전 갤런당 2.927달러에서 7일 만에 0.081달러 올라 3달러 벽을 돌파한 것이다.
해킹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남부와 중부 대서양 연안 지역들에서는 주유소에 소비자들이 몰린 여파로 가격 오름폭이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조지아주는 일주일 전 갤런당 2.715달러에서 이날 현재 2.951달러로, 노스캐롤라이나주는 2.689달러에서 2.850달러로, 버지니아주는 2.741달러에서 2.871달러로 각각 올랐다.
이번 사태로 석유 재고가 바닥날 것을 두려워한 동부 지역 소비자들이 서둘러 주유소로 몰려들면서 가격 오름세와 휘발유 품귀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해킹 피해로 멈춰 선 총연장 8천850km의 콜로니얼 송유관은 동부 해안 일대의 석유 공급 중 45%를 책임진다.
실시간 주유소 정보 안내 회사 가스버디에 따르면 조지아주 주유소의 15.4%, 노스캐롤라이나주 주유소의 24.8%,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주유소의 13.4%, 버지니아주 주유소의 15%에서 석유 제품이 완전히 바닥났다.
특히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롤리 지역 주유소의 70%, 조지아주 애틀랜타 지역 주유소의 60%에서 각각 휘발유가 다 팔렸다고 이 회사는 밝혔다.
이에 따라 플로리다·조지아·버지니아·노스캐롤라이나주는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연방 교통부는 트럭을 통한 연료 운송에 관한 규제를 완화했다. 조지아주는 휘발유 세금 부과를 일시 유예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도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전날 오후 관계 기관 담당자들이 워싱턴DC에 모여 휘발유 공급난 완화를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제니퍼 그랜홀름 에너지부 장관은 콜로니얼 측이 이날까지 재가동 가능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정상 가동까지는 며칠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콜로니얼은 주말께 '상당한 수준'의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현재 일부 구간을 수동으로 정상화하는 등 "일부 진전이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