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로 친구 유인해 잔인하게 살해
종신형 선고받고 17년간 수감생활
사인은 밀반입한 마약 과다복용 추정
중학생 시절 연쇄 살인마에 매료돼 친구를 살해했던 미국 남성이 종신형을 선고받고 17년간 복역하다 31살 나이로 숨졌다.
2일 AP통신과 미국 CBS방송 등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컬럼비아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마이클 에르난데스가 지난달 29일 숨졌다.
희대의 살인마로 주목을 받은 그는 마이애미 근교 팰머토 베이에 있는 사우스우드 중학교에 다니던 2004년 동급생 제이미 고프를 화장실로 유인해 살해했다.
그는 수사 과정에서 연쇄 살인범을 동경하고 있었으며, 인터넷으로 관련 범죄를 연구하고 살생부도 만들었던 것으로 알려져 큰 충격을 주었다.
에르난데스는 수업이 시작되기 전 보여줄 게 있다면서 고프를 꾀어냈고, 그를 화장실 칸막이 안에 가둔 채 흉기로 40여 차례 찌른 뒤 목을 그어 숨지게 했다.
뒤이어 고프의 시신이 발견됐고, 에르난데스의 옷에서 혈흔을 발견한 교사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범행이 드러났다.
에르난데스는 당시 다른 친구도 같이 유인했으나, 그 친구는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따라가지 않아 위기를 넘겼다.
에르난데스는 재판에서 정신이상을 앓고 있다며 참작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2008년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
그의 사망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타살 정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방송은 폐쇄회로(CC) TV에서 에르난데스가 갑자기 쓰러진 후 숨졌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편지를 이용해 외부에서 마약을 밀반입한 후 과다복용한 게 사망원인이라고 판단했다.
죄수들은 우표의 뒷면에 마약 성분이 잔뜩 묻어있는 편지를 받는 방식으로 마약을 밀반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르난데스의 사망 소식을 접한 고프의 부모는 "이런 결과를 원하진 않았다"면서 충격적인 모습을 보였으며, "지금 31살이 됐을 우리 아이가 어떤 사람이 됐을지를 생각하면 그리움과 슬픔이 앞선다"고 말했다.
에르난데스가 살해하려고 유인했으나 운 좋게 빠져나왔던 중학생 시절 친구는 현재 경찰이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