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지난해는 여러 ‘음모론’(Conspiracy Theories)이 난무한 해였다. 진실 전달의 사명을 가진 교회에도 음모론이 침투해 교인들 사이에서 회자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교인들에 의해 음모론이 전파될 경우 비 기독교인들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심어줘 복음 전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독교계 여론 조사 기관 ‘라이프웨이 리서치’(Lifeway Research)가 지난해 개신교 목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약 49%의 목사가 교인들로부터 음모론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 같은 답변의 목사들은 교인들로부터 국내에서 발생하는 일의 원인이 음모론이라고 들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교인들로부터 음모론에 대해 들은 적이 없다고 답한 목사는 약 47%로 음모론을 접한 목사 비율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스콧 맥코널 라이프웨이 리서치 디렉터는 “기독교 교회는 진실 전달 사명에 힘써야 하는 기관”이라며 “절반에 가까운 목사가 진실 여부가 불분명한 음모론을 자주 접했다는 조사 결과는 교회 사명과의 ‘심각한 불일치’”라고 우려했다. 조사에서 출석 교인 250명 이상의 중대형 교회일수록 교인들로부터 음모론을 접한 목사 비율이 높았고 흑인 목사(약 36%)보다는 백인 목사(약 50%) 사이에서 이 같은 경향이 뚜렷했다.
맥코널 디렉터는 “주로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집단에서 음모론 전파 경향이 뚜렷한데 백인 개신교 목사 담임 교회에서 음모론 전파 비율이 높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라이프웨이 리서치는 대통령 선거 직전인 지난해 9월 2일과 10월 1일 사이 개신교 목사 1,007명을 대상으로 전화와 온라인 인터뷰 방식을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기독교 변증 학자 매리 조 샤프는 교회 내 음모론 전파 현상에 대해 “기독교인의 복음 전도 노력에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심어줄 수 있다”라며 “비 기독교인들에게 ‘기독교인은 비 이성적이고 비 과학적’이라는 인식이 생길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샤프 학자는 그러면서 “기독교인들이 개인적으로 또는 소셜 미디어상에서 정보를 전달하기 전에 ‘이 정보가 그리스도 복음을 전하는데 어떤 영향을 미칠까’라고 먼저 자문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처럼 교회 내 음모론과 같은 복음 전파에 부정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전도에 나서는 교인은 감소 추세다. 라이프웨이 리서치의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개신교 교인 중 약 55%가 6개월간 전도 시도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