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사로잡혀 있는 와중에 미국 대도시의 총기 폭력 사건이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카고 경찰(CPD)이 1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30일까지 시카고에서는 최소 3천800명이 총에 맞고, 716명이 살해됐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총격 사건(작년 약 2천400건)은 58%, 살인 사건(작년 464건)은 54% 각각 증가했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1998년 이후 살인사건이 가장 많았던 해로 남을 수 있다고 전했다.
추수감사절 연휴가 낀 11월 한 달만 보면 총기 사건은 지난해에는 154건, 올해는 267건이 발생해 무려 73% 폭증했다.
시카고 경찰은 올해 들어 1만여 자루의 불법 총기를 압수 또는 수거했으며, 총기와 관련해 6천600여 건의 체포가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0년 사이 최고 실적으로 보고 있다.
총기 사건은 증가했으나, 강도·성폭행·절도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범죄 사건은 작년보다 7%가량 줄었다.
특히 절도의 경우 27%가 감소했다. 경찰은 "(절도의 감소가) 전반적인 범죄 감소의 주요 원인이 됐다"며 "강도·절도 사건 발생률도 지난 20년 새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브라운 시카고 경찰청장은 "코로나19와 이로 인한 주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시카고를 비롯한 대도시 경찰의 부담이 매우 커졌다"면서 "경찰을 겨냥한 총격이 작년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고 전했다.
브라운 경찰청장에 따르면 올해 경찰을 겨냥한 총격 사건은 71건으로, 이로 인해 10명의 경찰관이 총격 피해자가 됐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18명의 경찰관이 총격 대상이 돼 3명이 실탄에 맞았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초기, 대응요원 역할을 맡기도 하는 경찰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도 1천500건에 달한다. 시카고 경찰청 소속 경찰관 1만3천 명의 11%에 해당한다.
지난 4월 3명의 경찰관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했고, 최근 숨진 1명은 부검 후 최종 판정을 기다리고 있다.
뉴욕의 경우에도 올해 들어 지난달 중순까지 발생한 총기 살인 사건이 405건으로 작년(295건)과 비교해 37% 늘어났다.
경찰 당국은 날씨가 본격적으로 추워지면서 폭력 사건이 감소하리라 기대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