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제조 및 유통의 핵심 허브
현대, 기아, 닛산, 리비안 등 생산
미국 남부 지역이 전 세계 자동차 제조 및 유통의 핵심 허브로 급부상하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부품 공급망을 무섭게 빨아들이고 있다고 애틀랜타 지역신문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AJC)이 13일 보도했다. 앨라배마, 조지아, 테네시, 사우스캐롤라이나, 미시시피주를 중심으로 한 이 거대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특히 조지아주는 가장 큰 수혜자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조지아주 서배너 인근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가동을 시작했으며, 애틀랜타 동쪽에서는 리비안(Rivian)이 올해 안에 전기차 공장의 본격적인 상부 구조물 건축에 착수할 예정이다. 지난 20년간 미국 남부 자동차 산업은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 왔다. 주 정부의 파격적인 인센티브, 북부 지역에 비해 유연한 노동법, 그리고 사통팔달의 교통망이 결합된 결과다. 콕스 오토모티브(Cox Automotive)의 수석 편집자이자 자동차 전문가인 브라이언 무디는 최근 동남부 지역이 전기차와 배터리 제조의 중심지로 변모하며 대규모 신규 프로젝트와 확장이 잇따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적 파급효과도 상당하다. 숙련된 노동력은 남부 제조 거점의 핵심 경쟁력이다. 기아는 이미 2009년부터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공장에서 쏘렌토, 스포티지, 그리고 2026년형 텔루라이드를 생산하며 수십 개의 협력업체를 ‘피치 스테이트(조지아주)’로 불러들였다. 조지아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경제 개발 사업으로 꼽히는 현대차 메타플랜트는 76억 달러가 투입되어 2024년 말 가동을 시작했다. 이곳에서는 현재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9이 생산 중이며, 향후 기아와 제네시스 모델도 생산될 예정이다. 특히 현대차는 미국 내 전기차 보급 속도를 고려해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생산 라인을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메타플랜트와 배터리 시설을 통해 총 8,100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이에 조지아 주 정부와 지방 정부는 세제 혜택과 근로자 교육 등을 포함해 20억 달러 이상의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서배너 공장에서 생산되는 아이오닉 9은 3열 SUV로 300마일의 주행 거리를 자랑하며 가격은 6만 555달러부터 시작한다. 요트의 뒷모습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 특징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는 부활한 스카우트 모터스(Scout Motors)가 생산을 준비 중이며, 이들 공장은 단순 노동을 넘어 고도의 숙련도를 요구하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테네시주 스머나에 위치한 닛산 공장은 89억 달러가 투자되어 7,300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무라노, 로그, 패스파인더 등을 생산한다. 데커드에 위치한 파워트레인 공장 역시 1,800개의 일자리를 책임지고 있다. 이러한 산업 집적화는 부품 단지 조성, 기술 교육 프로그램, 연구 기관 발전을 촉진하며 지역 산업 생태계를 강화하고 있다. 닛산의 사례는 소비자에게도 직접적인 혜택을 준다. 테네시에서 생산되던 전기차 리프(Leaf)가 일본 생산으로 바뀌며 관세 영향으로 가격 경쟁력에 타격을 입은 반면,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패스파인더와 로그는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 닛산은 현재 3만 달러 미만의 모델을 6개나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로봇 보조 및 컴퓨터 지원 기기를 활용한 현대적 제조 공정의 효율성 덕분이다. 닛산은 엔진 블록의 미세한 결함을 찾기 위해 CT 스캔 장비까지 도입하며 품질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제조 현장에서 습득된 기술은 다른 직종으로도 전이될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 된다. 현대차는 서배너 지역 평균 임금 수준인 연봉 5만 8,105달러를 약속했으며, 닛산 스머나 공장의 경우 숙련공은 시간당 35.49달러, 연봉 7만 달러 이상을 받는다. 공급망 혼란과 글로벌 경쟁, 전기차 전환이라는 과제가 남아있지만, 인프라 투자와 완성차 업체들의 지속적인 의지는 미국 남부 자동차 산업의 밝은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박요셉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