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선 대상 6명중 4명이 여성…흑인·아시아계도 포함
재무장관·예산관리국장·경제자문위원장 모두 여성 채워…오바마정부 인사 두각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30일 재무부 장관에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지명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인수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옐런 전 의장을 포함한 경제팀 핵심 인사의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인도계 미국인 니라 탠든 미국진보센터(NEC) 의장을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에, 세실리아 라우스 프린스턴대 교수를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에 각각 기용키로 했다.
또 월리 아데예모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제경제 담당 부보좌관에게 재무부 부장관을 맡기기로 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부통령 시절 함께 일한 경제학자 재러드 번스타인과, 2016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 후보 캠프의 경제정책을 이끈 여성 참모이자 바이든 당선인의 오랜 경제 자문관인 헤더 보시는 CEA 위원으로 바이든을 보좌한다. 두 사람 모두 진보 성향 인사로 분류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상황을 거론하고 "이 팀은 경제위기 기간 미국인을 위한 경제 구제책을 즉시 제공하고 경제를 어느 때보다 잘 재건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는 경제학자이자 전직 관리인 브라이언 디스가 유력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상태다.
이번 인선은 백인을 중용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여성과 유색인종을 대거 기용하겠다는 바이든 당선인의 구상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6명의 인선 발표자 중 4명이 여성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전날 백악관 대변인을 비롯해 백악관에서 근무할 공보팀의 선임 참모 7명을 모두 여성으로 채우는 인사를 단행했다.
옐런 전 의장이 상원 인준 과정을 통과하면 232년의 미국 재무부 역사상 첫 여성 장관이 탄생한다.
옐런은 빌 클린턴 행정부 때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또 버락 오바마 행정부이자 글로벌 금융위기가 어느 정도 수습된 때인 2014년 '경제 대통령'인 연준 의장에 여성으로선 처음 올라 금리 인상에 나서는 등 미국 경제의 정상화 임무를 수행했다.
옐런은 트윗에서 "우리는 '아메리칸 드림'을 회복해야 한다"며 "재무장관으로서 모든 이들에게 이 꿈을 재건하기 위해 매일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탠든 지명자는 노동자 가족 지원, 불평등 억제 정책 등을 주창해 왔다. 상원 인준 통과 시 첫 유색인종 여성이자 첫 남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 OMB 국장이 되는 기록을 세운다.
저명한 노동경제학자인 라우스 교수는 2009년 CEA 위원을 지냈다. CEA 위원장이 되면 흑인 여성으로 처음이자 여성으로선 4번째 위원장에 오른다.
블룸버그는 이 3명이 상원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경우 재무장관, OMB 국장, CEA 위원장 등 상원이 인준하는 경제 분야 최고위 3개 자리를 처음으로 여성이 차지하게 된다고 말했다.
어릴 때 나이지리아에서 이민 온 남성인 아데예모는 흑인 중 처음으로 재무부 부장관 지명자에 이름을 올렸다. 거시경제와 소비자 보호의 전문가로 꼽히며, 현재 비영리기구인 오바마재단의 회장을 맡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인사는 대부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한 이들이라는 점도 특징이다.
하지만 일부 인사들은 인준 과정에 난항도 예상된다. 탠든 의장이 대표적이다. 과거 '오바마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개혁법(Affordable Care Act) 처리를 놓고 공화당 의원들과 맞붙었던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 존 코닌 상원의원은 벌써 탠든이 상원 인준을 통과할 가능성은 '제로'라는 글을 트윗에 올리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경제팀 인선에 대해 "진보 성향 학자부터 월스트리트까지 배경과 경험 면에서 현저한 다양성을 보여준다"며 "일부는 경제위기 관리에 대비해 '노동자 우선'에 초점을 맞췄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