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일 대선을 앞두고 주요 경합 주(州)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막판 대선 판세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대선 승패를 좌우할 6개 핵심 경합 주에서 최근 코로나19 환자가 급격히 증가했다.
핵심 경합주는 북부 '러스트벨트'로 불리는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20명), 미시간(16명), 위스콘신(10명) 등 3개 주와 플로리다(29명), 노스캐롤라이나(15명), 애리조나(11명) 등 남부 '선벨트' 3개 주를 말한다.
NYT 집계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는 30일 기준 2,499명의 신규환자가 발생해 최고치를 기록했고, 미시간(3,434명)과 노스캐롤라이나(2,812명)에서도 일일 기준으로 가장 많은 환자가 나왔다.
플로리다와 위스콘신은 9월부터 하루 신규 환자가 폭증해 5천 명 선을 넘었고, 애리조나는 지난 9월 중순 이후 신규 감염 건수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정치분석기관 '쿡 폴리티컬 리포트'(CP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접전을 펼치는 13개 주에서 1주일 평균 하루 신규 환자가 2만1,000건(15일 기준)에서 3만1,000건(29일 기준)으로 2주 새 47% 급증했다고 밝혔다.
경합 주에서의 코로나 확산은 막판 대추격전을 펼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투표율 분석 전문가인 잰 랠리 아메리칸대 정치학 교수는 "대유행을 둘러싸고 유권자들의 대화가 많아질수록 민주당 지지층의 투표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위스콘신에선 재유행 사태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지난 일주일 동안 위스콘신에서는 225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고, 25명 중 1명꼴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위스콘신-매디슨 대학의 배리 버든 선거 분석센터장은 "코로나19 사례가 걷잡을 수 없이 늘고 있어 여론의 불만이 많다"며 "위스콘신 승리를 위해 애쓰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더 많은 시험대를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경합 주의 코로나 확산이 대선 당일 현장 투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WP는 "코로나 감염 위험이 커지면서 경합 주 유권자들이 바이러스 위험에 노출되기보다는 투표를 피하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대선 당일 현장 투표에 기대를 거는 트럼프 캠프에 좋지 않은 소식이다.
하지만 민주당 지지층이 코로나19 정보에 더욱 민감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바이든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현장 투표율도 함께 떨어질 수 있다.
NYT는 경합 주에서 코로나19 감염 사례 급증은 "유권자들이 어떻게 투표해야 할지, 누구에게 표를 찍을지를 두고 더 많은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