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통산 166경기 61골 중 헤딩 득점은 불과 '4골'…올해에만 2골
유럽서 뛴 11시즌서 8번 두 자릿수 득점…차범근 7시즌 두 자릿수 득점도 경신
'손세이셔널' 손흥민(토트넘)이 9개월 만에 발이 아닌 머리로 해결사 본능을 뽐냈다.
손흥민은 27일(한국시간) 영국 번리의 터프 무어에서 열린 번리와 2020-2021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6라운드 원정에서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해 후반 31분 '단짝' 해리 케인의 헤딩 패스를 받아 헤딩 결승 골을 터트려 토트넘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득점으로 손흥민은 이번 시즌 9경기(정규리그 6경기 8골·유로파리그 3경기 2골)에서 10골을 작성하며 5시즌(2016-2017시즌 21골·2017-2018시즌 18골·2018-2019시즌 20골·2019-2020시즌 18골·2020-2021시즌 10골)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 월드클래스 공격수임으로 스스로 증명했다.
더불어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2012-2013시즌·12골), 레버쿠젠(2013-2014시즌 12골·2014-2015시즌 17골)에서의 성적을 합치면 손흥민은 유럽 1부 리그 무대에서 11시즌을 뛰는 동안 8시즌이나 두 자릿수 득점을 작성했다.
이는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던 시절 기록한 7시즌(1979-1980시즌~1985-1986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뛰어넘는 기록이다.
특히 손흥민은 이번 시즌 EPL 무대에서 8호 골을 터트려 득점 공동 선두였던 도미닉 칼버트-르윈(에버턴·7골)을 따돌리고 당당히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도 케인(5골)을 3골이나 앞서며 팀 내 득점 1위 자리를 이어갔다.
여기에 손흥민은 정규리그 4, 5라운드와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1차전에 이어 정규리그 6라운드까지 잇달아 득점포를 가동하며 4경기 연속골을 폭발해 '몰아치기 득점'의 진수를 선보였다.
지난달 햄스트링 부상으로 팬들의 걱정을 자아냈던 손흥민은 부상 회복 이후 오히려 더 강력해진 결정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팬들은 손흥민이 지난해 12월 8일 번리를 상대로 70m 단독 드리블로 원더골을 만들어냈던 기억을 되살리며 손흥민의 '득점쇼'를 기대했고, 손흥민은 결승 골로 화답했다.
손흥민은 이날 2열 수비라인을 앞세운 번리의 '늪 축구'에 고전했다.
결승 골을 터트리기 전까지 이렇다 할 기회도 잡지 못했고, 후반 28분께 탕퀴 은돔벨레의 침투 패스를 받아 수비수 2명을 달고 페널티지역 오른쪽까지 달려간 뒤 슈팅하다 수비수 태클에 막힌 게 가장 아쉬운 장면이었다.
하지만 '발'이 막힌 손흥민은 '머리'를 썼다.
손흥민은 후반 31분 에리크 라멜라의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케인이 머리로 밀어준 볼을 골 지역 왼쪽에서 헤딩으로 결승 골을 뽑아냈고, 손흥민의 헤딩골은 결승 골이 돼 토트넘에 1-0 승리를 선물했다.
손흥민의 헤딩골은 귀한 장면이다.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터트린 헤딩골은 지금까지 4차례에 불과하다.
2015년 토트넘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은 이번 번리전까지 EPL 166경기에서 61골을 기록했는데 헤딩골은 4개였다.
<연합뉴스>
손흥민은 2017년 12월 14일 펼쳐진 브라이턴 호브 앨비언과 2017-2018 EPL 17라운드에서 1-0으로 앞서던 후반 42분 헤딩으로 추가 골을 터트렸다. 손흥민의 EPL 무대 첫 헤딩 득점이었다.
그는 2018년 3월 4일 허더즈필드와 2017-2018 EPL 29라운드에서는 왼발로 결승골을 터트리고 헤딩으로 추가 골을 기록하며 팀의 2-0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한동안 '머리'를 쉬었던 손흥민은 올해 1월 23일 노리치시티와 2019-2020 EPL 24라운드에서 1-1로 팽팽하던 후반 34분 헤딩으로 결승 골을 터트리며 팬들을 즐겁게 했다.
그로부터 9개월이 지난 오늘 손흥민은 자신의 세 번째 헤딩 득점과 비슷한 시간대에 머리로 결승 골을 꽂아 자신의 EPL 통산 4번째 헤딩 득점을 완성했다. 올해 두 번째 헤딩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