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 수요 회복세는 우리에게도 청신호임에 틀림없다.”
미국 내 항공기를 이용한 승객수가 하루 100만명을 넘어섰다는 소식을 들은 한 국적 항공사 관계자의 첫 반응이다.
미국 내 항공 수요 회복 조짐을 놓고 국적 항공사들은 미주 노선 수요의 반등이라는 동반 상승 효과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감소한 항공 수요폭이 워낙 클 뿐만 아니라 미국 출발 승객에 대한 한국의 자가격리 조치라는 현실적인 제한이 있어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USA투데이는 연방 교통안전청(TSA) 자료를 인용해 18일 미국 내 공항 검색대를 통과한 항공기 승객수가 지난 3월17일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고 20일 보도했다.
TSA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미국 내 공항 검색대를 통과한 항공 승객수는 모두 610만명으로, 이 수치 역시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미국 내 항공 승객 수는 4월에는 하루 10만명을 밑돌 정도로 바닥을 친 적도 있다.
지난주 처음으로 항공기 이용 승객 수가 하루 100만명을 넘어서면서 회복 기지개를 켰다고는 하지만 지난해의 260만명인 점을 고려하면 아직 갈 길은 멀어 보인다고 매체는 전했다.
연방정부의 대규모 재정지원 여부가 정치권 협상 결렬로 불투명한데다 유럽발 코로나19 재확산도 미국 내 항공 수요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항공 여객 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지 여부는 아무도 모른다고 전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국적 항공사 관계자들은 미국 내 항공 승객수 100만명 돌파 소식에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내며 내심 기대감도 드러내고 있다.
국적 항공사의 한 관계자는 “항공 수요가 반등했다는 것은 우리에게도 수요 반등의 사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비성수기인 10월의 미주 노선의 평균 탑승률은 30%대에 머물러 있지만 최근 들어 한국행 노선에서 임박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수요 반등의 기미를 나타내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임박 수요란 탑승 30일 전 항공권을 구매하는 수요를 뜻한다.
최근 한국과 베트남 사이에 항공 노선 재개 협상이 진행 중이다.
문제는 한국의 미국발 승객에 대한 14일 의무 자가격리 조치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 자가격리 조치의 완화 또는 해제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국적 항공사들은 내다보고 있다. 항공 수요 반등까지 국적 항공사들은 버텨내기 위해 전략적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국적 항공사들은 최근에는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해 화물 운송으로 승객 감소에 따른 대체 수요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 대한항공은 B777 여객기 2대를 화물기로 개조해 미국 콜럼버스-인천 항로에 투입했고, 아시아나항공도 세계 처음으로 A350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해 LA-인천 노선을 운항하며 공급량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화물 운송 여객기는 많은 때는 LA-인천간 하루 4편까지 운항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이르면 올 연말쯤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면 이를 운송할 항공 수요 급증도 국적 항공사들에게는 생존 먹거리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테스크포스팀(TF)을 운영해 백신 운송 수요에 대비하고 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