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비자(H-1B) 받기가 더 어려워 질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8일 H-1B 규정을 까다롭게 손질했다. 연방 노동부와 USCIS가 동시에 발표한 개정된 H-1B 규정에는 H-1B 전문인력을 고용하는 회사나 H-1B 신분 신청자가 받아 들이기 어려운 독소 조항이 많다.
-노동부가 임금 규정을 강화했는데
한마디로 H-1B 관련 임금을 대폭 상향 조정한 것이 핵심이다. 미국의 노동시장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H-1B 전문 인력이 받는 임금을 큰 폭으로 올렸다. H-1B 전문 인력들이 같은 수준의 다른 전문 인력보다 사실상 더 높은 수준의 급료를 주도록 규정한 것이다.
고용주가 연방 노동부의 임금통계자료(OES)를 사용해 H-1B 전문 인력의 임금을 정할 때는 4단계 임금를 사용하도록 한 것이다. 결국 1단계 임금으로는 H-1B 신분을 받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게 되었다. H-1B 신청자의 임금은 적어도 2단계는 되어야 한다. 더 안전하려면 임금을 3단계나 4단계로 올려야 하는데, 중소기업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H-1B 전문직 정의도 일부 바뀌었는데
무엇보다도 직무와 학위가 ‘직접’ 관련이 되어야 한다. 개정 H-1B 룰에는 ‘직접’이라는 단어가 추가되었다. USCIS는 일반 학위로는 H-1 전문 직종과 유관성을 입증할 수 없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 가령 일반 엔지니어링 학위로는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특정 업무를 시행하는데 직접 관련된 학위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특정 직무를 수행할 때 반드시 특정 학위를 가져야 한다는 아니라는 것이 USCIS의 입장이다.
이것을 실제 상황에 적용해 본다면,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거의 확실하게 H-1B 자격이 없다. 그 이유는 2년제 대학을 졸업한 준학사도 컴퓨터 프로그래머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력 파견업체가 고용하는 H-1B 전문 인력 관련 규정도 손질을 많이 했는데
만약 직접 고용이 아니고, 다른 회사가 파견 근무하는 형태의 고용일 때는 H-1B 유효기간이 1년에 불과하다. 전문직을 고용한 회사만 H-1B 직원을 채용할 수 있지만 많은 인력 파견회사들이 해외 전문인력을 대상으로 H-1B를 신청해 다른 회사에 파견 근무하도록 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런 인력 파견회사와 H-1B 전문 인력도 명확한 고용관계를 가져야 한다. 인력 파견업체는 반드시 고용 계약서 등을 통해 전문인력과 고용 관계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이들 회사들도 인력을 채용하고, 급료를 지급하고, 해고 감독하는 고용주의 기본 조건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H-1B의 현장감사 룰도 강화했는데
H-1B 현장감사는 H-1B 승인 전 혹은 승인 후에 할 수 있다. 고용주 뿐만 아니라 제3자 근무지도 현장 감사 대상이 될 수 있다. USCIS가 진행하는 감사를 거부한 업체는 H-1B를 받을 수 없다.
-이 룰은 언제부터 적용되는가
노동부가 발표한 임금 규정은 바로 시행에 들어갔다. 그러나 USCIS 관련 새 규정은 60일 유예 기간을 거친 뒤 12월8일 이후에 접수된 케이스에 적용된다. 현재 계류된 케이스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임금 규정은 즉시 시행되므로, 신규 H-1B 케이스 뿐만 아니라 H-1B를 연장 케이스도 영향을 받게 된다.
그러나 USCIS의 H-1B 규정이 시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H-1B 전문인력을 채용하고 있는 회사들이 새 규정이 행정절차법이 정한 입법예고 절차를 무시했다는 것을 근거로 제소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김성환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