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인기를 누리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음악 시상식 '빌보드 뮤직 어워즈'(BBMA)에서 4년 연속으로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받았다.
방탄소년단은 14일 로스앤젤레스(LA) 돌비 극장에서 열린 '2020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수상자로 호명됐다.
빌보드 뮤직 어워즈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그래미 어워즈'와 함께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으로 꼽히며 빌보드 차트에 기반해 시상한다.
◇ BTS, '톱 소셜' 이변 없는 수상…"아미와 늘 긴밀히 연결"
방탄소년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시상식에 직접 참여하지 못했으나 화상으로 '톱 소셜 아티스트' 수상소감을 전달했다.
제이홉은 "이 상을 4년 연속으로 주신 아미(방탄소년단 팬)에 감사하다"고 했고, 리더 RM은 "이 상은 아미와 BTS가 세계 어디에 있건 우리가 언제나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생생한 증거"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017년 처음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 초청돼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받은 이후 매년 이 부문 수상자로 선정돼왔다.
'톱 소셜 아티스트'는 온라인 영향력을 보여주는 빌보드 '소셜 50' 차트 랭킹 등이 영향을 미치며 팬 투표도 반영되는 부문이다. 올해 방탄소년단 외에 한국 그룹 엑소와 갓세븐, 팝스타 빌리 아일리시와 아리아나 그란데가 후보에 올랐다.
방탄소년단은 현재 소셜미디어 상에서는 전 세계 가수 가운데 비교 대상이 없을 정도로 압도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어 올해도 수상이 유력시됐다.
한편 방탄소년단은 본상 중 하나인 '톱 듀오/그룹' 부문에도 후보로 올라 2관왕 기대도 나왔지만 조나스 브라더스가 트로피를 가져갔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톱 듀오/그룹' 부문에서 한국 가수로 최초로 수상의 영예를 안으며 주류 팝 시장 중심부에서 성과를 공인받았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 1위를 세 차례 차지한 '다이너마이트'(Dynamite) 공연도 펼쳤다. '다이너마이트' 무대는 시상식 마무리 무렵에 배치돼 이들의 높은 영향력을 보여줬다.
진행자 켈리 클락슨은 "지난번 시상식 때 라스베이거스 무대에서 이들을 직접 소개했는데 팬들의 함성이 멀리 한국에서도 들릴 정도였다. 제 귀가 아직도 낫지 않았다"고 너스레를 떨며 "빌보드 핫 100 1위의 주인공"이라고 소개했다.
붉은 복고풍 수트를 입은 방탄소년단은 재즈풍으로 편곡된 '다이너마이트' 무대를 경쾌하게 선보였다. 멤버들 배경에는 라이브 밴드와 흥겨운 코러스 모습이 영상으로 펼쳐져 생동감을 더했다.
무대 말미에는 배경에 공항 이·착륙 현황판이 나타나며 비행기가 날아갔다.
◇ '투표하세요' 드레스 입은 리조…포스트 말론 9관왕 기염
이날 시상식에서는 메가 히트곡 '서클스'(Circles)를 탄생시킨 싱어송라이터 포스트 말론이 최고상인 '톱 아티스트'를 포함해 9개의 트로피를 가져가는 기염을 토했다. 그는 올해 총 16건의 후보에 올랐다.
켈리 클락슨이 트로피 9개를 카트에 실어 건네주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빌리 아일리시가 '톱 빌보드 200 앨범', '톱 뉴 아티스트' 부문에서 수상했고, '톱 핫 100 송'은 '올드 타운 로드'를 히트시킨 릴 나스 엑스 몫이었다.
사회·문화 전반에서 혁신적 변화를 만든 아티스트에게 수여하기 위해 올해 신설한 '빌보드 체인지 메이커'(Billboard Change Maker)상은 래퍼이자 사회 운동가인 킬러 마이크에게 돌아갔다. 그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
많은 스타들이 다음 달로 다가온 미국 대선을 겨냥해 목소리를 냈다.
'톱 송 세일즈 아티스트' 수상자로 선정된 리조는 '투표하세요'(VOTE)라는 글자가 사방에 적힌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올랐다. 그는 "음악을 통해서든, 저항을 통해서든, 투표권으로든 당신의 힘을 사용해 달라"며 "목소리를 내고 억압받기를 거부해 달라"고 당부했다.
칼리드는 '톱 R&B 아티스트'를 수상하는 자리에서 "지금 당신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했고, 빌리 아일리시도 "꼭 투표하시고 마스크 쓰시고 손 씻으시라"고 말했다.
데미 로바토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비판한 신곡 '커맨더 인 치프' 무대를 이날 처음 공개하며 '투표하세요' 대형 문구를 배경에 띄웠다.
포스트 말론을 포함해 브랜디, 얼리샤 키스, 존 레전드, 시아, 도자 캣, 엔 보그 등 여러 팝스타가 공연을 펼쳤고 지난 6일 타계한 전설적 기타리스트 에디 반 헤일런을 추모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올해 빌보드 뮤직 어워즈는 당초 4월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연기된 후 무관중으로 진행됐다. 시상식 집계에 반영되는 기간은 지난해 3월 23일부터 올해 3월 14일까지다.
이날 시상식은 미 NBC에서 생중계됐으며 국내에서는 엠넷이 단독 생중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