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했던 LA 하늘이 열흘째 재가 날리고 회색구름이 덮여있다.
코로나 때문에 덧없이 흘러간 지난 6개월이 야속하기만 한데 나쁜 공기로 골프마저 마음 놓고 칠 수 없으니 답답한 마음 그지없다. 어느새 가버린 여름을 뒤로하고 10월과 11월 가을 골프를 준비해본다. 골프 투어에 참가하고 싶었으나 제한된 예약 상황 때문에 참가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다 기회를 제공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코로나 안전을 위해 개별적으로 출발하기 때문에 자동차로 2시간내 거리에 있고, 누구나 라운드 해보고 싶어 하는 명품 골프코스이며 개인적으로 예약하기 쉽지 않은 골프코스를 찾아본다. 특히 샌디에고 토리 파인스 사우스 코스의 경우 주말 예약은 거의 불가능하며 특히 단체의 경우 여행사 특별 예약을 통해서는 가능하다.
인기를 모았던 토리 파인스, 샌드 파이퍼 스페셜에 이어 이번 칼엄에서는 칼스베드에 있는 라코스타와 더 크로싱 골프코스를 소개한다.
■라코스타 골프코스(La Costa Resort and Golf Course)
우리에게 익숙한 라코스타 리조트 골프코스는 LA에서 2시간 남짓 떨어진 칼스베드에 위치한 스패니시 스타일의 최고 수준의 고급 리조트다. 라코스타 리조트는 일년내내 언제나 화창한 날씨와 잘 관리된 리조트로 그 명성만큼이나 할리웃 스타를 비롯한 유명 정치인, 기업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리조트에 들어서는 순간 눈부신 흰색 건물에 빨간 지붕, 풀장을 둘러싼 파란 파라솔이 조화를 이루어 지중해의 우아한 리조트를 방불케 할 정도로 아름답다.
주택들이 리조트를 둘러싸고 있고 골프코스의 페어웨이 양 옆에는 높은 팜 트리가 즐비하게 줄지어 있어 주택단지의 오아시스 같은 느낌이다.
고급 리조트답게 스태프들의 세련된 매너와 서비스도 일품이며 특히 스파는 유명하다.
라코스타 골프코스는 WGC 엑센추어 매치 플레이 챔피언십을 비롯한 많은 PGA급 골프대회가 열려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 필 미켈슨 등 내로라하는 유명 골프선수들이 우승해 유명해 졌다. 지난 2010년에는 이 곳에서 열린 LPGA 기아 클래식에서 초청선수로 참가했던 서희경이 우승한 적도 있다.
골프코스는 쉬운 홀과 개울을 건너고 계곡을 넘겨야 하는 홀들이 다양하게 디자인돼 기억에 남는다. 챔피언 코스(블루티 기준 6,742야드·파 72)와 레전드 코스(6,587야드·파 72)가 있다.
레전드 코스의 경우 거리가 짧다고 만만하게 도전하다가는 스코어를 망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도그 렉 홀에서는 정직하게 돌아갈 것을 권한다. 장타를 뽐내기 위해 숲을 넘기려고 도전하다가 숲에 빠져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아기자기한 레이아웃과 다양한 모양의 그린, 하얀 밀가루를 뿌려 놓은 듯한 벙커 등이 인상적이다. 아직 가보진 않은 사람들에게 한번쯤 꼭 라운드해보기를 추천하며 코로나 사태 이전에 다녀온 사람도 휴식을 겸해 도전해 보기를 권한다.
지난 2019년 북미골프 매거진이 선정한 북미 100대 리조트 골프코스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골프 다이제스트, 골프 위크 등 각종 골프잡지가 선정한 베스트 골프코스에 이름을 올려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더 크로싱스 엣 칼스베드(The Crossing at Carlsbad)
라코스타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크로싱스 골프코스도 라코스타 못지않게 잘 관리된 코스다.
유명 골프 설계가인 론 갈스 특유의 아름다운 디자인에 그린 주변에 위치한 고깔모양의 해변 스타일 벙커가 독특한 맛을 제공한다.
퍼블릭이지만 스태프들의 세련된 매너가 돋보이며 벤트 글래스 그린과 잘 관리된 버뮤다 페어웨이는 플레이어들에게 만족감을 제공한다. 더 크로싱스에서 플레이해 본 사람들은 거의 가격에 비해 너무 좋은 골프코스라는 말을 할 정도로 관리가 잘 돼있고 골프 코스의 경치도 아름답다.
거리는 블루티 기준 그리 길지는 않으나 곳곳에 연못이 있고 그린도 굴곡이 있어 쉽지가 않다. 여성 티는 정확한 샷을 구사하는 골퍼들의 경우 만족할 만한 점수를 낼 수 있어 관리가 잘 안된 로컬 골프장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데도 안성맞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