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학생 출신 한인 음악 믹싱 엔지니어가 미 주류 음악계는 물론 K-팝 분야에서도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주인공은 할리웃 음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한인 믹싱 엔지니어 김영현(24세·영어명 데이빗)씨다. 김씨는 최근 한국에서 프로듀서 박진영씨가 원더걸스 출신 선미와 함께 발매한 신곡 ‘웬 위 디스코(When We Disco)’ 믹싱 작업에 그래미 어워드를 수상한 세계적인 믹싱엔지니어 토니 마세라티와 함께 참여했다.
이 곡은 여름 가요계에 레트로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70·80년대 디스코 음악이 찬란하던 시대의 추억을 그대로 소환한 이곡은 충만한 복고풍 감성이 묻어나는 선율에 세련된 사운드를 덧입혀 쉬우면서도 중독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몇십년 전 복고풍 음악을 요즘 젊은층 감성으로 재해석한 김씨는 “대중이 들으면서 아련한 추억에 빠지는 동시에 세련됐다고 느끼게 하고 싶었다”며 “동시에 춤추고 싶도록 사운드를 풍성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김씨는 15세 때 콜로라도주 포트콜린스로 유학 온 조기유학생 출신이다. 고등학생 때 곡을 쓰고 프로듀싱에 관심 있던 김씨는 프로듀싱에 중요한 믹싱을 배우기 위해 보스턴의 버클리 음대에 진학해 뮤직 프로덕션 앤 엔지니어링을 전공했다.
재학생 시절부터 세계적 레코딩·믹싱 대회(AES)에 출전해 녹음, 프로듀싱, 믹싱한 곡으로 수상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졸업 후에는 할리웃에서 아리아나 그란데, 레이디 가가, 에드 시런, 비욘세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작업한 토니 마세라티와 함께 일을 하며 커리어를 쌓고 있다.
최근에는 비욘세의 ‘라이온 킹’ 앨범 작업, 백스트리트 보이즈 ‘렛 잇 비 미’ 등 믹싱 작업을 했고, 빌보드 차트를 휩쓴 셀레나 고메스의 앨범에도 참여해 주목을 받고 있다. 또 트와이스 ‘팬시’ 앨범 작업 등 K-팝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김씨에 따르면 미국에 비해 한국 음악계에서 믹싱 엔지니어링 분야는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카메라로 따지면 찍고 보정하는 작업이 바로 음악에서 믹싱 단계다. 가요에서 마지막으로 곡을 깔끔하고 풍성하게 만드는 믹싱 엔지니어링 작업은 곡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중요하다.
김씨는 “한국 가요는 보컬과 악기가 두드러지는데 미국 가요는 프로듀싱으로 평균 100개의 소리를 균형 있게 맞추고 보정해서 들을 때 꽉차고 풍성한 느낌”이라며 “미국에서 작업하면서 배운 믹싱 테크놀러지를 한국 가요계에 도입해 한국 가요를 발전시키고 싶다”고 밝혔다.
<이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