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를 시작한 미 전역 대학 캠퍼스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집단 감염이 속출하고 있다.
온라인 원격 수업과 함께 일대일 대면 수업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올 가을학기를 시작한 대학들은 부랴부랴 다시 100% 온라인 수업으로 긴급 전환하는 등 초비상이 걸렸다.
또 이같은 상황에서 가을학기를 맞아 대학 캠퍼스로 자녀를 떠나보냈거나 보내야 하는 한인 학부모들은 혹시나 자녀들이 학교에 돌아가 코로나19에 노출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걱정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번주 들어 전국 유명 대학 캠퍼스 몇 곳에서 충격적인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례들이 터져나왔다.
18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인디애나주 유명 사립대인 노터데임대는 학기 시작 2주만에 학생 147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첫주에 67명에 이어 전날 검사에서 87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것이다. 2주간 검사를 받은 총 학생 수는 927명으로 양성 비율은 16%에 이른다.
존 젠킨스 노터데임대 총장은 코로나19 감염자가 계속 증가한다면 전교생을 모두 집으로 돌려보내고 다시 완전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는 초강수를 둘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UNC)도 개강 첫 주에 무려 177명의 학생들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주 가을학기를 일찌감치 개강했던 이 대학은 일주일 만에 집단 감염이 발생하자 17일 올 가을학기를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고 긴급 발표했다.
이같이 노터데임대와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에서 발생한 학생 집단 감염은 캠퍼스 안밖에서 벌어진 학생들의 파티와 연관돼 있다고 월스트릿저널이 전했다. 개학과 함께 캠퍼스에 모인 학생들이 코로나19 관련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고 무분별하게 모임과 파티를 즐기다가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를 부른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하버드, 스탠포드, 프린스턴, 유펜, 칼텍, 존스홉킨스. 조지타운, 컬럼비아 등 가을학기에 전면 온라인 수업을 결정한 대학들의 학부모들은 다소 안심하고 있는 노터데임을 비롯해 노스웨스턴, 코넬, 듀크 등 대면 수업 재개 결정을 한 학교들에 자녀들을 다시 보낸 한인 학부모들은 대학 내 집단 감염 뉴스가 쏟아지면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딸이 노테데임대에 재학 중인 김혜정씨는 “개학한지 일주일만에 수십명의 확진자가 나왔다고 하더라”며 “학생들이 연일 개학 파티를 열고 있다고 들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매일 불안하다”고 말했다.
역시 가을학기 일부 대면수업을 재개하는 카네기멜론 대학에 이번 주말 딸을 보내야 하는 LA의 에이미 김씨는 “학교 아파트가 모두 싱글로 전환돼 혼자 살기는 하지만 학교에서 학생들이 모이면서 감염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마스크를 많이 준비해 보내려하지만 걱정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브라운대학교 응급의학 조교수 메건 래니는 “학생들을 캠퍼스에 모아놓고 파티에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정기적 검사와 마스크를 의무화하고 필요하면 캠퍼스를 폐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학생들의 감염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LA 카운티는 관할 지역 내 대학들에서 대면수업을 금지하고 캠퍼스 내 숙소는 최대한 제한하는 대학 캠퍼스 재개 관련 공공보건 규정을 18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LA 카운티 내 클레어몬트 5개 대학 중 유일하게 대면 수업을 계획했던 하비머드 칼리지는 이를 철회하고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고, UCLA는 9월28일까지 가을학기를 시작하지 않을 예정이다. UCLA는 실험실 작업, 공연 예술 및 임상 건강 수업을 포함해 약 8% 대면수업을 제공할 계획이지만 카운티 지침은 공중보건, 응급서비스, 식품, 에너지 및 교통수단 같은 ‘필수인력’ 관련 교육이 포함된 수업만 대면수업을 제공할 수 있다고 제한한 상태다.
또 17일 이미 가을학기를 시작한 USC는 감염사례가 급증하자 하이브리드 수업을 더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이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