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시장에서 바이어들의 ‘복수’가 시작됐다. 코로나 봉쇄령에 묶였던 주택 매매 활동이 풀리면서 바이어들이 마치 분풀이하듯 주택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 바닥을 찍었던 주택 거래량은 두 달 연속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주택 시장은 다시 과열 양상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설마 집이 팔릴까 하며 조심스러워하던 셀러들도 이제 굳게 닫힌 마음을 빗장을 풀고 하나둘씩 집을 내놓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수년래 집을 팔기에 가장 유리한 시기가 찾아왔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미래 주택 거래 동향을 보여주는 5월 잠정 주택 판매 지수는 전달 대비 약 44.3%나 폭등하며 월별 대비로 2001년 이후 최대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6월 잠정 주택 판매 지수 역시 5월 대비 약 16.6%나 증가하며 두 달 연속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잠정 주택 판매 지수는 주택 구매 계약 체결 건수를 집계한 지수로 그만큼 많은 바이어들이 주택 구매에 나섰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증가하고 있는 수요는 주로 도심 외곽 지역 중소 도시의 주택 가격이 저렴한 지역에 몰리고 있다. 부동산 중개 업체 윈더미어의 매튜 가드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원거리 재택근무를 허용하는 대기업이 늘면서 가격이 저렴한 중소도시의 규모가 큰 집을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바이어가 물밀듯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코로나19로 빠진 매물은 좀처럼 채워지지 않고 있다. ‘전국 부동산 중개인 협회’(NAR) 로렌스 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이미 매물 부족 사태가 심각했다”라며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매물 부족 사태가 더욱 심화됐다”라며 극심한 매물 부족 현상에 대해 우려했다. NAR 시장 분석에 따르면 6월 주택 재고는 지난해 대비 약 27%나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매물 부족 현상이 코로나19 사태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최근 주택 보유 기간이 점차 길어지는 추세로 이에 따라 시장에 나오는 매물은 점차 감소 추세다. NAR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평균 주택 보유 기간은 최근 약 13년까지 늘어났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매물이 부족한 이유로 과거와 비교해 급매성 매물이 자취를 감추는 현상도 지적했다. 모기지 유예 프로그램과 실업 급여 혜택 등 정부의 대대적인 경제 지원 정책으로 과거의 경우 숏세일 또는 압류로부터 보호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