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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기본기가 품격을 만든다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20-06-26 09:09:57

신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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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복 없는 주행성능·SUV 인기 힘입어

11년 만에 올 수입차 점유율 13% 돌파

포드·링컨·캐딜락·지프 신차 대거 선봬

소비자 선택폭 확대…상승세 이어갈 듯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미국 브랜드들이 11년 만에 점유율 10%를 돌파하며 약진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 1~5월 미국 브랜드의 점유율은 13.25%. 지난해 9.79%에서 약 3.5%포인트 뛰어오른 수치다. 쉐보레 브랜드 일부 차종의 통계 편입도 한몫 했지만, 불매 운동으로 이탈한 일본 브랜드 소비자들과 차별화를 노리는 예비 수입차 오너들을 미국 브랜드들이 차량 라인업 확대로 적극 끌어당긴 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막상 살 차가 없다”. 수입차 구입을 고민하는 예비 오너들로부터 종종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전 세계에서 다양한 차들이 쏟아져 들어오는 시대에 다소 의아하게 들릴 수 있지만, 사정을 들어보면 어떤 측면에선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우선 수입차 구입을 고려하는 첫 번째 이유인 ‘차별화’가 어렵다. 국내 수입차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폭스바겐 등 ‘독일 3사’가 인기지만 점유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차별화가 쉽지 않다는 말도 된다. 특유의 내구성과 정숙성으로 수입차 시장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일본 브랜드들은 양국 관계 악화로 인한 불매운동으로 손이 가질 않는다. 다른 유럽 국가들의 브랜드는 긴 대기시간, 서비스 인프라 미비, 낮은 브랜드 인지도 등등 각각의 이유로 큰 돈을 쓰기 망설여진다.

이 같은 ‘풍요 속 빈곤’을 느끼는 소비자들에게 미국 브랜드들이 해결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자동차의 본고장 브랜드답게 잘 달리고 잘 서는 탄탄한 기본기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선호 흐름을 충족시키는 우람한 체격을 갖췄다. 최근엔 캐딜락, 링컨 등 고급 브랜드들이 라인업 다변화에 가세하면서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들에게 ‘고급 감성’까지 어필하고 있다.

이 같은 미국 브랜드의 매력이 먹혔을까. 올 들어 지난달까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미국 브랜드 점유율은 13.25%로 지난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9.79%에서 뛰어올랐다. 점유율 10%를 넘긴 건 2009년 10.07%를 기록한 이후 11년 만이다. 작년부터 수입차 통계 집계에 포함된 한국GM 쉐보레 일부 차종의 영향이 크긴 하지만 이들 차종이 대형 SUV ‘트래버스’와 픽업 트럭 ‘콜로라도’ 등 ‘미국 감성’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미국 브랜드들의 약진으로 볼 수 있다는 평가다.

사실 미국 브랜드는 국내 수입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3년만 해도 수입차 점유율 16.28%를 차지하던 ‘강자’였다. 크라이슬러의 ‘PT크루저’와 ‘세브링’, 포드 ‘파이브헌드레드’ 등이 국내 도로를 달리던 시기였다. 2000년대 후반엔 크라이슬러 ‘300C’ 모델이 돌풍을 일으키며 한 해 1,763대(2007년)가 팔리기도 했다. 포드도 ‘포커스’와 ‘토러스’ 등 세단을 앞세워 명맥을 이어나갔다. 그러나 2010년 미국차 점유율은 8.23%로 10% 밑으로 주저앉았다. 당시의 고유가 추세와 ‘클린 디젤’을 앞세운 독일차로의 수입차 시장 재편이 이유로 꼽힌다.

절치부심하던 미국 브랜드들이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SUV 바람이 불면서다. 크라이슬러는 2015년부터 국내 시장에서 SUV 전문 브랜드 지프를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기 시작했다. 포드에는 불세출의 스타 ‘익스플로러’가 있었다. 국내 대형 SUV 시장을 개척한 익스플로러는 2016년 4,739대, 2017년 6,021대, 2018년 6,909대가 팔렸다. 단일 모델이 포드 브랜드 전체 판매량의 70% 가까이를 담당했다. 익스플로러의 ‘대활약’에 힘입어 포드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1만대 클럽에 등극했다. 2000년대 후반만 해도 포드는 국내 시장 판매량이 2,000여 대에 그쳤다. 2019년엔 바통을 터치해 지프가 1만대 클럽에 올랐고, 미국 브랜드 점유율도 2015년 7.18%에서 2019년 9.79%, 올해 5월까지 누적 13.25%로 상승했다.

고급 브랜드의 가세도 빼놓을 수 없다. 캐딜락이 대표적이다. 2000년대만 해도 200~300대의 미미한 판매량에 그쳤던 캐딜락은 2017년 2,008대, 2018년 2,101대로 판매량 2,000대를 넘기며 미국차 판매량 증가에 일조했다. 캐딜락은 작년에도 1,714대로 견조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미국 브랜드는 캐딜락과 링컨 등 고급 브랜드들의 라인업 확대에 힘입어 점유율을 늘려나갈 태세다. 캐딜락은 세단 CT6와 SUV XT5·XT6 등을 앞세우고 있다. 링컨은 콤팩트 럭셔리 SUV 코세어를 국내에 출시하면서 SUV 라인업을 구축했다. 코세어 외에도 중형 SUV 노틸러스, 대형 SUV 에비에이터가 고급스러우면서도 육중한 미국 SUV의 매력을 발산한다. 지프 또한 컴팩트 SUV 레니게이드를 시작으로 컴패스, 체로키, 그랜드체로키, 랭글러 등 탄탄한 라인업을 갖췄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브랜드에 목마른 국내 수입차 소비자들이 미국 브랜드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추세”라며 “미국 브랜드들은 기본적으로 탄탄한 주행성능을 갖춘데다 SUV를 중심으로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며 소비자들 기대에 부응하고 있어 당분간 점유율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박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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