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중국을 비하하는 ‘쿵 플루(kung flu)’로 지칭하면서 인종차별 편견 조장 논란을 일으킨 가운데(본보 23일자 보도) 공화당 소속인 한인 영 김 연방하원의원 후보(캘리포니아 39지구)가 트럼프 대통령의 ‘쿵 플루’ 용어 사용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소신 발언을 하고 나서서 주목받고 있다.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는 영 김(사진) 후보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쿵 플루’라고 부른 것을 공식 비판하면서 소셜미디어에서 논쟁이 뜨겁다고 보도했다.
김 후보는 이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아태계 커뮤니티와 연결 짓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많은 이들에게상처를 준다”며 “코로나19 퇴치를 위해 모든 미국인이 단결해 노력해야 할 때 어젯밤 대통령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글을 올렸다.
김 후보의 이같은 지적에 대해 일부 온건 공화당원들은 아시아계 주민에 대한 인종차별과 증오범죄 사건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영 김 후보의 발언을 지지하며 김 후보에게 감사를 표시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수백여명의 강성 트럼프 지지자들이 김 후보의 소셜미디어로 몰려가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부 트럼프 지지자들은 한인인 영 김 후보를 ‘중국의 스파이’라면서 ‘집으로 돌아가라’로 언급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한 인종차별적 편견을 드러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지적한 영 김 후보의 이번 행보가 오는 11월 결선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고 분석했다.
인종적 비방 의미가 담긴 트럼프 대통령의 ‘쿵 플루’ 발언이 온건성향 공화당원들의 등을 돌리게 할 수 있지만, 영 김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은 강성 공화당원들의 반감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여론전문가 아담 프로볼스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적 발언들은 결국 공화당 후보들에게 해를 끼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문은 영 김 후보의 경쟁자인 민주당 현역의원 길 시스네로스가 같은 날 오전 소셜미디어를 통해 ‘쿵 플루’와 같은 ‘반아태계 표현’(Anti AAPI Rhetoric)에 맞서 함께 힘을 합치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연방하원 39지구는 아시아계 유권자가 23.5%를 차지하는 지역구로, 김 후보는 지난 2018년 당시 시스네로스 후보와 맞붙어 치열한 대결 끝에 3.2% 표차로 아쉽게 낙선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쿵 플루’ 발언 논란과 관련, 역시 오렌지카운티에서 연방하원의원(45지구) 선거에 출마한 한인 미셸 박 스틸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한 공식적인 대응은 내놓지 않았고, 대신 이에 대한 질문을 받자 “코로나19가 비록 중국에서 시작됐지만, 부적절한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분열을 야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고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는 전했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