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현장 예배 중단 명령이 내려졌을 때 시카고 대형 교회 소울 시티 처치 진 스티븐스 담임목사는 잠시 큰 고민에 빠졌다. 교회는 당시 900만 달러 기금 모금을 한창 진행 중이었는데 예배 중단 명령으로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스티븐스 목사는 교인들의 기금 약속 행사를 10일 앞두고 행사를 중단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지난달 말 코로나19 이후 교회 운영을 논의하기 위해 전국 주요 대형 교회 목사들이 화상 회의로 모인 자리에 참석한 스티븐스 목사는 “중단 결정이 가져올 교회 운영 차질로 잠시 슬픔에 빠졌다”라고 고백하며 “하지만 교회와 교인들에게 교회 운영진의 하나님에 대한 신뢰를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운 기회였다”라고 이야기했다.
화상 회의에 참석한 목사들은 모두 코로나19 사태 교회 운영에 갑작스러운 변화가 발생했고 앞으로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대형 교회 시코스트 처치는 그중에서도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교회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여러 장소에서 동시에 주일 예배를 진행해 온 시코스트 교회는 차별화된 온라인 예배를 시작했다.
시코스트 교회는 대부분 교회가 기존 예배당 강단을 배경으로 온라인 예배를 진행하는 것과 달리 배경을 일반 주택의 거실처럼 꾸몄다. 대부분 교인들이 가족들과 함께 집안 거실에서 온라인 예배를 시청하는 것에 착안해서 교인들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서 친밀한 예배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시코스트 처치는 또 기존 현장 예배를 진행할 때와 달리 외부 강사 초청 횟수를 최대한 줄이고 담임목사가 진행하는 예배 순서로 대부분 채우고 있다. 조시 슈랏 담임 목사는 “이제 시니어 교인들도 ‘줌’(Zoom) 미팅을 배워서 쉽게 사용할 수 있다”라며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고 예전으로 돌아가더라도 교인들과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이 더 많아진 셈”이라고 말했다.
조사 기관 바나 그룹이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 조만간 현장 예배를 재개할 것으로 기대하는 목사가 상당수로 나타났다. 이미 5월 중에 현장 예배를 부분적으로 재개한 교회가 늘고 있는 가운데 조사 참여 목사 중 약 62%는 현장 예배 재개 시기로 6월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현장 예배 재개 시기가 7월과 8월 이후로 늦춰질 것으로 보는 목사도 약 46%에 달했다.
현장 예배가 재개되더라도 예전과는 사뭇 다른 예배 모습이 될 전망이다.
목사 중 대부분이 교인 간 바이러스 전파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 수칙을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많이 언급된 안전 수칙으로는 교인간 신체 접촉 차단으로 약 77%의 목사가 교인들에게 이를 당부하겠다고 답했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의 연장선으로 예배당 내에서 떨어져 앉기(약 75%), 교인 간 헌금함 전달 안 하기(약 53%), 마스크 착용하기(약 32%) 등의 안전 수칙도 많이 언급됐다.
아쉽지만 예배 후 식사나 간식 시간도 당분간 보기 힘들 전망이다. 약 33%의 교회가 현장 예배를 재개하더라도 커피나 도넛 같은 간식을 제공하지 않을 계획임을 밝혔다.
올해 계획된 선교 여행을 취소하겠다는 교회는 약 87%, 아픈 교인에게는 예배 참석을 자제하고 집에 머무를 것을 권고하겠다는 교회도 약 84%로 나타났다.
<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