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학교에 진학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걱정은 커져만 간다. 특히 평가가 좋지 않은 학군에 거주하는 학부모들의 경우 사립학교는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되고 공립학교는 만족스럽지 않다. 이런 학부모들 사이에서 차터스쿨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대안학교 성격의 공립학교인 차터스쿨은 정부에서 재정을 지원해주는 공립학교지만 사립학교처럼 교육법 규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커리큘럼을 운영할 수 있는 사립 같은 공립학교이다. 차터 스쿨의 입학요건과 장단점 등 이모저모를 알아본다.
정부 지원받는 사립같은 공립…소규모 클래스에 독자 커리큘럼
거주지 제한 없어…고교는 도전적 과목이나 학습 프로그램 체크
■차터스쿨의 개념
차터스쿨은 일종의 자율형 공립학교다. 정부의 재정지원으로 운영되지만 일반 공립학교와는 달리 교육 당국의 각종 규정이나 규제에 얽매이지 않고 자율적으로 운영된다.
검증된 교육자, 교사, 커뮤니티 지도자들로 구성된 그룹등이 새롭게 설립하는 ‘스타트업’이나 기존의 공립학교가 차터로 전환하는 ‘컨버전’ 등 두 가지 형태의 차터스쿨이 있다.
유치원부터 초·중·고교까지 어느 과정이든 개설할 수 있는데 차터에 담긴 내용을 이행하지 못했다고 판단되면 이에 책임을 묻게 된다.
차터스쿨은 공립학교이기때문에 학생들에게 학비를 따로 받지 않는다.
■차터스쿨 입학 자격
기본적으로 거주지역과 관계 없이 모든 학생에게 개방되어 있다. 또한 교육의 평등권을 추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기 때문에 학생들은 입학에 있어 종교, 성별, 인종, 능력에 따른 차별을 받지 않는다.
신청만으로 입학이 가능한데 만약 정원에 비해 신청자가 많은 경우라면 추첨을 통해 선발하게 된다. 하지만 일부 독립학습(Indepenent Study)이나 비 교실(non classroom) 기반 차터스쿨의 경우 입학 신청에 있어 거주지역 위주의 제한을 두기도 한다.
■ 차터스쿨의 장점
많은 학부모들이 차터스쿨을 선택하는 것은 나름의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학교 교육자, 교사 및 학부모들에게 직접적인 운영권을 줌으로 각 지역의 특성을 살린 교육철학을 세울 수 있고 혁신적인 교수법을 장려할 수 있다는 것. 또 일반 공립학교에 비해서 학급 규모도 작다.
또 공립학교 시스템에 묶여있지 않기 때문에 교육과정 운영에 있어 보다 운신의 폭이 넓다. 어떤 혁신적인 대안, 예를 들면 수업방식이나 학생 지도 방침 등에 대해 더 신속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관료주의가 익숙한 일반 공립학교에 비해 변화를 모색하거나 새로운 프로젝트를 도입하기가 쉬운 편이다.
재정적인 면에서도 독립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학교가 필요한 물품 구입이나 수리, 학생 여행이나 활동 지원 등을 예산 범위 내에서 바로 시행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점 때문에 차터스쿨은 정부 지원과 개인 지원을 모두 받는다.
차터스쿨의 또 다른 장점은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것이다. 일반 공립학교의 경우 지정된 ‘홈스쿨’에 재학해야 하지만 차터스쿨의 경우 물리적인 바운더리가 없다. 이사를 할 필요 없이 자녀에게 더 잘 맞는 학교로 보낼 수 있는 선택권이 있다.
■ 차터스쿨의 단점
차터 스쿨 선택을 고려할 때 염두에 둬야 할 단점들도 알아둬야 한다. 차터스쿨의 경우 설립된지 5년 미만이 많고 대부분 학생수가 적은 대신 학교 사이즈도 작다.
일반 공립학교에 비해 캠퍼스도 협소하다. 일부 차터스쿨은 상가 등을 빌려쓰는 경우도 있다.
신설된 차터스쿨들은 여러 면에서 미흡할 수 있는데 특히 방과후 프로그램이나 AP나 어너 클래스 등의 부족이 지적되기도 한다.
또 일반 공립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학업 성취도 등을 비교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교사 문제도 짚고 넘어 갈 수 있다. 공립학교와 같이 모든 교사들에 대해 항상 자격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며 일부 차터스쿨 교사들은 아예 교육학을 전공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전통적인 공립학교보다 연봉은 적으면서 더 많은 일을 하는 등 교사들의 업무 강도도 지적된다. 이런 점 때문에 교사의 이직이 잦은 학교들이 있으며 이런 점은 학생들에게 부정적 영향이 되기도 한다.
■ 차터스쿨이 잘 맞을까
수많은 차터스쿨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좋은 학교를 선택하는 것은 쉽지 않다.
첫째 아무리 차터스쿨의 좋은 점이 많더라도 자녀와 차터스쿨과의 케미가 맞지 않는다면 선택하지 않는 편이 낫다. 기준은 여럿이 있을 수 있는데 우선 자녀의 학습 스타일을 고려해야 한다. 차터스쿨에 가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소규모에 클래스의 장점인 학생 개개인에 대한 특성 파악 및 세심한 관심이다.
자녀가 작은 교실의 환경에서 더 잘 학습하거나 비 전통적인 교육 방법에 적응한다면 차터스쿨이 적합하다.
부모의 생각도 고려 요인이다. 차터스쿨은 전통 공립학교보다 규모가 작은 만큼 더 적극적인 학부모의 참여를 기대한다. 학교 관련 모임이나 봉사도 잦고 재정적 후원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자녀 뿐 아니라 학부모 자신도 차터스쿨을 선택할 때는 이런 면을 감안해야 한다.
사실 차터스쿨을 고려하는 이유 중 하나는 지역의 공립학교 상황과 관계가 있다. 미국의 공립학교는 지역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 하지만 차터스쿨 역시 교육의 질, 재정상태, 교사 자질 등이 천양지차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지역 공립학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차터스쿨을 선택하고서 후회하는 게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어쨌든 전문가들은 차터스쿨을 선택할 때도 일반 공립학교를 선택하는 기준과 비슷하게 몇 가지 기준을 세워 놓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학부모들과 학생들 사이의 평판과 커리큘럼, 교사의 열정과 실력 등을 꼭 따져보아야 한다.
■차터스쿨 별 차이점 인식
차터스쿨은 자율적 운영이 가능해 학교별로 교육목표와 내용, 정책방향 등에 따라 유형이 매우 다양하고 규모와 수준도 학교마다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테크놀러지, 바이올러지 등 특정 분야를 중점으로 교육하는 학교, 장애가 있는 특수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 홈스쿨링 학생들을 위주로 한 학교 등 다양하다.
캘리포니아 교육 당국에 따르면 현재 1,200여개의 차터스쿨 중 80% 정도인 980여곳이 캠퍼스나 교실이 있는 차터스쿨이며 240여곳은 비 교실 운영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또 180여곳은 일반 공립교에서 전환한 컨버전 스쿨이며 1,000여곳은 스타트업으로 나타났다.
LA교육구도 차터스쿨이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2001년 40개에 불과하던 차터스쿨이 지난해 말 227개로 늘었다. 킨터카든에서 12학년까지 약 13만8,000여명이 재학중이다.
캘리포니아 전체에는 1,200여개의 차터스쿨이 운영중이다.
<이해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