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가 중미와 아프리카 이민자들의 미국행을 적극적으로 막아서면서 멕시코 남부 국경에 발이 묶인 이민자들이 늘고 있다.
멕시코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남부 치아파스주 타파출라를 출발해 북상하려던 이민자 행렬인 이른바 ‘캐러밴’의 이동을 저지했다고 멕시코 일간 엑셀시오르와 AP·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2,000 명가량의 이민자들은 12일 이른 아침 타파출라를 출발해 고속도로를 따라 도보로 30㎞가량 이동하다가 이날 오후 500명가량의 멕시코 국가방위대와 연방 경찰에 붙잡혔다.
멕시코 당국은 일부 달아난 이들을 제외한 이민자들을 버스에 태우고 돌아갔다. 이민자들을 어디로 데려가는지는 말하지 않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들 이민자는 중미와 카리브해, 아프리카 출신들로, 자국의 빈곤과 폭력 등을 피해 미국으로 가려는 이들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멕시코를 거슬러 올라가 미국 국경까지 가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을 받은 멕시코가 이민자 단속을 강화하면서 멕시코를 통과하기가 어려워졌다.
멕시코의 통과비자 발급이 까다로워지면서 이민자들은 몇 주에서 몇 개월까지 남부 국경에서 비자를 기다리게 됐고, 기약 없는 기다림에 지친 이민자들이 결국 참지 못하고 다 함께 걸어서 북상하기로 한 것이다.
멕시코 경유가 어려워지면서 중미 이민자들은 미국행을 접고 돌아가기도 하지만 멀리서 온 아프리카 이민자들의 경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멕시코 국경에 기약 없이 발이 묶이는 경우가 많다.
카메룬과 민주 콩고, 앙골라 등에서 온 이민자들은 비교적 입국이 쉬운 에콰도르를 통해 미주 대륙에 입성한 뒤 콜롬비아와 파나마, 멕시코 등을 거쳐 미국에 입국하곤 했다.
최근 멕시코 남부 국경에선 기다림에 지친 아프리카 이민자들이 멕시코 이민 당국을 상대로 시위를 벌이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1일엔 비자 없이 멕시코를 경유하려던 이민자들이 탄 배가 국경 부근 태평양 연안에서 뒤집혀 카메룬인 1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