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바에는 전기차를 사는 게 낫겠는데.” 한인 K모(54)씨는 세컨드 카(second car)로 전기차를 구입할 생각이다. 가뜩이나 높은 LA 개스비가 부담으로 작용하던 터에 원유 가격마저 급등하자 K씨의 관심이 전기자동차로 쏠렸다. 더구나 차량 관리비가 저렴하다는 장점에 결국 K씨는 전기차를 구입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K씨는 “차를 굴리려면 개스비에 이것저것 유지 관리비가 만만치 않은데 원유 가격마저 상승해 이 기회에 전기차를 구입하려고 한다”며 “근거리 운행에는 전기차만큼 경제적인 것도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개스비 비싼데
사우디 사태까지 터져
한인들 구매문의 급증
공공 충전소 부족이 흠
전기자동차(EV)나 하이브리드 차량 구입을 고려하고 있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중동의 원유 시설에 대한 공격으로 원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LA의 높은 개스비가 들먹이는 데다가 차량 관리비용도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경제성이 높은 전기차에 한인들의 관심이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16일 한인 자동차 판매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전기차에 대한 한인들의 문의가 부쩍 늘었다는 것이다.
한 한인 딜러는 “평소 같으면 한인 고객 10 중 1명 정도 전기차에 대한 문의가 있었지만 2~3일 전부터 전기차 문의 한인 고객이 2~3명 꼴로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현대자동차 코나와 아이오닉, 기아자동차의 쏘울과 니로 등을 중심으로 한인들이 문의가 집중되고 있다. 한국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이 스타일이나 성능, 연비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인들의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배경에는 원유 가격 인상이 자리잡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원유 시설에 대한 드론(무인기) 공격으로 원유 생산 차질이 빚어지면서 16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62달러를 넘어섰고,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1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69달러 선을 돌파했다.
한인들의 관심 전기차에 쏠리는 데는 일반 개스차량에 비해 원유 가격 급등이나 개스비 급등에 별 영향을 받지 않는다 것에 있다. 여기에 전기차는 배터리에 충전된 전기로 운행하다 보니 엔진 오일이나 트랜스미션 오일 등이 필요없어 관리비용이 덜 들어간다.
최근 발표된 전국자동차협회(AAA) 보고서에 따르면 새 차 기준으로 올해 연평균 차량 유지비는 9,282달러로 지난해 8,849달러보다 4.9% 늘어난 상황. 이에 반해 전기차는 연평균 8,320달러다.
개스 차량의 경우 갤런당 2.56달러의 개스비가 들지만 전기차는 1.21달러의 전기료가 들어 경제적이라는 게 한인 딜러들의 지적이다.
다만 초기 차량 구입 가격이 비쌀 뿐만 아니라 배터리도 고가라는 점이 전기차 구입 확산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와 기아자동차의 전기차의 경우 최하 3만달러에서 최고 3만8,000달러에서 시작한다.
전기를 충전할 수 있는 공공 전기충전소가 턱없이 부족한 인프라 현실도 또 다른 저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전기차나 하이브리드는 첫 구매 시 가격이 비싸고 감가상각 속도도 빠르지만 반면 연비가 좋아 운영비 부담이 적고 정비비용도 저렴한 장점이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푸엔테힐스 현대’ 한인 관계자는 “근거리 위주의 세컨드 카 개념으로 전기자동차가 경제성이 높다”며 “차량 가격 부담을 느끼는 한인 고객들은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눈을 돌리는 경향이 많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