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구글 '반독점 조사' 돕겠다"
IT 공룡기업 소매시장 지배에 불만
월마트와 타깃, 베스트바이 등 미국 대형 유통 체인업체들이 정보기술(IT) 공룡에 대한 미 정부의 반 독점 조사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나섰다고 경제매체 CNBC가 2일 보도했다.
CNBC는 "아마존과 구글의 최대 경쟁자들이 정부에 반독점 조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월마트 등을 대표하는 소매산업지도자협회(RILA)는 지난달 30일자로 연방거래위원회(FTC)에 보낸 서한에서 규제 당국이 좀 더 광범위한 반독점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비자들이 좋은 처우를 받는지 평가하는 것을 넘어 다른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달 법무부 반독점국장 마칸 델라힘이 주장했던 것과 같은 맥락의 얘기다. FTC는 법무부와 함께 미국에서 반독점 규제를 담당하는 기관으로, 이 둘은 애플과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4대 IT 공룡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분담해 수행하기로 한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RILA는 서한에서 IT 기업들이 데이터를 이용해 소비자들의 가격 이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 인프라(기반시설)'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들은 "아마존과 구글이 인터넷상 모든 상품 검색의 대다수를 통제하고, 가격과 상품에 대한 정보가 실제 어떻게 소비자에게 도달하는지에 쉽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은 FTC에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만약 어떤 기업이 가격 정보에 대한 접근을 통제할 권한을 갖고 있다면 그 기업은 가격을 통제할 권한은 가질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또 IT 기업들이 가격과 관계없는 지배력을 이용해 소비자에게 끼칠 수 있는 잠재적 피해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은 구글과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보호와 광고 노출 문제 등을 거론하며 IT 기업이 치열한 경쟁자에서 지배적 독점기업으로 변모하면서 상품과 서비스의 품질이 악화했다고 주장했다.
RILA는 이 서한이 IT 기업과의 경쟁에 불만을 제기하기 위해 쓴 것이 아니라며 공정하고 평평한 운동장에서 경쟁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서한 말미에서 "(우리는) FTC가 모든 평가와 증언들에 대한 검토를 마치는 동안 FTC와 협력하고, FTC가 적절하고 유용하다고 여길 만한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연방 정부가 IT 공룡에 규제의 칼을 빼들면서 그동안 이들의 시장 지배력에 불만을 품어온 기업들이 규합하는 모양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여행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 레스토랑 추천 사이트 옐프, 뉴스 분야의 뉴스코프, IT 기업 오라클 등이 법무부의 반독점 조사에 협력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