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부지원금 30만달러 끊기면
주말학교 1,700명 뿌리교육 중단
폐교된 윌셔사립초등학교 시설 활용 등을 둘러싼 남가주 한국학원 이사회와 LA 총영사관 갈등 속에 한국 정부의 한국학원 산하 주말 한글학교들에 대한 지원금 지급이 올해 중단된 가운데 이로 인해 주말 한글학교 운영이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학원 측에 따르면 한국 정부 지원금 없이는 주말 한글학교 운영에 십수만 달러의 적자로 운영 중단이 불가피한 실정이어서 1,700여 명에 달하는 모국어 수강 학생들의 ‘뿌리교육 중단’이라는 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한국학원 이사회 측과 총영사관 측이 지금이라도 첨예한 대립을 풀고 상호 양보를 통한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사회 측을 압박하기 위한 방편으로 추진된 한글학교 지원금 중단은 철회돼야 하고, 한국학원 이사회도 그간의 부실운영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이사들의 퇴진을 포함한 이사진 쇄신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여론이 높게 일고 있다.
본보가 입수한 남가주 한국학원 이사회 재정자료 중 지난 회계연도 기준으로 보면 한국학원 산하 주말 한글학교는 13만7,000여 달러의 흑자를 냈지만 30만 달러 가까운 한국 정부 지원금이 끊기면 15만3,000여 달러의 운영 자금 부족 상황이 불가피하다는 게 한국학원 측 설명이다.
특히 총영사관 측이 지원금 재개의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는 개별 학교별 독립 재정 운영 서약은 유예기간을 두고 회계 투명화 방안을 마련해 향후 시행하는 것을 전제로 올해 한국 정부 지원금의 지급이 무조건 다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LA 한인회의 한 관계자는 “한국학원 이사회는 윌셔사립초등학교가 적자운영 끝에 폐교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윌셔초등학교의 실패가 많은 한인 2세 학생들이 한글을 배우고 있는 한글학교 운영에 영향을 줘선 안 된다”며 “남가주 한국학원측과 LA 총영사관이 대승적 차원에 서로 양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LA=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