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버라이즌 가장 비싸
4인 가족 땐 모두 비슷해져
와이파이 사용 많을 경우
무제한 플랜은 요금 낭비
멕시코·캐나다 자주 방문
T모빌·스프린트가 유리
4대 이동통신사의 무제한 플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모바일 데이터 사용과 무제한 플랜을 통한 핫스팟/테더링 사용이 늘어나며 통신사들도 저마다 차별화된 전략으로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이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떤 통신사의 어떤 요금제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할지 따져보는 게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무제한 플랜에도 ‘프리미엄’, ‘플러스’ 등 더욱 세분화 된 무제한 플랜 옵션을 제공하고 있는 혜택들이 난수표처럼 보이는 점은 선택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에 버라이즌, AT&T, T모빌, 스프린트 등 주요 4대 통신사의 데이터 무제한 플랜을 전격 비교했다. 각 통신사의 가장 비싼 무제한 요금제는 제외했다. <표 참조>
싱글 라인 요금은 버라이즌이 기본 무제한 요금 기준으로 85달러로 가장 비싸고 T모빌과 스프린트가 60달러로 가장 저렴하지만 온 가족이 가입한다는 가정 하에서 4라인 요금은 라인 당 최소 30달러에서 40달러로 비슷해진다.
얼핏 저렴해 보이는 요금이지만 전문가들은 웹 검색이나 하고 이메일 정도 확인하는 소비자나, 하루의 대부분을 와이파이가 가능한 곳에서 생활하는 경우라면 굳이 무제한 요금제가 필요하지 않다고 조언하고 있다. 예컨대 한 달에 2GB 정도 데이터를 사용하는 경우라면 버라이즌 요금표를 기준으로 싱글 라인인 경우 무제한 요금제가 오히려 50달러나 비싸다.
어떤 회사의 어떤 상품으로 이동할지를 선택의 문제로 가정하고 본인이 화질이나 음질에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면 T모빌이나 스프린트가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이들은 컨텐츠의 퀄리티를 낮춰 전송하는 방식을 사용해 통신망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운영한다.
특히 스프린트가 보다 적극적이어서 스트리밍 속도를 오디오는 500kbps, 게임은 2Mbps로, 해상도의 경우 480p로 제한한다. 프리미엄 무제한 요금제를 선택하면 해상도는 최대 1,080p까지 증가하지만 여전히 오디오 1.5Mbps, 게임 8Mbps라는 스티리밍 속도로 음질은 다소 뒤떨어지고 게임은 진행이 더딘 단점을 보인다. 일반 4G LTE의 속도가 50에서 100Mbps인 것을 감안하면 차이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T모빌도 비슷한 방식을 통해 통신망 과부화를 예방하고 있다.
통신사 별로 무제한 데이터 용량 제한 방식도 다르다. 모든 통신사가 4G LTE급 스피드의 무제한 데이터라고 광고하고 있지만 기본 무제한 요금제의 경우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경우 느려질 수 있다’고만 명시할 뿐, 월별 데이터 사용 제한을 밝히지 않고 있다. 프리미엄 요금제의 경우 버라이즌과 AT&T는 22GB, 스프린트와 T모빌은 50GB를 넘으면 데이터는 제공되지만 속도가 느려진다.
이밖에 모바일 무제한 데이터를 PC나 랩탑에서 이용하는 문제는 핫스팟이나 테더링 기능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데 AT&T의 기본 무제한 요금제를 제외한 모든 요금제가 테더링을 지원한다. 하지만 이 또한 데이터 용량을 살펴야 하며, AT&T 프리미엄 무제한 플랜의 경우 월 15GB 이상의 핫스팟을 LTE 속도로 이용하면 그 후에는 128Kbps로 속도가 현저히 느려진다.
출장 등 해외를 자주 가거나 국제문자 및 통화를 사용하는 경우는 T모빌 또는 스프린트가 유리할 수 있다. 멕시코와 캐나다를 기준으로 로밍 없이 사용할 수 있고 요금제에 따라 LTE 속도로 데이터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T모빌의 경우 210여개의 국가에 전송하는 문자를 정액요금인 문자 당 25센트로 통일하며 추가요금이 붙지 않는다.
또 음악과 동영상 재생 등 스트리밍 산업이 대세로 떠오르며 각 통신사는 애플뮤직, 아마존 뮤직, 훌루, 넷플릭스 등과 제휴하여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에게 음악과 동영상 스트리밍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AT&T의 경우 가정에서 디렉TV 또는 유버스를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 고객에게 무제한 스마트폰 데이터 이용 혜택을 주고 있다. 요금 뿐만 아니라 자신이 선호하는 제휴사들의 서비스를 통신사마다 비교하는 것도 좋은 결정을 내리는 기준이 될 수 있다. <이균범 기자>
미국 4대 이동통신사가 치열한 무제한 요금제 경쟁을 벌이면서 소비자들은 자신의 상황과 재정에 맞는 플랜을 선택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