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예외 인정받은 엄마
입국뒤 열흘만에 아들 숨져
"우리 삶의 한 줄기 빛과도 같았던 그 아이에게 작별인사를 건넸습니다."
예멘 출신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선천성 뇌 질환으로 미국에서 치료를 받던 압둘라 하산(2)은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베니오프 어린이병원에서 29일 끝내 눈을 감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 이민 행정명령에 가로막혀 죽어가는 아들을 오래도록 만나지 못한 '예멘 엄마' 샤이마 스윌레(21)가 가까스로 예외를 인정받아 미국에 입국한 뒤 압둘라의 손을 꼭 부여잡았지만 불과 열흘 만에 아들과 영원히 이별했다.
압둘라의 아빠 알리 하산은 "가슴이 미어진다. 어려운 시기에 사랑과 지지를 보내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압둘라와 우리 가족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말했다.
하산 부부는 2016년 예멘에서 결혼한 뒤 이집트로 이주해 압둘라를 낳았다. 10년간 거주한 미국 시민권자인 아빠 알리는 저수초형성 신경증이라는 선천성 희소병을 앓는 압둘라를 치료하기 위해 지난 8월 미국으로 건너왔다.
아내 스윌레도 함께 데려오려 했지만, 예멘이 미국 입국을 금지한 국가에 속해 비자가 나오지 않았다. 이후 스윌레는 이집트에서 계속 미국 비자를 신청하며 애원했다.
사연을 전해 들은 미국의 무슬림 인권단체인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AIR)가 선출직 관료들에게 1만5,000 통의 이메일을 보내고 수천 건의 트윗을 올리며 하산 가족의 상황을 알렸다. 언론 인터뷰와 기자회견도 열어 인도적 차원의 예외를 허용해 달라고 호소한 끝에 결국 국무부는 스윌레에 대해 예외를 인정했고 스윌레는 19일 입국한 뒤 다음날 병원에서 압둘라를 품에 안았다.
스윌레는 무릎 위에 아들을 올려 안아주면서 손을 꼭 잡았고, 얼굴을 아들에게 가까이 갖다 대고 흐느끼면서 마지막이 될지 모를 교감을 나눴다.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소재 한 병원에서 지난 20일 예멘에서 온 샤이마 스윌레(21)가 선천성 뇌질환으로 죽음을 앞둔 두 살배기 아들 압둘라 하산(2)을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