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걷는 사람의 성별 . 연령 따라… 나라 . 지역따라 차이도
사람마다 생물학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속도와 에너지 사용
사람들은 혼자 걸을 때보다 사람들과 함께 걸을 때 다른 움직임을 보인다. 그리고 어린이와 함께 걸을 때 특별히 두드러진 보행 스타일을 보이는 것으로 세계 각국 보행자에 대한 흥미로운 교차문화 연구에서 밝혀졌다.
이 연구는 여성보다는 주로 남성이 다른 남성과 함께 있을 때 다르게 걷는 경향이 있고, 문화에 따라 걷는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우리의 움직임이 생리학이나 생체 역학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한 이 연구는 또한 우리의 환경과 자주 다니는 곳에 의해서도 놀라울 정도로 많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걷기는 인간 종의 가장 일반적인 신체활동이며 다른 많은 종들도 마찬가지다. 걷기를 통해 우리는 먹고, 일하고, 친구들을 만나고, 신체 건강도 지킬 수 있다.
걷기의 메커니즘은 기계적으로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 우리가 실제로 발걸음을 내딛기까지 관련된 각 요소를 생각하면서 걸어야 한다면 다시는 결코 움직일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이러한 복잡성 때문에 운동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걷기의 신체적 요구와 관리에 관심을 보여왔다.
학자들은 실험실 연구를 통해 사람마다 생물학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속도, 즉 최소한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속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론적으로는 걸을 때 자연스럽게 안정되는 속도를 말한다. 그러나 현실에서의 연구와 다른 관찰에 따르면 사람들은 가장 효율적인 속도로 걷는 일이 거의 없다. 군중, 가로등, 시간일정 등과 같은 장애요소들이 도보 속도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이 많지 않은 길에서도 사람들은 생리적으로 이상적인 속도보다 느리거나 빠르게 걷는다. 예를 들어 남성은 연인인 여성과 함께 걸을 때 자연스럽게 속도를 늦추는 경향이 있고, 다른 남성과 함께 걸을 때는 속도가 빨라진다.
남성과 여성이 어떻게 움직이는 지에 대해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온 시애틀 퍼시픽 대학의 생물학 교수 카라 월 셰플러는 최근 걷는 속도에 대한 이러한 대인관계의 효과가 어느 정도로 문화적 영향을 받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지난 달 학술지(PeerJ-Life and Environment)에 발표된 이 연구에서 그녀는 학부생 리아 보터스와 함께 라이프스타일이 두드러지게 대조적인 두 곳에서 똑같은 실험을 하기로 결정했다.
한 곳은 시애틀이었고, 다른 한 곳은 우간다 중부의 무코노(Mukono)라는 타운으로, 닥터 월 셰플러는 이곳의 한 대학에서 한 학기를 보냈다. 양 도시에서 두 사람은 주요 마켓 센터 근처에서 사람들이 상점 등의 장소를 방문하기 위해 자주 오가는 길을 찾아냈다. 길 표지판이 30피트 정도 떨어져 있는 곳이었다.
그런 다음 길 가까운 곳에서 1,700명 이상의 사람들이 표시된 구간을 걸어가는 시간을 재고 이들의 성별, 예측 연령, 들고 있는 짐, 다른 사람(어린이 포함)과 함께 걷고 있는지를 체크리스트에 기록했다. 한꺼번에 여러 사람이 지나갈 때는 자신과 가장 가까운 곳의 사람에게 집중했고, 운동을 위해 걷고 있는 사람들은 포함하지 않았다.
그녀와 월 셰플러 박사가 두 도시의 결과를 비교했을 때 혼자 걸을 때의 속도는 우간다의 사람들은 시애틀 사람들보다 훨씬 빨라서 미국인보다 평균 11%가 더 빨랐다.
그러나 사람들과 함께 걸을 때는 이들이 더 느렸다. 무코노의 남자와 여자들은 다른 사람들 특히 어린이들과 함께 있을 때 좀더 여유로운 속도로 걸었다. 자녀를 동반했을 때의 속도는 혼자일 때보다 약 16% 더 느렸다.
시애틀에서는 그 반대였다. 그곳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걸을 때 더 빠르게 걸었다. 특히 남자는 다른 남자와 걷을 때 더 서둘렀고, 남녀 모두 아이들과 함께일 때 속도가 빨라졌다. 자녀를 안았거나 동행했을 때의 평균 보행 속도는 혼자 걸을 때보다 약 20% 빨랐다.
이것은 관측 연구였고 보행자와 인터뷰하지 않았으므로 그들이 걷는 동기를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월 셰플러 박사는 “우간다 사람들은 함께 걸을 때 사교하기 위해 시간을 더 많이 사용한다. 특히 아이들이 있을 때는 더 천천히 걷는다. 반면 미국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 걷기가 마치 수행해야할 과제처럼 업무지향적으로 돼버려 서두르는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미국 남성들은 다른 남성 앞에서 속도를 올려 경쟁력 있는 행보를 보이지만 우간다 남성들은 그런 류의 동기를 갖지 않는다고 말한 셰플러 박사는 “걷는 것은 보이는 것처럼 간단하지 않고 문화적, 개인적 태도가 포함되어 있다”면서 자녀나 친구와 함께 걸어갈 때는 그들의 페이스에 맞추어볼 것을 권유했다.
<뉴욕타임스 특약>
걷기에도 문화적 요소가 작용한다. 우간다 사람들은 혼자일 때 빨리 걷고, 시애틀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함께 일 때 더 빨리 걷는다. <Hilary Swift for The New York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