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급적 양쪽 모두 착용
청력 비슷하게 유지해야
인구 고령화와 정부의 보청기 지원 확대로 보청기를 사용하는 노인이 늘고 있다. 이어폰을 낀 채 볼륨을 높여 음악을 듣거나 게임을 하는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난청이 늘어나 보청기가 안경처럼 흔한 생활보조기구가 되고 있다.
하지만 올바른 보청기 착용법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는 게 많다. 양쪽 귀에 모두 착용해야 하는지, 한쪽에만 끼면 되는지 헷갈린다.
보청기 착용의 핵심은 양쪽 귀의 청력을 비슷하게, 즉 ‘대칭형 청력’으로 만드는 것이다. 심현준 을지대 을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가급적 양측 보청기 착용으로 대칭형 청력을 유지하고 한쪽에만 낄 경우 청력이 나쁜 귀에 끼는 게 시끄러운 소음환경에서도 말소리(어음·語音) 분별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심 교수팀은 보청기 착용자 62명을 △양측 착용자 △한쪽 착용자로 나눠 보청기를 착용했을 때와 끼지 않았을 때의 소리 분별력을 다양하게 측정했다. 한쪽 착용자는 다시 △양측 청력이 비대칭이고 청력이 좋은 귀 또는 나쁜 귀에만 낀 경우 △대칭형 청력자에게 한쪽 귀에만 보청기를 끼게 한 경우로 구분했다.
모두 4개 그룹을 대상으로 다양한 소리 분별력을 측정한 결과 보청기를 낀 경우 소리 증폭 효과가 모두에서 나타났다. ‘소리의 주파수 분별력(SRD)’ 등은 보청기 착용 여부에 따른 차이가 크지 않았다.
반면 조용한 상태 및 소음환경에서의 말소리 분별력은 보청기 착용 여부에 따라 큰 차이가 났다. 조용한 상태에서 말소리분별력(SDS)은 소음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의 양(%)을 측정하는데 수치가 높을수록 청력이 좋다는 것을 뜻한다. 소음환경에서 말소리분별력(SRT)은 소음환경 속에서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소리의 세기(단위 dB)를 측정하며 수치가 낮을수록 청력이 좋다.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말소리를 알아듣는 것은 SRT와 큰 연관성이 있다.
4개 그룹 중 양측에 보청기를 끼거나 청력이 나쁜 쪽 귀에만 보청기를 낀 경우 대칭형 청력을 유지해 소음환경에서도 말소리분별력이 개선됐다. 반면 청력이 좋은 쪽 귀에만 보청기를 끼거나 임의로 비대칭 청력이 되도록 유도한 그룹에서는 소음환경에서 말소리분별력이 개선되지 않았다. 심 교수는 “대칭형 청력을 만들어줘야 시끄러운 소음 속에서도 말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임웅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