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관계 위장 생명보험 가입
허위 수령했다 보험국에 덜미
한인 부부가 보험 에이전트라는 지위를 악용해 가족관계와 병력을 속여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100만 달러짜리 보험금을 타내는 대담한 보험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캘리포니아주 보험 당국에 전격 체포됐다.
캘리포니아주 보험국은 라카냐다에 거주하는 보험 에이전트 피터 김(39)씨와 그의 아내 김진경(35)씨가 각각 3건의 보험사기와 중절도를 저지른 혐의로 25일 체포됐다고 밝혔다. 주 보험국이 밝힌 김씨 부부의 보험사기 혐의를 보면 이들은 특히 불치병에 걸린 제3자를 보험가입 당사자로 내세우고 아내 김씨를 이 가입자의 가족인 것처럼 등재한 뒤 무려 3건의 생명보험 상품을 거의 동시에 가입하는 대담한 수법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주 보험국에 따르면 보험 에이전트 자격증을 가진 피터 김씨는 제3자인 A씨를 가입자로 하는 생명보험 상품 2개를 아내 김씨에게 판매한 것처럼 꾸미고, 여기에 아내 김씨를 A씨의 조카인 것처럼 등재해 A씨의 사망시 아내 김씨가 보험금 수령자가 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동시에 아내 김씨도 역시 A씨를 가입자로 하는 별도의 생명보험 상품 1개를 들면서 자신이 A씨의 여동생이라고 허위 등재한 뒤 보험금 수령자가 되도록 했다고 주 보험국은 밝혔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A씨의 불치 병력을 보험회사 측에 알리지 않았고, 이들 부부는 지난 2014년 7월 A씨가 사망하자 보험금 100만 달러를 수령했다는 것이다. 주 보험국은 이들 부부에 대한 수사를 벌인 끝에 이같은 혐의 사실을 밝혀내 25일 김씨 부부를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주 보험국으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LA 카운티 검찰은 김씨 부부와 A씨의 실제 관계와 A씨의 사망원인 등을 수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주 보험국은 김씨 부부가 이번 보험사기에 내세운 제3자의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LA 카운티 셰리프국에 따르면 25일 체포된 김씨 부부는 각각 46만 달러의 보석금이 책정된 채 남편 김씨는 LA 다운타운 구치소에, 아내 김씨는 린우드 구치소에 각각 수감됐다.
주 보험국은 보험 에이전트나 브로커가 자신들의 직업 정보를 악용해 보험사기를 벌이는 행위를 강력하게 수사해 단속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데이브 존스 주 보험국장은 “이같은 생명보험 사기는 중범죄에 해당한다”며 “이번 사례는 보험 에이전트나 브로커들이 벌이는 사기 행위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석인희 기자>
보험사기 혐의로 체포된 피터 김·김진경씨 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