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로 나온지 21일 지난 주택 공략하면 효과
비수기에 구입하면 좋은 조건으로 매입 가능
부동산 에이전트는 어떤 방법으로 자신의 집을 구입할까? 수많은 고객의 주택 구입 과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바로 에이전트다. 늘 고객의 주택 구입을 돕는 에이전트들에게는 뭔가 특별한 구입 요령이 있을 것 같다. 풍부한 주택 매매 경험을 통해 터득한 자신만의 비법으로 주택 구입에 나서면 성공적인 내 집 장만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 온라인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터 닷컴’이 전하는 부동산 에이전트 5명의 주택 구입 요령을 소개한다.
■ 새 매물은 만사 제치고 보러 간다
시카고 지역 센터 코스트 리얼티의 브렌던 오도넬 에이전트는 직접 구입할 콘도미니엄을 찾는 중이었다. 전국 인기 대도시 지역과 마찬가지로 오도넬 에이전트가 집을 찾는 지역도 매물은 적고 바이어는 많은 전형적인 셀러스 마켓 현상이 뚜렷했다. 그래서 오도넬 에이전트가 내세운 전략은 ‘남보다 먼저’ 전략이다.
웬만큼 서둘러서는 구입 오퍼조차 제출하지 못한다는 것을 여러 고객의 주택 구입 과정을 통해 지켜본 오도넬 에이전트는 마음에 드는 콘도 매물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마침 마음에 쏙 드는 콘도 매물이 시장에 나왔다.
비슷한 매물들이 나오자마자 팔렸던 것을 알고 있는 오도넬 에이전트는 매물이 나온 지 수시간도 안돼 집을 보러 달려갔다. 건물 상태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오도넬 에이전트는 이어 다른 바이어들 보다 먼저 오퍼를 제출했다.
오퍼 가격은 조금 낮았지만 다른 오퍼 조건이 셀러에게 거래 완료에 대한 확신을 주었고 무엇보다 가장 먼저 오퍼를 제출했다 점이 셀러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성공했다. 여전히 바이어들 간 구입 경쟁이 치열한 지역이 많다. 오도넬 에이전트는 “담당 에이전트가 새 매물이 나왔다고 연락하면 만사를 제쳐두고 보러 가야 한다”라고 자신의 주택 구입 성공기를 나눴다.
■ 약간 뜸 들이기
지역별 주택 시장 상황에 따라 정반대의 전략이 통하는 경우도 있다. 매사추세츠 주의 크리스티나 소레티스 에이전트는 새 매물이 나오기를 기다린 뒤 약간 뜸을 들이는 전략으로 주택 구입 가격을 대폭 낮추는데 성공했다.
소레티스 에이전트에 따르면 매물이 나온 뒤 너무 오래 기다리면 안 되고 약 21일 정도 지난 매물을 구입 대상으로 공략하는 것이 좋다. 매물 조건에 큰 문제가 없고 가격도 적당하다면 요즘과 같은 주택 시장 상황에서는 매물이 나온 지 약 1~2주 안에 오퍼가 제출되는 경우가 많다.
그동안 집을 보고 간 사람도 많고 오픈 하우스도 성공적으로 치렀지만 1~2주가 지나고 3주째로 접어들었는데 오퍼가 제출되지 않으면 셀러는 서서히 조급해지기 마련이다. 또 첫 1~2주는 셀러가 원하는 가격대로 매물을 내놓고 시장의 반응을 살펴보는 시기다. 따라서 본격적인 반응이 없으면 ‘가격을 내려야 하나’라고 고민도 3주가 지난 뒤부터 커지기 시작한다.
소레티스 에이전트는 “좋은 조건을 갖춘 매물이 막 나오자마자 오퍼 경쟁에 뛰어들면 승산이 높지 않다”라며 “셀러가 조급해질 때까지 조금 뜸을 들일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소레티스 에이전트는 자신만의 뜸 들이기 전략으로 무려 약 12만 달러의 가격 인하를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
■ 비수기에 집 보기
봄철과 여름철에 집을 내놓은 사람이 많은 이유는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1년 중 가장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름철에 매물이 늘어나는 이유는 이것 외에도 한가지 더 있다. 봄과 여름 기간 동안은 가을과 겨울에 비해 일조량이 많은 시기로 주택 실내가 환하고 밝게 보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또 정원의 잔디와 꽃들이 1년 중 가장 화사하게 자라는 시기로 주택의 첫인상인 ‘커브 어필’(Curb Appeal)이 가장 좋아 보인다. 그래서 같은 집이라도 봄과 여름에 나온 집이 가을과 겨울에 비해 비싸게 팔릴 때가 많다.
이 같은 셀러의 전략을 역으로 이용하면 유리한 주택 구입 조건을 이끌어낼 수 있다. 뉴욕 브루클린 마리 브롬버그 에이전트는 일부러 여름철을 피해 늦가을에 자신의 주택을 장만했다. 바이어들의 활동이 급증하는 여름철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가 늦가을인 추수 감사절 기간에 그동안 지켜본 매물에 오퍼를 제출했다.
“커브 어필이 퇴색하고 오픈 하우스 행사가 급감하기 시작하는 추수 감사절 연휴에 좋은 가격 조건으로 집을 구입했다”라고 경험담을 소개했다.
■ 셀러와 일대일 대면
어바인에 사무실을 둔 위치한 쇼어 캐피털의 마이클 하우샘 에이전트는 구입하기로 결정한 매물을 찾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이 셀러를 직접 만난 일이다. 대개 오퍼 가격을 결정하고 이메일이나 팩스 등으로 오퍼를 전달하는 것이 일반적인 거래 협상 첫 단계이지만 하우샘 에이전트는 이런 과정을 모두 생략했다.
셀러와 만난 하우샘 에이전트는 오퍼 조건에 대해 설명하기도 전에 가족 수가 불어나 큰 집으로 이사를 해야 하는 등의 주택 구입 동기와 매물이 마음에 드는 이유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오퍼를 제출하면서 집이 마음에 들게 된 이유를 적은 일종의 ‘러브 레터’를 첨부하는 경우는 흔하지만 하우샘 에이전트는 이보다 한 발 더 나간 전략을 구사했다.
하우샘 에이전트는 “러브 레트를 오퍼에 첨부해 이메일로 보내면 가격과 같은 오퍼 조건을 먼저 확인하려는 리스팅 에이전트에 의해 무시될 때가 흔하다”라며 “셀러와 직접 만나서 집이 마음에 드는 이유를 직접 설명하면 셀러가 바이어의 오퍼 조건을 거절하기 힘들게 하는 효과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셀러를 직접 만나는 전략으로 내 집 마련에 성공한 하우샘 에이전트는 자신의 고객들에게도 같은 전략을 적극 추천한다고 한다.
■ 그물망 전략
플로리다주의 루카스 마차도 에이전트는 여러 채의 매물에 동시다발적으로 오퍼를 보내 이중 ‘입질’을 보이는 셀러와 정기적인 연락을 취한 끝에 저렴한 가격으로 주택 구입에 성공했다. 마차도 에이전트는 여러 채의 후보 매물을 선정한 뒤 리스팅 가격보다 낮은 가격의 오퍼를 동시에 제출했다. 물론 낮은 가격 탓에 수락된 오퍼는 없었지만 셀러들이 보내온 관심도는 각각 달랐다.
제출한 오퍼에 가장 높은 관심을 보인 셀러를 상대로 마차도 에이전트는 한 달에 한 차례씩 정기적으로 연락을 취해 변동 사항을 파악했다. 마차도 에이전트는 내놓은 집이 안 팔릴수록 셀러의 심경에 변화가 생긴다는 것을 잘 간파하고 있었다.
결국 셀러는 다른 바이어들로부터 연락이 없게 되자 지속적으로 연락을 이어 온 마차도 에이전트의 오퍼를 진지하게 고려한 끝에 수락을 결정했다. <준 최 객원기자>
남 보다 한발 먼저 집을 보러 가야 좋은 조건으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 <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