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기에 은퇴하는 부부는 많지 않다. 연령도 다를 것이고 또 커리어에 따라 은퇴 시기도 달라진다. 건강에 따라 은퇴를 당길 수도 있다. 부부중 한사람만 먼저 은퇴를 한다고 해도 계획을 세우고 그만큼 준비를 해야만 한다. 많은 부부가 배우자 한명이 은퇴한 후 사회적으로 또는 정신적, 재정적으로 큰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이런 영향을 별로 크게 생각하려고 하지 않는다.
수입 절반으로 감소, 여가 자유시간 변화로 관계에 영향도
은퇴 결정하기전 철저한 지출 플랜과 의료비 대책 세워야
부부중 한명이 은퇴하면 수입은 절반으로 줄어든다.
‘피어세일 파이넌셜 그룹’의 피어세일 웰스 어드바이저는 “둘중 한명이 먼저 은퇴를 하고 나면 재정적으로, 정신적으로 바뀐 환경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보통 1~2년의 적응기를 거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쪽의 수입이 사라지면 적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되므로 줄어든 수입만큼 생활도 조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은퇴 배우자 역시 계속 일을 하는 배우자보다 훨씬 자유시간이 많아진다. 따라서 평소 분담했던 집안일과 여가 시간도 조절해야 한다. ‘TD 아메리트레이드’의 크리스틴 러셀 수석 은퇴 저축연금 매니저는 “한사람이 먼저 은퇴하기 전 은퇴 목표와 계획에 대해 충분히 상의해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동시에 은퇴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함께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사전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준비해야 할 일들
▲새 버젯을 짠다.
일하는 배우자의 수입만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새 버젯을 짜야 한다. 은퇴 연금이나 베니핏이 있을 것이다. 버젯에 반영해 계획을 세운다.
‘세이프가드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레이드 아비딘 공동 대표는 “인생에 매우 중요한 순간을 결정해야 하므로 부부가 한자리에 앉아 지출 목록을 작성하고 또 수입을 계산해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은퇴한 배우자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진솔하게 대화를 나누라고 권했다.
지출은 은퇴한 배우자가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은퇴후 남는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이야기 한다. 그러면 은퇴 배우자가 얼마를 쓰게 될 것인지 계산할 수 있다.
웬디 앤 페인 월스 매니지먼트 어드바이저는 “생활비, 의료비용, 부채 상환금, 연말 선말 등등으로 한달에 5,000달러가 필요하다면 가지고 있는 저축 자산과 은퇴후 수입이 이를 커버할 수 있는지 계산하라”고 조언했다.
▲계획을 세운다.
은퇴후 할 일들의 목록을 짜본다.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등등 준비를 한다면 지루한 은퇴 생활을 피할 수 있다.
아비딘 어드바이저는 “정원 일을 한다거나 골프 등등 소일 거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은퇴한 배우자와 일을 하는 배우자는 전혀 다른 생활 패턴을 살기 시작한다. 자칫하다가는 충돌이 생기고 언쟁을 벌일 때도 있다.
이를 피하려면 서로의 생활과 하루 일상을 공유하는 대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은퇴한 배우자가 일하는 배우자와 동행하지 않고 여행을 간다면 문제가 생기게 된다. 부부는 파트너다. 따라서 이 파트너십을 슬기롭게 잘 유지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쪽 배우자가 은퇴하면 가정의 역할과 의무가 변할 수 있다.
일하는 배우자는 하루종일 시달리다가 집에 오게 되는데 요리와 집안 청소를 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이런 일들을 맡아 왔던 여성 배우자 역시 마찬가지다. 집에서 놀고 있는 은퇴한 남편에게 은근히 기대를 걸고 있을 것이다.
집에 돌아 왔는데 남편이 아무것도 해 놓지 않고 부인 퇴근하기만을 기다린다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또 은퇴 배우자가 올빼미가 될 수 있다. 밤늦게 까지 TV나 영화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내일 일을 나가는 배우자에게 방해가 된다.
일하는 배우자는 하루 종일 일을 하고 돌아와 휴식을 취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집에서 낮잠을 잔 배우자는 외출해 친구들을 만나고 싶어한다. 이런 마찰을 방지하려면 충분한 대회가 필요하다. 서로간의 기대의 간극을 좁혀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소셜 연금 전략을 세운다.
결혼한 부부는 소셜 연금을 최대한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한사람의 연금을 먼저 받고 나머지 한명의 연금을 최대한 늦추어 최대 금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만기 은퇴 연령이 되기 이전에 연금을 신청하면 금액은 줄어들고 만기 은퇴 연령을 지나 늦게 신청하면 70세까지 매년 8%씩 늘어나 더 많은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부부가 가족 병력이 없고 또 장수 집안이라면 가능하면 늦춰 많이 받는 것이 좋다. 하지만 부부중 한명이 아프다거나 부모가 일찍 죽었다면 소셜 연금 신청을 앞당겨 받는 것도 전략이다. 연금을 받는 부부 중 한명이 죽으면 살아있는 배우자는 두명이 받던 연금 중 큰 쪽으로 바꾸어 받는다.
따라서 누가 먼저 받고 누가 나중에 받을 것인가를 슬기롭게 결정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셜시큐리티 연금 제도에 대해 충분한 이해다.
▲보험을 잊지 않는다.
나이가 들수록 건강이 나빠지고 병원에 갈 일들이 자꾸 생긴다.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에 간다면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든다. 따라서 나이가 들수록 건강보험은 필수다.
많은 사람들이 메디케어가 나오는 65세까지 일을 계속하려는 이유 중 하나도 직장에서 제공하는 건강 보험 때문이다. 한쪽 배우자가 일을 한다면 부부 모두 고융주가 제공하는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상당히 큰 혜택이다.
일단 65세가 되면 메디케어 혜택이 시작된다. 물론 근로 소득으로 인한 세금을 최소 10년 이상 낸 기록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10년동안 돈을 많이 벌어야만 기록이 쌓이는 것은 아니다. 2018년 기준으로 분기당 1,320달러, 연 최소 5,280달러 이상을 벌었다면 1년 근로기록(4크레딧)으로 인정받는다.
메디케어는 10년(40크레딧) 기록이 있다면 파트 A는 무료이고 의사 플랜인 파트 B는 평균 134달러를 낸다. 그런데 파트 A는 신청을 하지 않아도 나오지만 파트 B는 반드시 본인이 직접 신청해야 한다. 65세가 되는 생일을 전후해 6개월(예전 7개월에서 줄었음) 이내에 가입하지 않으면 1년에 10%의 벌금이 가산된다.
▲ 포트폴리오 위험 줄이기
일을 계속하는 배우자는 은퇴 플랜 저축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하지만 이미 모아둔 돈을 잘 보존하는 것도 중요하다. 투자 포트폴리의 수익 감소 위험성을 따져보고 좀 더 보수적인 종목으로 바꾸는 전략도 필요하다.
▲로스 전환 또는 배우자 IRA
한명의 수입이 없어져 세율이 낮아지는 부부라면 전통 401(k) 또는 IRA 저축금을 로스 어카운트로 전환하는 방법도 좋다. 전환을 하게 되면 그해 세율이 변하게 되지만 일단 전환이 되고 나면 로스 어카운트에서 불어나는 수익은 면세다.
또 한쪽 배우자가 계속 일을 하기 때문에 일을 하지 않는 배우자도 ‘배우자 IRA’에 적립할 수 있다. IRA는 근로 소득이 있는 사람 또는 배우자만 적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50세 미만이면 연 5,500달러, 50세 이상이면 6,500달러까지 적립이 가능하다. 단, 부부가 결혼한 상태여야 하고 공동 세금 보고를 해야 하며 적립하는 금액은 근로 소득에서 나와야 한다.
<김정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