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이콜라이·살모넬라균
급성 장염 유발 노로 바이러스
설사에 피 섞여 있거나
복통·구토 12시간 지속땐
즉시 병원으로 가야
무더운 여름철에 가장 주의해야 할 질병은 식중독이다. 식중독 균 때문에 음식 리콜 뉴스도 종종 나온다. 식중독 균에 오염되기 쉬운 음식으로는 날 음식, 제대로 조리되지 않은 간고기나 가금류, 생선, 날계란이나 날계란으로 만든 음식, 새싹 채소 및 녹색 채소(시금치 등 샐러드류), 살균되지 않은 우유 및 주스 등이 있다. 손을 자주 씻고, 채소와 과일은 잘 씻고,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이나 요리할 때 제대로 가열해 먹거나 음식 온도에 주의하는 것이 좋다.
대개 식중독은 수분을 잘 공급해주고 쉬면 별다른 치료가 없이도 낫는다. 그러나 설사가 3일 이상 지속되거나 열이 있고, 계속되는 심한 복통, 구토가 12시간 지속되거나, 탈수 증상, 설사에 피가 섞여있는 경우는 즉시 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 미 보건복지부 산하 음식 안전정보 교육사이트(www.foodsafety.gov)에 정리된 식중독을 일으키는 유해한 주요 원인균들에 대해 알아본다.
#이콜라이(E.coli)
올 봄에도 로메인 상추 리콜 원인이 됐던 이콜라이(대장균)는 사람이나 동물 장내에 기생하는 박테리아다. 대부분의 대장균 유형은 인체에 해가 되지 않지만 대장균 균주에 따라 병원성 대장균은 심한 복통과 설사를 일으킨다.
가장 위험한 유형은 장출혈성 대장균 ‘이콜라이 O157:H7’로 시가 독소(Shiga toxin)를 생성하며, 증상으로는 피가 섞인 설사가 나타나며, 심한 경우는 신장 기능이 손상되며, 목숨까지도 위협할 수 있다.
또한 이콜라이 감염 합병증으로는 용혈성 요독 증후군(hemolytic uremic syndrome, HUS)이 있는데, 감염으로 인한 독성 부산물이 적혈구 세포를 파괴해 신장 손상으로 이어지며, 집중 치료를 받거나 신장 투석 치료가 필요하다.
원인은 병원성 대장균에 오염된 음식 섭취다. 특히 조리되지 않은 간 고기나 햄버거 고기 날 것, 오염된 채소나 과일(특히 오염된 새싹채소), 살균 처리되지 않은 생우유나 주스 등이 대표적이다. 오염된 물이나 대장균에 오염된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경우, 젖소나 양, 염소 등이 있는 환경에서 손을 제대로 닦지 않는 경우 대장균에 감염될 위험이 있으며, 이미 감염된 사람의 분변에 노출됐을 때에도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
잠복기는 1~10일. 감염되면 5~10일 정도 앓지만 대개는 6~8일 만에 낫는다. 증상은 피가 섞인 설사, 심한 복통과 구토이며, 열은 없다. HUS 증상은 소변 생성이 감소되며 진하고 차를 우린 듯한 소변색이 나오며, 안색은 창백해진다.
이콜라이균으로 인한 식중독에 걸리면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고 휴식을 취한다. 변에 피가 섞이고, 심한 복통이면 의사에게 문의한다. 항생제는 치료에 쓰이지 않는다.
#살모넬라균(Salmonella)
미국에서 식중독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균. 증상은 4~7일 정도 지속되며, 대개는 별다른 치료 없이 낫는다. 그러나 노인, 유아,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에게는 살모넬라균 감염이 위험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혈당이 높은 상태가 인체의 자연적인 감염 방어 상태를 교란시킬 수 있어 식중독에 취약할 수 있다.
살모넬라균은 열을 가해 충분히 조리하거나, 저온 살균으로 제거된다.
주로 오염된 닭고기, 달걀, 육류 등을 통해 감염될 수 있는데, 살균되지 않은 우유나 주스, 오염된 치즈, 오염된 채소 및 알파파 스프라우트, 멜론, 향신료, 견과류 등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뱀이나 거북, 도마뱀, 병아리 등을 기르는 환경에서도 감염될 수 있다. 잠복기는 12~72시간. 증상은 설사, 열, 복통, 구토 등이 있다. 한편 항생제 치료는 필요할 수도 있다.
날계란, 간 고기 또는 닭고기 등은 충분히 익혀 먹는다. 손을 자주 씻고, 바로 먹는 음식과 날 음식은 그릇을 따로 사용하거나 서로 접촉하지 않게 보관한다.
#캄필로박터 균(Campylobacter)
미국에서 흔히 식중독을 일으키는 원인균으로 닭과 칠면조, 오리 등 가금류 장에서 흔히 발견되는 박테리아다. 생닭이나 제대로 조리되지 않은 닭고기류, 저온살균하지 않은 우유, 균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 때문에 식중독 증상이 나타난다. 잠복기는 2~5일, 발병기간은 대략 2~10일이다. 증상은 설사, 복통, 열, 구토나 설사(또는 피 섞인 설사), 탈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예방을 위해 닭고기 등은 항상 안전한 온도에서 조리한다. 또한 살균되지 않은 생우유는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리스테리아균(Listeria)
흙이나 물, 동물의 변에서 발견되는 균으로 동물은 역시 소, 닭 등 자연계에 광범위하게 분포한다. 또한 냉장고에서도 살아있을 수 있다. 감염원인 음식으로는 살균하지 않은 생우유 및 생우유로 만든 음식, 브리 혹은 페타 치즈, 까망베르 등 부드러운 치즈 계열 음식, 얇게 썰어져 나오는 가공된 델리미트, 훈제된 생선, 핫도그, 포장 샐러드류(달걀, 햄, 해산물, 닭고기 샐러드 등), 빵에 발라먹는 파테, 새싹채소 등이 리스테리아균에 오염되면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다. 잠복기간은 3~70일. 증상은 열, 목이 뻣뻣해지는 증상, 힘이 없고, 구토, 설사가 나타난다.
임신한 여성은 건강한 성인에 비해 감염 위험이 약 20배나 높고, 가벼운 독감같은 증세가 나타날 수 있으며 조산이나 사산의 위험성을 생길 수도 있다. 또한 노인, 면역력이 약한 사람,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자, 장기 이식환자, 유아, 암환자, 간 환자, 알코올 중독자 등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
열이 나고, 목이 뻣뻣한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사에게 가야 한다. 항생제가 사용될 수 있다.
#노로 바이러스
급성 장염을 일으키며 ‘스토마크 플루’(stomach flu), ‘바이러스성 장염’으로 불린다. 전염성이 높아 감염자가 다른 사람에게 옮기기 쉬우며, 오염된 음식과 음료 역시 매개체가 된다.
잠복기는 12~48시간. 대개 1~3일이면 낫지만, 어린이, 노인, 환자 등은 4~6일 정도 앓는다. 증상은 설사, 구토, 구역질, 복통 등이 나타나는데, 물 같은 설사가 나타나며 피는 보이지 않는다. 어른은 주로 설사 증상이 나타나며 어린이는 주로 토한다.
주요 감염 원인은 오염된 채소, 조개나 갑각류, 이미 노로 바이러스에 노출된 사람이 일하는 곳에서 제조된 샐러드나 샌드위치, 쿠키, 과일 등이 감염 경로가 되며, 노로 바이러스 환자의 분변이나 토사물을 통해 전파될 수도 있다. 전파력이 높아 환자 손이 많이 닿는 곳이나 물건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Clostridium perfringens)
역시 식중독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균이다. 조리를 하면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 세포를 소멸시킬 수는 있으나, 포자는 열에 강해 증식할 수 있다. 열에 가해진 음식이라도 균에 오염됐거나, 혹은 냉장고에 보관했어도 오염된 음식이면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화씨 40~140도에서 죽지 않고 증식하며, 포자 형성 과정에서 독소가 만들어진다. 실온에서도 잘 자란다.
음식이 다량으로 준비되며, 서빙 전 따뜻하게 온도를 유지하는 경우에 오염된 음식으로 식중독이 생길 수 있는데, 주로 병원이나 학교 카페테리아, 너싱홈, 캐더링 음식 등에서 발병할 수 있다. 감염원인 음식으로는 육류, 가금류, 그레이비 등이 있다. 잠복기는 6~24시간. 증상은 열은 없고 설사와 복통이 주로 나타난다. 대개 하루면 낫게 되며, 심한 경우는 1~2주 정도 아플 수는 있다. 또한 노인과 어린이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
#냉장고에서 음식을 너무 오래 보관하지 마세요
생 닭고기: 냉장실(화씨 32~40도) 1~2일 보관. 냉동은 9개월까지 가능.
조리된 육류나 닭고기류: 냉장실 3~4일 보관. 냉동은 1~3개월.
달걀 샐러드: 냉장실 3~5일 보관.
햄버거 패티: 냉장실 1~2일 보관. 냉동은 3~4개월.
개봉하지 않은 핫도그: 냉장실 2주 보관. 냉동은 1~2개월.
<정이온 객원기자>
식중독은 수분을 공급하면서 충분히 쉬면 낫지만 노약자 및 임신부에게는 위험할 수 있으므로 즉시 주치의에게 문의한다. <고대 안암병원>
손을 자주 씻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채소와 과일은 잘 씻고,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이나 요리할 때 음식 온도에 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