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워싱턴 D.C 한국전 참전기념 공원 안에 ‘추모의 벽’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재원을 마련 못해 진척을 보지 못하던 ‘추모의 벽’ 건립사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리는 유엔참전용사 추모식을 맞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메시지를 통해 “한국전쟁은 잊힌 전쟁이 아니다. 워싱턴 D.C 한국전 참전기념 공원 안에 추모의 벽 건립을 추진할 것”이라며 “전몰장병 한 분 한 분의 숭고한 희생과 업적을 세계인과 함께 기억하고 기리겠다”고 말했다.
‘추모의 벽(Wall of Remembrance)은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미군 3만6940명의 이름을 새겨 넣은 조형물을 DC 내셔널 몰에 있는 한국전 기념공원에 건립하는 사업이다.
‘추모의 벽’ 건립사업은 2010년경 한국전참전용사기념재단이 미국 젊은 세대들에게 6·25가 잊힌 전쟁이 되지 않고 한·미 동맹을 더욱 굳건히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2022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해왔다. 지난 2016년 연방 상하원에서 한국전 참전용사 ‘추모의 벽’ 건립에 관한 법안(Korean War Veterans Memorial Wall of Remembrance Act)이 통과되고 10월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서명하면서 본격 추진됐다.
그러나 연방정부 예산을 사용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약 2천500만 달러로 추산되는 건립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추모의 벽은 한국전 참전기념 공원 인근에 있는 베트남전 참전기념공원의 베트남 참전자 명단이 새겨진 ‘추모의 벽’과 유사한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 기념공원 내에 있는 원형의 벽을 크리스탈로 만들고 전사자의 이름을 새겨 넣을 예정이다.
또 전사자 명단 이외에 6·25전쟁에 미군 소속으로 참전했던 한국군(카투사)의 전사자와 부상자, 실종자, 포로의 인원수도 포함시키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
<이종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