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인 27%“소변 본 적 있다”
소변과 클로린이 결합하면
소독기능 줄고 눈 따가워져
■ 더 심각한 위협은 기생충
크립토, 소독물에도 7일 생존
레지오넬라균 감염 숨지기도
■ 안전하게 이용하는 팁
설사 나아도 2주간 수영 NO
아이들은 1시간마다 화장실
수영장을 자주 찾는 시즌이 온다. 여름방학을 맞은 아이들에게 수영장만큼 즐거운 놀이공간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때로 걱정이 된다. 수영을 하다보면 누구나 물을 마시게 되는데 수영장 물이 얼마나 깨끗할까에 대한 의구심이다. 사람들 몸에서 나오는 각종 분비물과 자외선 차단제가 독한 소독약을 만나면 얼마나 비위생적이고 위험한 액체가 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가장 혐오스런 일은 어떤 사람들이 풀 안에서 실례를 한다는 사실이다. 수영장 물속에서 소변을 보면 근처 물 색깔이 변하는 화학물질이라도 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이것은 누구나 싫어하지만 적발이 힘든 문제다.
3,000명의 성인에게 수영 습관을 물어본 수질건강위원회의 연례 건강 풀 보고서가 나왔다. 그 질문 중 하나는 수영장에서 소변을 보았는지 여부였는데 성인의 27%, 즉 4명 중 1명 이상이 그런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실제론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측하고 있다.
수영장 내에서 소변과 클로린(염소)이 결합하면 다른 화학물질이 만들어져 클로린의 박테리아 괴멸 기능을 약화시킨다. 눈이 따가워지는 것도 그 화합물의 부산물이다.
그런데 이보다 더 큰 위험은 기생충과 박테리아로, 물놀이 공원 등 위락시설에서 질병을 퍼뜨릴 수 있는 요인들이다. 질병관리예방센터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 46개 주와 푸에르토리코에서 500여건이 발생, 27,219건의 질병과 8건의 사망이 있었다. 발병의 3분의 1은 호텔 수영장이나 욕조에서 발생했다.
질병의 대부분은 크립토스포리디움(이하 크립토)이라고 불리는 기생충에 의해 유발되는데, 설사를 일으키는 이 기생충은 클로린으로 소독한 물에서도 7일간이나 생존할 만큼 강하다. 또한 여름 귓병과 욕조 발진을 일으키는 슈도모나스균이 있고, 가장 치명적인 레지오넬라균은 지난 15년 동안 6건의 사망을 불러왔다.
그러나 발병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대다수 질병의 원인은 크립토였다. 이 기생충이 있는 물을 한모금이라도 마시면 건강한 아이들과 어른들이 몇주 동안 설사, 복통, 메스꺼움, 구토를 겪게 된다. CDC는 가장 중요한 것은 기생충이 물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일이므로 설사 증세가 있는 어른이나 아이는 수영장에 들어가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 경고에 귀 기울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성인 3,000명 대상의 건강 설문조사에서 설사를 하고 나서 한시간 이내에 수영을 하겠는지 물었을 때 17%가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설사 증상이 사라진 후에도 2주 동안 수영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또한 수영장에 들어가기 전에 샤워하는 성인은 절반에 그쳤고, 80%가 수영 후에 샤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은 수영 시즌에 가족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몇가지 실용적인 팁이다.
▲수영장 가기 전에 온라인이나 풀 점검 사이트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는지 확인한다. 공공 수영장은 일반적으로 지역 보건부처에 의해 검사되고 그 결과가 온라인으로도 공지된다. 또 수영장에 직접 가서 직원 중에 공인된 풀·스파 운영자가 있는지를 물어보는 것도 좋다.
▲수질 검사기구를 구입하여 직접 확인할 수도 있다. 하드웨어 스토어에서 파는 풀 테스트 스트립은 물속의 염소, 브로민, pH 등의 수치를 알려준다.
▲물을 삼키지 말고, 아이들은 1시간마다 화장실에 데려간다. 아기나 유아가 있다면 수영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기저귀를 자주 갈아준다.
▲풀에 들어가기 전 1분 이상 샤워한다. 설사한 적이 있다면 최소 2주 동안 수영하지 않는다.
▲수영장의 깊은 아래쪽에 배수관이 있는지 확인한다. 풀이나 욕조에서 벽면과 물이 만나는 부분을 만져본다. 끈적끈적한 느낌이 들지 않아야 수영장 측에서 청소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자녀가 물을 뿜는 제트가 있는 곳에서 놀고 있다면 그 물은 계속 리사이클 되고 있으므로 아이들이 마시지 않도록 주의를 준다.
▲50세 이상이고 현재 흡연자이거나 전에 흡연했던 사람, 만성 폐질환이 있거나 면역 체계가 약화된 사람은 수증기나 기체로 퍼지는 레지오넬라 균의 발병 위험이 높다. 물을 뿜는 뜨거운 욕조 제트를 피하고, 만일 폐렴에 걸린 것 같으면 즉시 의사에게 가서 핫 터브에 간 적이 있다고 말한다.
수영장에서는 가능하면 물을 마시지 않는 것이 위생상 좋다. <사진 Sarah Beth Glicksteen/NY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