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불법 반출된 문화재로 추정되는 조선왕조 마지막공주인 덕온공주의 인장(사진)이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 24만 달러의 가격에 한인에게 낙찰됐다.
뉴욕한국문화원에 따르면 18일 열린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덕온공주 인장이 최고 응찰가인 23만 7,500달러에 판매됐다. 경매 예상가 2~3만 달러 보다 무려 10배 가량 많은 금액에 낙찰된 것이다.
이날 1만5,000달러에 시작된 덕온공주 인장 경매는 한인 남성과 한인 여성 등 2명이 치열한 입찰 경쟁을 벌인 끝에 한인 남성이 낙찰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매자의 정확한 신원은 한인이라는 사실 외에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덕온공주의 인장은 당초 한국의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가 “6.25전쟁 당시 미국으로 불법 반출된 도난 문화재일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정부로 하여금 경매를 중지시키고 환수작업에 나설 것을 요청하면서 논란이 일어왔다.
이에 대해 한국의 문화재청측은 “도난품이라는 정확한 근거자료가 없다. 덕온공주가 시집을 가서 인장의 소유권이 사가로 넘어간 후 미국으로 반출돼 경매에 출품됐다면 경매를 막기는 어렵다”면서 “반출 경위를 파악한 뒤 경매중지 요청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관련 본보가 뉴욕 크리스티 경매장 측에 문의한 결과, 한국정부 차원의 경매 중지요청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편 이날 판매된 인장은 23대 임금 순조의 넷째 딸이자 조선의 마지막 공주인 덕온공주가 사용하던 구리재질의 사자모양 도장으로 인장의 크기는 가로 8.9cm, 세로 8.9cm, 높이 8.6cm이다. 현재 한국 국립고궁 박물관에는 조선왕실의 공주 인장이 전혀 소장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덕온공주의 인장은 더욱 문화재로서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조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