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적으로 인기있는 크루즈 코스를 꼽으라면 알라스카 크루즈를 비롯 북유럽 크루즈, 지중해 크루즈, 하와이 크루즈, 카리브해 크루즈, 남극 크루즈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알라스카 크루즈는 크루즈 여행의 로망이다.
그러나 이 모든 코스가 비행기를 타고 현지에 도착해서 다시 크루즈를 타야한다. 대부분의 코스가 크루즈를 타기전에 하루가 소요되고 코스에 따라 이틀이 소요되기도 한다.
이번에 엘리트 투어가 1년에 단 한차례 남가주 한인들에게 특별한 알라스카 크루즈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샌피드로 항에서 크루즈를 타고 샌피드로 항으로 돌아오는 프로그램이다. 대부분의 알라스카 크루즈가 시애틀이나 밴쿠버에서 승선하기 때문에 LA에서 시애틀이나 밴쿠버까지 비행기로 가야하고 특히 밴쿠버에서 출발하는 크루즈를 타는 경우 시애틀까지 항공편으로 갔다가 캐나다 입국심사를 거쳐야하는 불편함이 있다. 크루즈 승선에만 꼬박 하루가 소요된다. 그러나 이번에 선보인 알라스카 크루즈는 샌피드로에서 크루즈를 승선하고 여행을 마친 후 샌피드로 항에 다시 돌아오기 때문에 시간도 절약되고 비행기를 타야하는 불편함도 없다.
알라스카 크루즈를 가야하는 이유는 수없이 많다. 아침 일찍 일어나 버스를 타야하는 불편과 수고로움도 없고. 처음 만난 생면부지의 사람과 한 조를 이루어 식사를 해야 하는 의무감도 없다. 하루종일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도 있고, 먹고싶을 때 먹고 마시고싶을 때 마실 수 있는 자유가 있다. 거대한 빙하를 가까이서 볼 수 있고 미국의 마지막 청정지역 알라스카를 직접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크루즈 객실은 최고급 호텔이다. TV, 샤워장, 테이블, 화장대, 침대, 옷장이 있고 매일 몇 번이고 깔끔하게 방을 청소해 준다. 크루즈 여행의 또 다른 장점은 크루즈 선상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먹거리, 볼거리, 놀거리다. 뷔페는 기본이다. 각종 전문 레스토랑과 다양한 바, 카지노, 미용실, 스파, 실내 수영장, 극장, 체육관, 선물가게, 피트니스 센터, 조깅 트랙, 아트리움 등 없는 것이 없다. 먹거리, 볼거리, 놀거리의 천국이다. 음식은 하루종일 공짜로 제공된다. 다양한 메뉴와 세계적인 일품요리 식당이 즐비하다.
알라스카 크루즈의 여행객들은 다른 크루즈 코스에 비해 크루즈 여행을 처음 시작한 사람에서부터 크루즈 매니아에 이르기 까지 층이 다양하다. 또한 20대에서부터 70대에 이르기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선호하는 크루즈 코스다.
뉴욕, LA, 휴스턴, 시애틀에 거주하는 중학교 동창 여섯 커플 12명이 졸업 40주년 기념으로 알라스카 크루즈를 왔다. 모두 50대이며 크루즈 여행은 처음이다. 발코니에 앉아 알라스카의 만년설과 뱃길에 일어나는 하얀 포말을 보고 있노라면 정신없이 살아온 30년 이민의 삶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오래간만에 느끼는 삶으로부터의 해방감과 여유다.
그들은 매일 같은 시간에 선창가 소파에 앉아 낮에는 태평양의 강열한 햇살을, 저녁때는 아름다운 석양과 노을, 밤에는 쏟아지는 은하수를 즐긴다. 자유와 여유, 해방은 그들에게 인생 최고의 선물이다.
LA에 사는 한 젊은 커플은 한국에서 온 80을 앞둔 부모님을 모시고 알라스카 크루즈를 찾았다. 오랫동안 버스로 이동하지 않고 꼭 정해진 식사시간을 지키지 않아서 좋다고 한다. 여행 길에 혹 부모님의 손을 놓게 될지 모르는 불안함도 없다. 온갖 음식이 즐비한 뷔페식당, 수영장, 선물가게, 극장, 체육관, 오락실이 있다. 부모님과 같이하는 여행이라 혹시 지루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이 완전히 빗나갔다고 한다.
알라스카 크루즈의 압권은 거대한 빙하를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경험이다.
말로만 듣던 거대한 빙하가 눈앞에 나타나는 순간 모두가 와~하고 소리를 지른다. 푸르른 빙하 벽과 하얀 빙하의 표면은 장엄하다. 가끔씩 빙하가 무너지면서 거대한 파도의 출렁임을 볼때는 자연의 위대함과 지구 온난화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몰려온다.
빙하 주변에는 빙하에서 떠내려 온 얼음조각들이 즐비하게 떠있다. 모든 여행객들이 나와 연신 카메라 셔트를 누르는 장면도 특이하다. 빙하관광은 오직 알라스카와 남극 여행에서만 맛볼 수 있는 잊을 수 없는 한 장면이다.
기항지 관광은 차라리 알라스카 크루즈 여행의 덤이다. 우거진 숲과 연어 통조림으로 유명한 케치칸, 알라스카주 주도이며 가장 오래된 도시 주노, 낭만의 산악관광 열차를 경험하는 스캐그웨이 등은 알라스카 만이 갖고 있는 보물도시들이다.
케치칸은 한번쯤 비를 만날 각오를 해야하는데 높은 숲으로 우거진 해안 산책로를 따라 걷는 힐링의 시간과 곳곳에 설치돼 있는 독특한 고래모양의 벤치에 앉아 휴식의 여유를 갖는 것도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다.
스캐그웨이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관광열차로 유명한데 사람들은 산악관광 열차를 타보는 것만으로도 알라스카 여행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할 정도로 두고두고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한다. 열차를 타고 바라보는 알라스카의 장엄하고 수려한 광경은 감동적이다.
샌피드로 항에서 출발하는 알라스카 크루즈는 태평양 해안을 따라 이틀 항해후 밴쿠버에서 정박해 하루 휴식을 취하며 밴쿠버 시내 관광을 할 수 있다. 알라스카 크루즈는 여름에 주로 있는데 피서여행으로도 좋다. 빙하를 보는 것만으로도 오싹한 소름이 돋으며 대부분의 알라스카 날씨가 부슬부슬 가랑비가 내리는 날이 많아 더위를 생각할 여유가 없다.
알라스카 눈덮인 만년설과 빙하의 장엄의 모습. 크루즈를 타고 가까이서 볼 수있으며 가끔식 빙하가 녹아 내리는 광경을 볼 수도 있다. <빌리 장 사진작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캐그웨이의 산악 관광열차. 열차를 타고 알라스카의 수려한 자연 경관을 보는 것은 잊을 수없는 추억이다.
11만4천톤급의 애머럴드 프린세스 크루즈 모습. 1,200여명의 승무원과 3,000여명의 관광객이 승선하는 대형 크루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