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얼마의 금액을 찾아 사용해야 은퇴 자금을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을까. 요즘 장수시대를 살아가야할 현대인들이 갖게 되는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일 것이다. 매우 큰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면 몰라도 일반 소시민들이 은퇴를 대비해 모아두는 자금은 장수 시대를 대비하기에는 역부족인 것만은 분명하다. 무작정 필요하다고 흥청망청 찾아 써버렸다가는 말년에 여유자금 한푼 없이 쓸쓸하게 정부 보조금에 의지하며 살아가야 하는 형편이 되기 십상이다. 은퇴 자금 인출 비율은 은퇴후 소셜 연금이나 기타 수입이 매년 사용해야 하는 생활비를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느냐에 따라 결정돼야 할 것이다.
말년에 돈 고갈 안되게 신중 기해
자동차 구입 등 약간 유동적 플랜
■인출 비율의 예
10만달러가 투자 구좌에 들어가 있다고 생각해 보자. 은퇴를 시작하면서 매년 8,000달러를 찾아 사용한다면 인출 비율은 8%가 될 것이다($8,000/$100,000).
인출 비율은 말년에 돈이 모두 고갈될 걱정 없이 매년 얼마의 돈을 사용해야 할 것인가를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이를 안전 인출 비율이라고 부른다.
안전 인출 비율을 계산하려면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
우선 투자 포트폴리오의 위험 수준(등락의 폭)은 얼마인지, 투자 실적은 어떤지, 인플레이션에 따라 인출 금액을 올려야 하는지 등을 생각해야 한다.
만일 등락이 심한 포트폴리오에 투자를 많이 했다면 위험도가 높을 것이고 이럴 경우 인출 비율을 높게 잡았다가 갑자기 실적이 하락한다면 구좌내 잔고가 급속히 떨어지게 될 것이다. 이런 모든 요인을 자세히 살펴 1년에 얼마의 돈을 찾아 써야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전문가들은 가장 안전한 인출 비율로 연간 3~4.5%를 조언한다.
어떤 연구 보고서는 안전 인출 비율을 4% 이하로 유지해야만 한다고 지적한다. 이 4% 인출 규칙은 대략의 기준이지 꼭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어떤 연구 보고서는 수입이나 급여가 올라가거나 줄어들면 지출 역시 변하게 되는데 이럴 경우 연 3~4% 인출이 아니라 4~6%까지 인출 비율을 늘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연구 결과를 적용한다고 하더라도 연간 지출은 대략 6%선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결정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신중하게 은퇴 계획을 세운다면 이런 4% 또는 5% 규칙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비율을 정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소셜 연금을 언제 받을 것인가를 고민할 때 자신의 기대 수명치를 예상하는 것과 같이 인출 비율 또한 자신의 건강이나 예상 수명을 계산해서 장기 계획을 세워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은퇴후 어떤 해에는 자동차 구입을 위해 돈이 더 필요할 것이고 또 여행 경비가 필요할 때도 있을 것이다. 또 어떤 해에는 크게 돈쓸 일이 없을 때도 있을 것이다.
■인출 비율을 따져야 하는 이유
앞서 설명한대로 매년 인출 비율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은퇴 자금을 오랫동안 유지하며 말년에 필요한 생활비를 조달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다.
일반적으로 4% 인출 규칙을 적용하면 20%년은 유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매년 원금이 줄어들어 시간이 갈수록 찾아 쓸 수 있는 금액도 줄어들겠지만 나이 들면 생활 범위가 좁아져 그다지 큰 돈을 지출할 곳이 많지는 않다. 다행히 투자 수익이 꾸준히 5% 이상만 유지해 준다면(지난 80년간 뮤추얼펀드 시장의 성장은 매년 5%를 유지해 왔음) 원금이 줄어드는 속도는 매우 늦어 질 것이다.
어찌됐던 살 날은 많은데 당초 세워놨던 계획 이상의 비율로 돈을 찾아 쓴다면 가지고 있는 자금은 빨리 고갈 될 것이다.
■성공적인 인출
미래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따라서 매년 인출하는 돈에서 약간의 여유 공간을 두는 것이 좋다. 자동차를 구입하려면 더 많은 돈을 찾아야 할 것이고 큰 비용이 필요치 않은 해에는 돈이 덜 필요할 것이므로 유동적 플랜을 세우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유동적 플랜을 때에 따라서 인출금을 조절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은퇴 저축 구좌에서 매년 원하는 퍼센테이지의 인출금을 직접 현금으로 받아 가지고 있지 말고 일반 체킹 어카운트에 자동 입금 되도록 연결하는 체계적 인출 플랜을 세우라는 것이다.
마치 급여 수표를 받는 것과 같이 생각하면 된다. 입금된 돈만 사용하고 또 어떤 경우 돈이 남게 되면 다음해로 넘겨 필요할 때 추가로 사용하면 된다. 이런 방법을 사용하면 투자구좌에서 몫 돈을 꺼내 원금을 깎아 먹을 필요는 없게 된다. 또다른 인출 방식으로는 일정기간 자금을 묶어 두고 만기가 된 후 찾아 쓰는 방법이다. 대표적인 예가 CD다. 매년 만기가 돼야 찾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IRA와 401(k) 플랜에 돈이 들어가 있다면 70.5세부터 찾아 써야 하는 ‘최소 인출금’(RMD)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은퇴 자금에서 인출 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플랜을 은퇴 기간 중 충분한 자금을 확보해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김정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