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거실서 사용자들에게 상상의 세계로 안내
컴퓨터 필요없는 독립형·스마트폰 스크린 이용
가상현실은 사용자를 상상의 세계로 옮겨준다.
급경사의 절벽을 오르게도 해주고, 티라노사우루스와 대면하게도 해 준다. 이런 경험을 사용자 집 거실에서 할 수 있다. 하지만 가상현실을 체험하려면 가상현실 헤드세트가 있어야 한다. 헤드세트에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저가형, 그리고 PC를 사용하는 고가형이 있다. 그러나 지난 10월11일,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인 주커버그와 페이스북 산하의 오큘러스 사는 이 두 종류의 갭을 메울 새로운 보급형 헤드세트를 발표했다.
10억 명에게 이 헤드세트를 보급하는 것이 목표다. ‘오큘러스 고’라는 이름의 이 상품의 가격은 199달러. 내년 시판 예정이다. 그러나 이 제품이 출시되기 전에도 훨씬 저렴하게 가상현실을 즐길 수 있다. 이 신제품이 가상현실 세계에 들어맞는 방식을 이제부터 알아보자.
■스마트폰을 스크린으로!
가장 간단한 가상현실 헤드세트는 렌즈와 스크린으로 구성된다. 저가형 가상현실 헤드세트는 디스플레이로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앱을 사용해 화면을 반으로 쪼개어, 좌안과 우안에 각각 다른 영상을 보여주어, 과거의 3D 기기인 뷰마스터처럼 입체감을 느끼게 해준다. 매우 몰입도가 높은 체험이 가능하다.
이런 종류의 기기 중 제일 싼 것은 가격 10달러 이하부터 시작한다. 구글은 15달러짜리 ‘카드보드’도 출시했다. 그 속에 스마트폰을 집어넣기만 하면 하드웨어는 준비 완료다. 소프트웨어도 가상현실 컨텐츠를 보여주는 앱 ‘카드보드’를 구글에서 다운로드받으면 된다. 구글은 심지어 사용자들이 렌즈, 골판지, 기타 재료들로 ‘카드보드’를 간편하게 따라 만들 수 있는 설명서를 배포하기도 했다.
카드보드의 다음 단계 제품은 삼성전자의 ‘기어 VR’이다. 이 제품도 스마트폰을 스크린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카드보드와는 달리 이 제품에는 얼굴에 제품을 고정시키는 띠가 있고, 얼굴과 맞닿는 부분에는 패드도 있다. 스마트폰으로는 갤럭시 S8 등의 삼성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휴대형 컨트롤러도 있다. 현재 아마존에서 129달러에 팔고 있다.
구글은 ‘데이드림 뷰’라는 이름의 99달러짜리 헤드세트도 내놓고 있다. 삼성의 ‘기어 VR’과 마찬가지로 ‘픽셀’ 휴대전화 또는 삼성 휴대전화로 작동한다. 휴대형 컨트롤러도 있다.
■컴퓨터가 필요 없는 독립형 기기
독립형 기기에서 최적점을 찾을 수 있다. 주커버그는 ‘오큘러스 고’가 공략할 곳이 여기라고 말한다. 프랑켄슈타인 같은 휴대전화 이용 헤드세트 대신, 이 독립형 기기는 VR에 최적화된 자체 LCD 디스플레이를 지니고 있다고 페이스북의 가상현실 부사장 휴고 바라는 지난 11일 오큘러스 커넥트 이벤트에서 밝혔다.
바라는 이 헤드세트가 “그때까지 만들어진 가상현실 기기 중 가장 선명한 상을 제공해 준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2018년 초에 출시될 것이며, 앞서 말한 기기들과는 달리 돈을 내고 카드보드지, 플라스틱 박스, 렌즈 등을 사지 않는다. 그 대신 내장형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향을 포함한 모든 가상현실 구성품이 들어 있는 완성된 기기를 사는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나타날 페이스북/오큘러스 기기는 이 최적점을 공략하는 것 외에도 다른 임무가 있다. 구글도 HTC 및 바이브와 함께 독립형 가상현실 헤드세트를 만들어 곧 출시할 예정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가상현실에 관심이 있고, 기다릴 의지가 있고, 200달러가 있다면, 오큘러스 고 같은 기기를 사는 쪽이 스마트폰 장착 헤드세트보다 훨씬 더 나은 가상현실 경험을 선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컴퓨터가 필요한 하이엔드 가상현실 기기
적어도 현재로는 가장 강력한 가상현실 기기는 데스크탑 수준의 연산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카테고리에 속하는 시스템으로는 399달러짜리 오큘러스 리프트가 있다. 오큘러스 리프트는 최소 8GB의 RAM을 지닌 윈도우즈 컴퓨터가 필요하다. 리프트 패키지에는 터치 컨트롤러라는 휴대형 기기, 실제 세계에서의 리프트 헤드세트와 컨트롤러의 움직임을 가상현실 속에서 재현해 주는 2개의 독립형 센서가 포함된다.
물론 오큘러스 리프트 외에도 여러 하이엔드 가상현실 시스템이 출시되어 있다. 599달러짜리 HTC 바이브는 PC 테더가 필요하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VR은 PS4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페이스북/오큘러스 팀은 현재 또 다른 것을 만들고 있다. ‘산타 크루즈’라는 이름의 독립형 헤드세트다. 헤드세트 바깥의 센서 4개를 사용하여 2개의 휴대형 컨트롤러의 위치를 파악, 방 안에 별도의 센서를 두지 않고도 오큘러스에서 말하는 “손 존재감”을 일으킨다.
<서울경제 파퓰러 사이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