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이나 식당에 가면 한숨만 나와요”
요즘 한인 주부나 직장인들의 푸념이다.‘장바구니 물가’가 급격히 뛰어올라 빠듯한 수입에 알게 모르게 늘어난 지출이 허리가 휠 지경이기 때문이다.
오렌지카운티에 거주하는 한인 주부 정모씨는 가계부를 볼 때마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5명 대식구의 살림을 맡아하고 있는 정씨는“월급은 제자리인데 물가가 너무 올라 마켓에 가서 채소와 과일 등 식재료만 사도 한 번에 100달러가 훌쩍 넘는다”며 “특히 육류같은 경우 아이들 때문에 아예 끊을 수는 없고 횟수와 양을 줄여서 사 먹지만 심적 부담이 엄청나 장보기가 두렵다”고 말했다.
식비가 전부는 아니다. 개스세 인상 등으로 최근 개스비까지 급등하면서 LA까지 출퇴근하는 남편의 차량유지비까지 생각하면 생활비 부담이 너무 커졌다는 게 정씨의 말이다.
LA 한인타운 직장에 다니고 있는 한인 박모씨는 지난 달부터 점심 도시락을 집에서 싸가지고 다닌다. 그동안 동료들과 회사 사무실 근처에서 점심을 사먹었지만 지난해부터 슬금슬금 오르기 시작한 한인타운 내 식당들의 음식값이 부담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박씨는“설렁탕이나 비빔밥과 같은 일상적 한식 메뉴도 예전에 8~9달러선, 좀 싼데 가면 6~7달러선에 먹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점심 한 그릇 값이 10달러를 훌쩍 넘고 여기에 세금과 팁까지 생각하면 12~13달러가 넘기 일쑤”라며“이 때문에 최근 점심 도시락을 싸오는 동료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한인들이 피부로 체감하는 물가 치솟음 현상은 재료비 인상에다 최저임금 인상 등까지 겹치면서 식비에서부터 식료품 등까지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주부들은 마켓에서 장을 볼 때 예전에 파운드 당 5.99달러에도 살 수 있었던 쇠고기가 이제는 7.99~8.99달러는 보통이고, 심지어 5~6단에 99센트에 팔리던 파의 가격도 최근에는 1~2단에 99센트라며 소비자 물가가 올라도 너무 오른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연방 당국이 조사하는 소비자 물가 상승률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연방 노동통계청에 따르면 LA와 오렌지, 리버사이드, 샌버나디노, 벤추라 등 남가주 지역 5개 카운티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3.1%로 나타나 전국 평균의 2%를 훨씬 웃돌고 있다. 남가주의 물가 상승률은 미 전역에서 8개월 내내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더해 개스세 인상과 함께 11월 개솔린 가격이 8.8%가 상승했다. 또 남가주 지역 렌트비가 23개월 지속적으로 상승했으며 외식비와 식료품비도 4.6%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모든 물가가 상승했다는 분석했다.
이밖에 LA 데일리뉴스는 연방정부 통계를 10년 전과 비교해 2015~2016년 남가주 주민의 지출이 주거비는 2,203달러(10% )증가했고, 보험료는 1,509달러(65%) 급증했으며, 식료품 비용은 772달러(11%)가 더 많이 들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박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