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삼성·LG 최강폰으로 소비자 유혹
베젤리스 화면, 듀얼카메라, 증강현실 등
하반기 스마트폰 대전이 시작됐다. 지난 12일 애플이 아이폰 탄생 10주년을 기념해 ‘아이폰X(텐)’을 공개한 데 이어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8’과 LG전자 ‘V30’도 베일을 걷고 판매를 서두르고 있다.
특징이자 공통점이라면 세 제품 모두 더 커진 크기로 가시성과 몰입성이 좋아졌다는 점이다. 나란히 전면의 테두리를 없애(베젤리스) 시원하게 화면을 볼 수 있게 됐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디스플레이를 채택해 선명도도 높였다. 여기에 세 제품 모두 듀얼 카메라를 장착해 일반각, 광각은 물론, 망원 촬영까지 가능해졌다.
이렇듯 얼핏 보면 외관상 차이점이 없어 보이지만 세부 기능을 놓고 보면 각각 차별화된 특징이 커 사용하는 습관이나 목적, 소비자 취향에 따라 선호도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베젤리스 OLED 디스플레이
외관은 세 제품 모두 서로 닮았다는 게 주된 평가다. 앞모습을 보면 모두 화면의 테두리가 없는 OLED 화면이고, 뒷모습은 렌즈가 두개인 듀얼 카메라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크기는 갤럭시 노트8이 6.3인치로 가장 크고, V30 6인치, 아이폰X는 5.8인치 등이다.
개별적으로는 애플이 10년간 지켜온 디자인을 버리고 변신했다. 전면 위와 아래에 카메라와 홈버튼을 유지해왔던 것을 베젤리스로 확 바꿨다. LG전자도 V30를 통해 처음으로 베젤리스 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전면에 있었던 물리적인 버튼도 모두 사라졌는데 이를 대체하는 방식은 조금씩 다르다. 아이폰X은 화면을 만지거나 기기를 들어 화면을 켤 수 있고, 홈 화면 아래에서 위로 손가락을 쓸어 올리는 방식으로 홈버튼 기능을 구현했다. 또 갤럭시 노트8은 압력센서와 소프트키로, V30는 두번 두드리면 켜지고 꺼지는 노크온 기능으로 대신했다.
■같은 듯 다른 듀얼 카메라
아이폰X은 후면에 1200만화소 광각과 망원 듀얼 카메라를 달았고, 광학식 손떨림 보정(OIS) 모듈을 적용했다. 전면의 700만 화소 카메라는 얼굴의 표정을 읽어내 움직이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바꿔주는 ‘애니모지’ 기능을 즐길 수 있다. 또 애플은 최신 운영체계인 iOS11을 통해 현실감 있는 증강현실(AR) 키트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갤럭시 노트8도 OIS를 적용했고 ‘라이브 포커스’ 기능을 이용해 배경을 얼마나 흐릿하게 처리할지 사용자가 직접 조정, 눈으로 확인하면서 촬영할 수 있다. 후보정도 가능하다. 배경을 살리고 싶다면 라이브 포커스 촬영시 ‘듀얼 캡쳐’ 기능을 활용하면 된다.
V30에 탑재된 ‘시네 비디오’는 고화질 영상 모드에는 원하는 지점을 줌인과 줌아웃할 수 있는 ‘포인트줌’, 영상촬영시 색상값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LG-시네 로그’ 기능 등이 지원된다. 여기에 V30는 높은 F1.6 조리개값,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이는 유리 소재 렌즈 등을 갖췄다.
■AI칩, S펜, 오디오 등 개성 눈길
기능면에서는 세 제품 제각각 개성이 돋보인다. 아이폰X에는 인공지능(AI) 칩이 내재돼 있다. 뉴럴 엔진이 적용돼 페이스 ID, 애니모지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돕는다. 추후 제작되는 AR앱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도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새롭게 선보인 페이스 ID는 모자나 안경을 쓰거나, 수염을 길러도 잠금이 해제될 정도로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 노트8은 S펜이 특징인데 사용자가 직접 S펜을 움직여 이미지를 제작, 상대방과 메시지를 공유할 수 있다. 최대 15초 분량 정도의 GIF파일로 만들 수 있으며 파일은 갤러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꺼진 화면 메모 기능도 눈길을 끄는데 잠금 해제한 뒤 꺼진 화면에서 S펜만 뽑으면 최대 100장까지 메모할 수 있다. S펜은 번역기와 환율 단위 변환기 역할도 할 수 있다.
최상의 카메라를 장착한 V30는 오디오 기술도 탁월하다. 하이파이 쿼드 DAC를 탑재했고, 오디오 전문업체 B&O 플레이 튜닝을 더한 사운드를 갖췄다. 사용자는 쉽게 자신이 선호하는 음색만을 골라 들을 수 있다. 저음, 현장감, 균형, 선명함 등을 강조하는 효과도 설정할 수 있다.
■호평과 함께 우려도
아이폰X은 배젤리스 디자인에 대한 반론이 있다. 전면 카메라가 배치되느라 디스플레이가 잘린 부분이 ‘M자형 탈모’ 같다는 비아냥이 있다. 베젤리스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가 몰입감인데 미완성된 느낌이라는 것이다.
갤럭시 노트8은 전작인 노트7이 배터리 발화사건으로 용도폐기됐던 점이 가장 큰 부담이다. 당시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했을 때 특별한 혁신이 없는 점에 빚대 ‘노트8은 카메라만 2개 장착한 더 무거워진 쌍둥이’라는 혹평을 듣기도 했다.
반면 V30는 낮은 인지도에 비해 평판이 좋은 편이다. CNBC는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한 훌륭한 스펙을 지녔다”고 평가했는데 다만 애플과 삼성이 양분한 시장에서 얼마나 파괴력을 낼지는 미지수다.
가격은 당연히 비싸졌다. 10월27일 사전 주문을 받는 아이폰X은 64GB가 999달러, 256GB는 1,149달러로 전작들을 크게 앞질렀다. 갤럭시 노트8은 64GB가 929.99달러이고, 10월 초 미국에 출시되는 V30는 64GB가 840달러, 128GB는 885달러다. <류정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