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타운 상가 임대료 위기
경기 관계없이 해마다 올리기만
LA 한인타운 상당수 소매 업소들이 경제상황과 관계없이 해마다 꼬박꼬박 오르는 렌트비로 고통을 겪고 있다. 불경기 여파로 매상이 늘기는커녕 감소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한인타운 소매 업소들은 타지역보다 높은 렌트비를 부담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매년 2~5%씩 꼬박꼬박 오르는 렌트비는 물론 최근 몇 년간 큰 폭으로 치솟고 있는 인건비, 보험 등으로 폐업을 고려하거나 폐업까지 가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LA 한인타운의 소매 업소 렌트비는 스퀘어피트 당 3달러를 훌쩍 넘는 것이 보통이고 최고 5~7달러에 달하는 등 전반적으로 타지역에 비해 높다는 것이 정설이다. 결국 타지역에 비해 높은 상가 렌트로 인한 한인 상권 위축은 한인타운의 발전을 저해하는 것은 물론 한인사회 전체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대다수 한인타운 소매 업소들의 경우 렌트비 뿐만 아니라 테넌트가 건물주의 재산세와 보험료, 관리비 등을 모두 추가로 부담하는 소위 ‘트리플 넷 리스’(NNN 리스) 조항의 적용을 받고 있어 테넌트들의 캠차지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한인타운 내 한 식당의 경우 약 1,400스퀘어피트 규모에 월 렌트비만 7,000달러에 달하고 있으며 트리플넷 비용까지 합치면 테넌트가 부담하는 월 렌트는 8,000달러에 달한다. 이 식당은 직원이 25명 이하라 아직은 최저임금이 시간 당 10.50달러이지만 내년 7월부터는 12달러로 오른다. 이 식당 업주는 “매상도 예전 같지 않고 도저히 현재의 매출로 사업체를 운영할 길이 보이지 않는다”며 “주 7일, 정말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식당에 모든 신경과 시간을 쏟아 붇고 있지만 가져가는 돈은 거의 없어 폐업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렌트비를 견디다 못해 리스계약이 만료되기 전에 사업체를 이전하거나 아예 리스를 갱신하지 않는 소매 업소들도 늘고 있다. 통상 새 리스를 계약할 때 렌트비가 큰 폭으로 오르기 때문이다.
한 한인 부동산 브로커는 “어려운 상황에 놓인 테넌트를 위해 렌트 인상을 면제해주는 등 나름대로 노력을 하는 한인타운 건물주들도 있다”며 “결국 건물주와 테넌트는 한 배를 탄 공동운명체라는 인식이 필요하며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도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