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야, 생시야?”
노르웨이(Norway)로의 여행은 한 폭의 그림 속으로 풍덩 뛰어드는 여행이다. 그래서 여행 중간중간 이런 말이 자주 튀어나온다. “꿈이야, 생시야?”
노르웨이는 대자연의 보고다. 1만년 전 빙하가 빚어낸 절경인 피오르 해안, 빙하로 꽁꽁 얼어붙은 산들, 하늘에 너울거리는 오로라와 백야는 꿈 속에서나 마주할 것만 같은 경이로운 풍경이다.
그중 피오르의 사전적 의미는 ‘빙하의 침식으로 만들어진 골짜기에 빙하가 없어진 후 바닷물이 들어와서 생긴 좁고 긴 만’이다. 쉽게 풀어 설명하자면 이러하다. 아주 먼 옛날, 거대한 빙하가 노르웨이를 여행했다. 노르웨이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빙하는 곳곳에 뚜렷한 흔적을 남겼다. 그이름이 피오르다.
노르웨이는 한마디로 피오르의 나라다. 빙하가 만들어낸 대협곡이자 웅장하고도 독특한 풍광이 이곳 노르웨이에 집약적으로 몰려 있다. 그 해안선 길이를 몽땅 이어놓으면 지구 반 바퀴를 돌 수 있다.
피오르 여행은 뮈르달(Myrdal) 행 산악열차에 몸을 싣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해발 2m의 플롬 역에서 해발 886m의 고산도시인 뮈르달까지 진녹색 플롬산악열차를 타고 칙칙폭폭 달려나간다. 피오르를 만나러 가기 위한 과정이지만, 그 여정 역시 자연이 내린 선물이리라… 시베리아 횡단열차와 더불어 세계 최고의 기찻길로 꼽히는 플롬산악열차은 그림 같은 풍경 속을 내달린다. 그래서 애칭이 ‘로맨틱 열차’다.
산등성이를 지날 때마다 까마득한 높이의 폭포들이 포요하듯 물줄기를 토해낸다. 그렇게 흘러내린 물은 시내가 되어 협곡 사이를 흐른다. 커다란 바위와 숲, 폭포가 한 몸으로 섞인 산골짜기엔 작고 예쁜 집들이 옹기종기 서 있다. 터널을 지날 때마다 조금 전의 풍경을 압도하는 더 황홀한 장면들이 연이어 펼쳐진다. 누군가는 외친다. “꿈이야 생시야?”
쉼 없이 멋진 풍경을 실어 나르던 산악열차는 굉음 앞에 잠시 멈춰 선다. 지금껏 보았던 그 어떤 폭포보다 규모가 큰 폭포가 흘러내린다. 이 장관을 앞두고 열차는 10분여간 정차한다.
높이만 90미터가 넘는 ‘쵸스 폭포’ (Kjosfossen)다. 온 세상을 집어삼키기라도 할 듯 쵸스 폭포가 연거푸 내뿜는 엄청난 양의 물은 모두 빙하가 녹은 호수에서 온 것이다.
폭포보다 더한 볼거리는 폭포 한 편에서 펼쳐지는 요정의 춤인지도 모르겠다. 거대한 바위 뒤로 붉은 치마를 두른 여인이 살며시 모습을 드러낸다. 요정? 사람? 여행자들의 반응도 각양각색이다. 진실은, 요정 훌드라(Huldra·꼬리가 달린 숲의 요정)를 모티프로 무용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관광객들을 위해 선사하는 깜짝 이벤트다.
다시 출발한 열차는 몇번 더 소박한 노르웨이 산골 마을의 속살을 보여주고는 마침내 송네 피오르에 도착한다.
그 유명한 송네(Sogne) 피오르는 무려 204km나 이어진다. 가장 깊은 곳은 수심이 1,308m나 되는데도 안이 다 들여다보일 만큼 수질이 투명하다.
송네 피오르에서는 특히 포드네스~만헬러 구간을 유람선을 이용해 돌아보는 코스가 인기다. 바다에서 수직으로 우뚝 솟아올라 송네 피오르에 병풍처럼 늘어서 있는 웅장한 산줄기를 보면 아무리 큰 대형 선박이 만으로 들어와도 조그만 장난감처럼 보인다. 관광객들의 대화소리도 점차 잦아들고 저마다 피오르의 웅장함에 취해간다.
게이랑에르(Geiranger) 피오르는 송네 피오르와 비슷한 듯 또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게이랑에르야말로 노르웨이를 찾는 여행자 대부분이 버킷 리스트 1순위로 손꼽는 곳이다. 풍광으로는 으뜸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2005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요정의 사다리’라 불리는 꼬불꼬불한 트롤프겐 도로를 따라가다 피오르 중간 즈음에서 만나는 ‘7자매 폭포’(The Seven Sisters)는 게이랑에르의 최고 명소. 이 독특한 이름은 멀리서 폭포를 바라봤을 때 여인 7명의 머리카락을 닮았다고 해서 지어졌다. 300m 높이에서 물줄기가 시원하게 쏟아지는 모습이 대단히 근사하다.
“지금껏 마주한 어떤 풍경도 노르웨이의 대자연만큼 경이롭지는 못했습니다.”
자연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것은 게이랑에르 앞에서는 결코 과장되거나 허무맹랑한 말이 아니다.
◈북유럽·러시아 여행 핵심
북유럽의 관광 시즌은 8월초까지다. 중순 이후에는 기온이 많이 떨어지는데다 비나 눈이 내려 관광하는 게 여의치 않다. 8월 중순부터는 북유럽 관광객이 급격히 줄어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모든 여행이 다 그러하겠지만 북유럽에서는 특히 코스와 호텔 선택이 중요하다. US아주투어는 항공 및 크루즈 이동으로 이틀의 시간을 절약하며, 북유럽 여행의 노른자인 노르웨이에서 여섯밤을 머물어 환상적인 풍광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더불어 북유럽과 러시아는 여행 시즌이 비교적 짧은 관계로 좋은 호텔을 선점하는 것이 관건이다. 여행 출발 전, 반드시 호텔을 확인하는 것이 행복한 북유럽 여행의 시작일 것이다.
▶노르웨이=노르웨이에 피오르만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남서부 해안에 위치한 항구도시이자 노르웨이 최대의 어항인 베르겐(Bergen)도 볼만하다. 또 오묘한 푸른빛의 거대한 얼음덩어리(길이 400m)가 계곡에 꽉 얼어붙어 있는 ‘브릭스달 빙하(Briksdal glacier)’, 못을 사용하지 않고 견고하게 짜맞추는 방식으로 건축된 목조교회, 오슬로의 뭉크 미술관 등도 노르웨이의 빛나는 보석들이다.
▶덴마크=뱃사람들이 모였던 항구이자 안데르센도 살았던 니하운, 덴마크 왕실의 궁전으로 여왕이 살고 있는 아마리엔보 궁전, 덴마크의 전설을 간직한 게피온 분수대, 인어공주 동상 등이 덴마크를 상징하는 볼거리들이다.
▶스웨덴=13세기부터 형성된 감라스탄(Gamla Stan) 옛 시가지, 노벨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스웨덴 아카데미 본부, 1866년 문을 연 스웨덴 국립미술관 등이 대표 명소다.
▶핀란드=호화 유람선 ‘실야라인(Silja Line)’을 타고 백야, 피오르를 따라 항해하는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다.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식사도 수준급이다. 수도인 헬싱키에서는 헬싱키 대성당, 암석 교회, 시벨리우스 기념 공원 등이 유명하다.
▶러시아=‘북방의 베니스’로 불리는 상트페테르부르크(Saint Petersburg)에서는 세계 3대 박물관으로 손꼽히는 에르미타주(The State Hermitage Museum), 분수궁전, 백야 야경투어, 피의 구세주 성당, 성이삭 성당 등을 빼놓을 수 없다. 이어 모스크바(Moskva)에서는 크렘린 궁전과 붉은광장, 성 바실리성당 등을 돌아본다.
여행 팁
US아주투어는 올여름 ‘북유럽·러시아’(13일) 여행상품을 새롭게 선보인다.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4개국과 러시아의 보석같은 도시들을 여유롭게 둘러보는 코스다. 항공 및 크루즈 이동으로 이틀을 절약할 수 있다. 출발일은 7월5일과 8월2일. 7월 여행에는 투어멘토인 필자가 동행해 고객들을 모신다. (213)388-4000
노르웨이 피오르는 아이맥스 영화를 보는 것처럼 압도적인 경관을 선사한다. 게이랑에르 피오르의 마법 같은 풍경.
플롬산악열차는 쉼 없이 멋진 풍경을 실어 나른다. 그래서 별명이‘로맨틱 열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