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감 보다 우려 더 커
대학생들 전공까지 바꿔
청소년 정신건강 악화도
데이터센터 확산도 반대
인공지능(AI)의 급속한 확산을 바라보는 미국인들의 시선이 갈수록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줄일 것이라는 우려가 빠르게 커지면서 AI에 대한 반발이 단순한 기술 불안감을 넘어 고용과 교육, 지역경제를 둘러싼 현실적인 문제로 번지고 있다.
미국인 10명 중 7명은 앞으로 20년 동안 AI가 미국 내 일자리를 줄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대학생 상당수는 졸업 후 취업난을 우려해 아예 전공과 진로를 바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테크업계에서도 AI를 활용한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을 이유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프로그래머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등 AI와 직접 경쟁할 가능성이 높은 직종을 중심으로 대규모 채용 축소와 인력 감축이 나타나면서 “AI가 가장 먼저 화이트칼라 일자리를 흔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6월 22~28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71%가 앞으로 20년 동안 AI가 일자리를 줄일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2024년 조사 때의 64%보다 7%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반면 AI가 일자리를 늘릴 것이라고 답한 사람은 고작 5%에 그쳤다. AI가 고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도 10%에 불과했다.
특히 젊은층의 우려가 눈에 띈다. 18~29세 성인 가운데 73%가 AI가 앞으로 일자리를 줄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2024년의 61%에서 12%포인트나 높아졌다. 30~49세는 74%, 50~64세는 72%, 65세 이상도 63%가 일자리 감소를 예상했다. 즉 AI에 대한 고용 불안은 특정 연령층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AI를 가장 많이 접하고 있는 젊은층에서 오히려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 18~29세의 55%가 AI의 일상생활 확산에 대해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고 답했다. 2021년에는 31%에 불과했지만 5년 만에 24%포인트 상승했다.
반대로 ‘우려보다 기대가 크다’는 응답은 같은 기간 25%에서 11%로 떨어졌다.
전체 성인에서도 AI에 대한 우려가 우세했다. 52%가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고 답한 반면 기대가 더 크다는 응답은 9%에 그쳤다. 2021년에는 우려가 크다는 응답이 37%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AI에 대한 미국인의 심리가 크게 변한 것이다.
AI에 대한 고용 불안은 대학 캠퍼스에서 더욱 구체적인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대학생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에서는 69%가 AI 때문에 졸업 후 일자리를 찾기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했다. 실제로 22%는 취업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이미 전공 또는 세부전공을 바꿨다.
또 12%는 아예 진로를 변경했고, 34%는 AI 시대의 취업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추가 학위 취득을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졸업 후 노동시장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답한 학생은 45%에 그쳤다.
2026년 테크 업계에서는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Layoffs.fyi 집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 말까지 기술 업계에서 약 12만5,000명의 감원이 집계됐으며, 오라클 약 2만1,000명, 아마존 1만7,000명 이상, 델 1만1,000명, 메타 1만400명 등의 감원이 포함됐다.
학부모들은 인공지능이 청소년 정신건강에도 해를 끼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인공지능 회사를 상대로 한 학부모들의 소송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 소송의 배경에는 오픈AI가 청소년의 폭력과 마약 중독 자살 등을 부추겼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AI에 대한 반발은 일자리 문제에서 끝나지 않는다.
AI 서비스를 뒷받침하는 데이터센터가 전국에 들어서면서 전기 사용량과 수도 사용량, 소음, 토지 이용, 전기요금 상승 등을 둘러싼 주민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데이터센터워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만 최소 75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약 1,300억달러 규모가 지역사회의 반대로 차질을 빚거나 지연됐다. 이는 2025년 한 해 동안의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최근 조사에서는 자신의 거주지역에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것에 반대하는 미국인이 7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데이터센터가 약속하는 일자리와 세수 증가보다 전기료와 환경 부담을 더 우려하는 주민들이 많다는 의미다.
< 조환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