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재무부, 금리 진화 긴급카드
부채 10조불 증가속도 9년→4년
복지지출 폭증에 이자비용 눈덩이
“빚 돌려막기로 장기채 금리 오를 것”
단기채 더 찍어 장기채 매입 예상

미국 국가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40조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1년 동안 늘어난 부채만 3조달러일 정도로 증가 속도 또한 빨라졌다. 나랏빚 증가가 장기국채 금리를 올리고 이는 다시 빚을 늘리는 악순환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미국 재무부는 치솟는 장기금리를 가라앉히기 위해 빚을 되사는 국채 재매입(바이백) 규모를 2배로 늘리는 긴급조치를 내놓았다. 그러나 근본적인 재정 건전화 방안이 없는 대증요법으로 오히려 장기금리를 더 올릴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19일 미 재무부에 따르면 미국 국가부채는 전날 기준 40조470억달러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민간이 보유한 부채는 32조2,660억달러, 정부 기관 부채는 7조7,820억달러였다.
미국은 1970년대 이후 국가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만성 적자 국가다. 지난해 5월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Aaa)에서 Aa1로 한 단계 강등하는 등 3대 신용평가사 모두에서 신용등급을 잃은 배경에도 ‘만성 적자’가 있다.
문제는 나랏빚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는 점이다. 국가부채가 10조달러에서 20조달러로 증가하는 데 2008년 9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약 8년 11개월이 걸렸다. 그러나 이후 30조달러와 40조달러까지 늘어나는 데는 각각 약 4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최근에는 증가 속도가 더 가팔라졌다. 미 의회 합동경제위원회는 국가부채가 지난 1년간 하루 평균 79억1,000만달러씩 늘었다고 계산했다.
해마다 약 4조달러 규모로 책정되는 고령자·장애인 대상 의료비 지원(메디케어), 사회보장 등 의무지출은 국가부채 증가 속도가 가팔라진 원인이다.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국가 지원이 늘어난 것도 원인이다. 부채 규모가 커지면서 이자 부담 또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번 회계연도(2025년 10월~2026년 9월)에 나간 이자비용만 1조1,700억 달러다. 이자비용은 현재 미 연방정부 예산에서 세 번째로 크고 1년 국방비와 맞먹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만성 적자를 해소하겠다며 휘두른 관세 카드는 되레 재정 부담을 키웠다. 지난달 연방정부가 환급해준 관세만 330억달러였다.
지난해 ‘재정 건전화’를 외치며 백악관에 복귀한 트럼프 행정부에는 큰 부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3%로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현재 이 수치는 약 6% 수준을 지키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년 동안 국가부채가 3조 달러 증가해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고 짚었다. 로이터통신은 2017년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임기를 시작했을 당시 19조 9500억 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10년도 채 되지 않아 국가부채가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미 재무부는 국채 바이백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다음 달부터 11월까지 국채 바이백 규모를 회당 40억 달러로 기존 20억 달러보다 2배 늘린다. 국가부채가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에서 급증하는 차입 비용을 제어하겠다는 조치로 해석된다. 발표 이후 미 국채 10년물(-0.058%포인트)과 30년물(-0.092%포인트)은 전날보다 크게 낮아지며 일단 급등세는 꺾였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채권시장에 단기 효과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백 규모가 40억달러가 되면 연간 10~30년물 국채를 총 1280억 달러어치 매입하게 되며 이는 10~30년물 발행 예상 물량의 약 30%에 해당하지만 10~30년물 발행 잔액 대비로는 2.4%에 그친다고 짚었다. 고공행진하는 국채금리를 낮추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장기국채 매입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단기국채 발행을 늘릴 것이라는 예상에 대해서도 ‘조삼모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근본적 해법인 긴축재정이 따르지 않는다면 국채금리는 더 오를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조양준 기자·이태규 특파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