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일러·인디애나 팹 등 건설 본격화
삼성 올해 미주 투자자산 13조 늘어
SK하닉 27일 인디애나팹 착공식
현대제철 일관제철소도 내달 첫삽
현대차는 로봇응용센터 곧 가동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제철, 포스코 등 한국 주요 기업들이 100조원에 달하는 대미 투자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삼성·SK·현대차그룹은 인공지능(AI) 반도체와 로봇, 고부가 철강 등 미래 산업과 연관된 대규모 프로젝트를 미국에서 본격화해 최근 거세진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통상 압박에도‘방패막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1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미주에 보유한 반도체 팹 등 비유동자산 규모는 올해 6월 말 기준 40조6,41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7.8% 급증했다. 같은 기간 유럽·중국 등 다른 지역들보다 투자 자산이 가파르게 늘면서 전체 비유동자산 중 미주가 차지하는 비중도 11.9%에서 16%로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팹 투자와 건설에 속도를 내면서 현지 설비가 대폭 확대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테일러에 총 370억달러를 투자해 1·2공장 구축을 잇따라 진행 중이다. 테일러 1공장은 연내 가동, 2공장 역시 2030년 양산을 목표로 연말 착공을 준비하고 있다.
테일러 팹은 미국 빅테크들을 위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이다. 테슬라·메타 등 빅테크들이 원하는 AI 칩을 현지에서 생산해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현재 최선단 공정인 2㎚(나노미터·10억 분의 1m)보다 앞선 1.4㎚ 공정을 위한 증설도 검토 중이다.
SK하이닉스도 미국 투자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6월 말 미국 내 비유동자산은 1조1,003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8.9% 증가했다. SK하이닉스가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38억 7,000만달러(를 투입해 짓기로 한 반도체 패키징(후공정) 팹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7일 인디애나 팹 착공식을 열고 투자 확대에 속도를 높여 2028년 2분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56만 ㎡ 규모 공장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포함한 첨단 메모리 제품을 생산해 현지 빅테크들에게 공급할 계획이다. 가동 일정상 내년 출시될 차세대 제품인 HBM4E와 2028년 HBM5가 주력 품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패키징에 이어 미국내 전공정 팹을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최태원 SK 회장은 최근 미국 CNBC와 인터뷰에서 현지 전공정 팹 구축 계획과 관련해 “한달 넘게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며 적합한 부지만 있으면 수십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할 뜻을 시사했다.
현대차그룹은 제철소를 포함해 자동차와 로봇 등에 260억달러를 2028년까지 미국에 투자하기로 했다. 특히 휴머노이드‘아틀라스’ 양산을 위한 로봇메타플랜트응용센터(RMAC)를 3분기 중 개소할 예정이다. 2028년부터 미국 내 연 3만 대의 로봇 생산을 목표로 하는 현대차그룹은 최근 아틀라스의 생산 거점이 될 부지 선정을 위한 실사에도 착수했다.
계열사인 현대제철도 다음 달 초 루이지애나주 전기로 일관제철소를 착공한다. 총 58억달러가 투입되는 프로젝트로 현대제철이 50%, 현대차·기아가 각각 15%, 포스코그룹이 20%의 지분을 나눠 갖는다. 제철소는 2029년 1분기 상업 가동을 목표로 연산 270만 톤 중 180만 톤을 고부가 자동차 강판에 배정할 계획이다.
한국 주요 기업들의 미국내 메가 프로젝트가 가시화하면서 최근 거세지고 있는 트럼프 정부의 투자 압박에도 상당한 지원군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정부는 한국 정부가 관세 협상에서 합의한 2,0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약속 이행에 속도를 내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미국이 직접 투자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우리도 미국과 관계가 중요한 만큼 기업들의 선제적 투자 확대가 불가피한 면이 있다” 면서 “다만 장기적으로는 우리의 핵심 역량을 뺏기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경제=김윤수·심기문·정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