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원 돌파 넘보더니
이젠 1,430원대까지 ‘뚝’
수입업자 변동성 어려움
한국발 여행객 증가 기대
![원·달러 환율이 급격한 하락세다. [연합]](/image/fit/295479.webp)
원·달러 환율이 최근 역대급 롤로코스터 변동성을 보이면서 한국은 물론 미주 한인사회에서도 혼란이 가중되고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3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9.3원 내린 1,437.4원을 기록했다. 환율은 오전 한때 1,435.90원까지 내려갔다가 방향을 틀어 1,447.70원 고점을 찍고 다시 1,440원 아래로 내려오는 등 등락을 거듭했다.
장중 저가 기준으로는 중동전쟁 발발 직전인 2월 27일(1,430.50원) 이후 가장 낮고, 오후 3시 30분 기준가 기준으로는 2월 26일(1,425.8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후 서울 외환시장 야간 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은 30일 오후 10시 20분께부터 급락해 오후 10시 44분께 달러당 1,419.0원을 저점으로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그러나 불과 한 달여 전인 지난 6월 중·하순에는 1,559원까지 치솟았었다.
불과 한 달여 사이 원·달러 환율이 100원대를 넘는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의 이같은 변동성은 주요 통화 중에서도 사실상 유례가 없다. 이같은 원·달러 환율의 널뛰기로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는 업종은 한국 제품을 미국으로 수입하는 수입업자들이다. 이중에는 식품 수입상과 한인 마켓, 한국 제품들을 수입해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의 미주 법인들이다.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미국 수입업자가 한국 제품을 수입할 때 지불해야 하는 달러화 표시 가격이 올라가게 된다. 예를 들어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서 1,430원대로 내려갔다면 과거에 1달러를 얻기 위해 1,500원을 줘야 했던 것과 달리, 이제는 1,430원만 주어도 된다는 뜻이다.
반대로 미국 입장에서는 1달러로 바꿀 수 있는 원화의 양이 줄어든다. 예를 들어 한국 수출업체가 150만원짜리 제품을 미국에 수출하는 경우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일 때 미국 수입업자는 1,000달러만 지불하면 된다. 그러나 환율이 1,430원일 때 미국 수입업자는 약 1,049달러를 지불해야 한국 제품을 살 수 있다.
이처럼 제품의 원화 가격이 그대로여도 미국 현지에서의 달러화 환산 가격은 상승하게 된다. 센트 단위의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여야 하는 수입업자 입장에서는 환율 변동성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한 한인 수입업자는 “수입 계약을 체결하고 나면 바로 환율이 두 자릿수까지 뛰는 등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며 “요즘에는 매일 원·달러 환율 흐름을 확인하는 것이 주요 업무 중 하나”라고 토로했다.
또 원화 강세로 인해 미주 한인들이 한인 수퍼마켓에서 구매하는 각종 한국 식품 가격도 오르게 된다.
반면 그동안 원화 약세로 가장 큰 재정적 피해를 보왔던 유학생과 주재원들은 간만에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미국에서 원화 기준으로 환산해 달러 월급을 받는 주재원, 또 자녀의 학비를 원화를 달러로 바뀌 미국으로 송금해야 하는 학부모들은 원화 강세의 가장 큰 수혜자들이다.
미주 한인 여행업계도 원화 강세로 인해 한국발 인바운드 여행객이 다시 늘 것이란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원화가 1,500원대를 훌쩍 넘었을 때 한국인 여행객들은 미국은 물론 해외 여행을 자제해 왔다.
한국을 방문하는 미주 한인들은 예전에 비해 구매력이 악화됐다고 하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여전히 높은 달러 강세를 체험하고 있다.
원화 강세는 연준의 지난 29일 기준금리 동결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밖에 원화 강세 배경에는 한국 내 수급 개선 현황도 자리했다. 최근 SK하이닉스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관련 달러 유입과 월말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3,403억원이나 순매수하며 원화 하단을 지지했다.
환율은 그 나라의 기초 경제 체력을 가장 잘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핵심 경제 지표이다. 한국 경제가 주식시장 하락과 중동전쟁에 따른 물가 부담, 반도체 부문의 과도한 쏠림 행사 등 불안 요소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어 원·달러 환율이 언제 다시 오를지 모른다.
<조환동 기자>

















